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엄마

나의 엄마

by 김나나

나의 짧은 소개를 하자면 어렸을 쩍 시골 작은 마을에 살았고 부모님은 밭농사와 젖소를 키우셨으며 두 살 위 언니와 두 살 아래 남동생이 있는 둘째 딸.


어른이 되었다기보다 나이가 들고 나니 당연히 취업하고 결혼하고 또 당연히 아이를 낳아 기르는 그냥 평범한 주부가 되어있는 사람. 그리고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던 나.


애들이 조금 크고 나니 여기저기 돈 들여야 하는 일들이 계속 생겨난다. 어떻게 보면 나의 커진 씀씀이로 인해.. 그리고 물가는 계속 올라도 여전히 오르지 않는 남편 월급으로는 더는 버티기가 힘들어 드문 드문 시작했던 아르바이트에서 이젠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그냥 돈을 벌어야지..라고 생각이 들어서 다시 일을 하고를 하고 있다.


일을 시작하고 점점 더 엄마에 대한 대단함이 느껴진다.

그 시절에 젖소 키워야지 농사지어야지 집안일해야지 애 셋 키워야지..

시골이라 병원이 있나 마트가 있나.. 새벽배송은 무슨..

아파도 참고 먹고 싶은 것도 참고 피곤하고 힘들어도 밥 차려서 애 셋 먹여.. 설거지에 빨래.. 또 집은 얼마나 깨끗하게 쓸고 닦았던지.. 방바닥 장판이 반질반질.

그 시절 겨울은 얼마나 추웠던지 그 넓은 강은 꽁꽁 얼어서 빨래 한번 하려면 그 차디찬 강물에 손 담그고 꽁꽁 얼어버린 그 손 호호~불며 똥기저귀 빨았을 그 젊은 엄마..

지금 워킹맘은 그나마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아기 낳고 엄마 생각에 엉엉 울었는데..

애 키우면서 엄마 생각은 점점 더 짙어져 조금만 힘든 일이 생겨도 자꾸만 눈이 빨개진다.


옛날은 옛날이라 힘들고 지금은 또 지금이라 힘들지만 애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셋은 어떻게 키우셨나.. 싶은 마음이 들어 항상 미안하고 안쓰럽고 고맙고.. 대단해 그러면서도 내 학창 시절 힘들게 살던 엄마가 미련해 보여 미웠다가도 또 그때 상황이 이해되어 금방 다시 눈물이 핑~돌아 버리는 나의 엄마.

외할머니처럼 아들아들 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가도 막냇동생(아들)한테만은 뭐든 해주고도 더 못해주고 뭐든 아까워서 아들아들 하는 엄마.

나한텐 그래도 아들이 최고라며 아들 하나 더 낳으라고 하는 엄마.

미움과 사랑이 같이 존재하게 만드는 나의 엄마.

항상 ㅇㅇ(언니) 엄마..□□(아들) 엄마.. 내 이름 붙여 불러 주는 사람 하나 없는 언니와 동생의 엄마.

그래도 똑같이 사랑했어라고 말해주는 엄마.

여전히 집에 가면 이것저것 챙겨주며 더 먹어.. 많이 먹어.. 해주는 엄마.

나에게 엄마는 미움과 안쓰러움 그리고 고마움이 같이 존재하는 듯하다.

가정 주부로 살아도 너무 힘든 요즘.

워킹맘도 미치고 팔짝 뛰게 만드는 요즘.

그냥 우리 엄마 생각.

앞으로는 안 힘들고 좀 편안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내가 돈을 많이 못 벌어 척척 엄마 필요한 거 사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싶지만 나 살기도 바쁘니..ㅜ

항상 안쓰러운 상황.


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지만 열심히 일하는 법 말고는 방법을 모르는데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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