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나요 Nov 17. 2022

직업의 정의

직업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나온다. 1) 생계를 유지하기 위함, 2)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서, 3)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 종사한다. 기본적으로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이란 뜻이다. 돈 벌고, 밥 해 먹고, 애들 키우기 위해서 직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자아실현이니, 숭고한 목적이니 뭐니 해도 첫째는 돈 벌기 위함이다. 


근데 이 목적으로 직업을 바라보면 정말 큰 괴리가 생긴다. 왜냐하면 직업이 그만큼의 돈벌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직업을 갖고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악바리같이 일해도 생계유지 정도만 딱 되는 게 요즘 실태다. 우리 가족 먹여 살리자고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데, 돈 벌려면 가족을 챙길 수가 없다. 가족을 뒷전으로 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다 들어오면 피곤해서 쓰러지기 십상. 그러다 보면 내가 뭐 하려고 돈을 버는 건가 싶기도 하다. 


가장 회의가 드는 시점은 뉴스에서, 주변에서 부동산과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고 듣는 때이다. 사실 세상에는 돈을 벌 수 있는 분야도 많고, 그 형태도 다양하다. 또한 직업을 꼭 어느 한 곳에서 나의 하루 종일을 받쳐서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직업의 형태와 형식도 다양해지고 있고, 여러 직업을 갖고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런데 나는 왜 꼭 "직장"이란 형태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했을까? 나는 돈을 벌려고 직업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암묵적으로 세상이 나에게 주입한 "그럴싸한 곳에서 일하는 모습"을 실현하려고 한 거였나.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고민을 할 여유나 시간조차 나 스스로에게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눈앞에 있는 목표를 달성하고,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생각만 했지, 근본적으로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고민을 해 본 적이 솔직히 별로 없다. 물론 애 둘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면, 솔직히 일과 가정이 굴러가게끔 하는 것만으로도 무수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어야 해서 정말이지 나를 위한 여유라는 건 찾아보기 힘들다. 이만큼 한 것도 고생했다고 칭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좀 더 고민을 했어야 하지 않나 후회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재밌는 건 직업의 목적이 꼭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사전에서 정의를 내렸다는 점이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서 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 돈 버는 게 직업의 전부는 아닐 수 있지. 돈을 벌면서도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 금상첨화다. 나는 종종 나의 적성과 능력이 돈 버는 것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그저 주어진 일을 완수하는데 쓰는 그런 적성과 능력 말고, 진짜 돈 버는 것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답을 찾지는 못 했다. 여전히 직장을 다니고 있고, 여전히 애들 키우면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좀 더 시간을 주고자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직장에 들어갔고, 이전에 안 해보던 다른 일들도 해보기 시작했다. 무언가 다른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Image by Gerd Altmann 








작가의 이전글 성실함과 책임감이 강하면 회사의 노예가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