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를 살리기로 한 애미
“휴~ 애비야. 스리가 하지 말라고 하면, 제발 하지 마!”
애비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육아를 해보고 싶은 것일까?
집에 있는 동안 부쩍 스리에게 관심을 보인다.
스리의 옷, 인형, 먹거리.
다만, 애비는 말보다 손이 앞섰다.
스스로 하는 것이 익숙한 스리는, 참지 않고 외쳤다.
“하지 마, 만지지 마, 그만해!”
처음 “하지 마.”를 외친 이후로, 스리는 더 이상 방으로 숨어들지 않았다.
대신 최선을 다해 외쳤다.
내 거라고, 내 영역이라고, 내 세상이라고.
애미는 그런 스리를 지켜주고 싶다.
더는 빗나간 화살을 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스리의 외침이 멈추지 않길 바란다.
“애비야, 스리가 하지 말라잖아! 그럼 좀 하지 마!!”
애미는 짜증 섞인 말들을 애비에게 쏘아댄다.
애비의 행동은 한 살 스리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다.
어설프게 입은 옷을 매만져주고, 인형을 움직이고, 먹는 것을 도와주려 한다.
이 모든 것은 한 살 스리에게는 필요했지만, 1학년 스리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애비는 그저, 스리를 돌봐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들리는 것은 단호한 거절뿐.
그 말은 그렇게 서운하기만 했다.
애비의 손길은 계속되고, 스리의 외침은 높아졌다.
그러나 애미의 말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았다.
점점 불안이 자라난다.
애비에게 영영 닿지 않아서, 스리가 포기하면 어쩌지?
“스리야, 엄마한테 얘기하듯이 아빠한테도 말해볼까?
아빠, 이건 내가 할 수 있어요. 내가 하고 싶어요. 이렇게? “
스리는 고개를 젓는다.
아빠에게는 말할 수 없단다.
그 이유를 애미는 알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스리에게 해왔던 말.
“아빠는 원래 그래~ 아빠 좀 봐줘.”
그 말 아래에서 스리는 아빠를 안쓰럽게 여기며,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늘 멀찍이서 “그만 좀 멈춰.”만 외치던 애미.
마음속 돌덩어리들이 다시금 들끓는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애비까지 챙기려다 놓쳐버린 스리의 마음.
그것은 구조신호였다.
애미는 스리의 외침을 지켜내기로 결심한다.
애비의 변화는 이제, 애비 스스로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