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더무비와 브래드 피트 그리고

나의 사그라든 열정에 대하여

by 글 쓰는 변호사

아주 오랜만에 혼자서 영화를 보았다.


어릴 때부터 올타임레전드(개취)..라고 생각하는 브래드피트가

환갑이 넘었음에도 주연을 맡아 열연한

아드레날린이 뿜뿜 하는 영화라고 하기에,

그래 여름 휴정기에 이 정도는 봐줘야지, 하면서.


혼자서 보는 영화는 신났고

돌비 사운드로 들리는 엔진소리는 화려한 화면과 더해져서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으며

F1에 대해 쥐뿔도 아는 것이 없는 나지만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꽤 몰입감 있게 봤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맴도는 생각은,

영화의 주인공과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브래드피트에 관해서다.


주인공인 소니 헤이스는


"If the last thing I do is drive that car,

I will take that life, man, a thousand times.”

라고 말한다.


목숨을 걸 만큼의 열정이 있는 일을 마주한 자는 남들이 보기에 너무나 무모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무모함이, 본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결국에 드라마를 만들곤 한다는 사실.


뭐,

우리도 알고 있지만 대개는 그런 열정을 품게 되는 일을 일생동안 찾지 못하고(게을러서 찾지 않는 것 포함)

아주 소수는 열정이 있지만 적당한 타협과 포기로 도전을 멈춘다.

그래서, 그러한 열정이 미치게 멋있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을 맡은 브래드피트는, 의심의 여지없이 그 역할을 100 퍼센트 수행한다.

누가 그를 60이 넘은 배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소화했고, 실제 레이싱카를 직접 주행했다고 한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배우이고 배테랑 배우라도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어쩌면 소니 헤이즈와 닮아있고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의 주인공과 브래드피트는 비슷한 이유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이 포스터 보고 안 설레는 사람 누구...?)




나는 얼마나 멋있게 살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가.


갑자기 내 삶이 몹시도 초라해 보이고

평온한 일상이 감사한 것과는 별개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하는 초조함마저 들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하루하루 헛되게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은 많이 사그라들었고,

초짜 변호사, 어쏘 변호사일 때보다 훨씬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변호사가 되긴 했지만 그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 테고,

일이 재밌기는 하지만 언젠가부터 '어린 시절 꾸던 꿈'을 넘어 생계의 수단이 되어버렸다(물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고, 그게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나는 아직 사십 대인데 스스로가 마치 퇴보할 일만 남아있는 꼰대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좀 변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물어본다. 그래,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갑자기 꿈을 찾아 가족을 버리는 달과 6펜스의 스트릭랜드처럼 살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낭만 있게 살고 싶다. 낭만을 위한 시도는 무엇이 있을까.


내 인생에 대한 푸념과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한 동경을 넘어,

조금은 시도해 볼 수 있다면 삼십 년 후, 사십 년 후에 조금 덜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아직 많이 남았잖아?

내 인생, 아직 또 변화할 수 있잖아?




그리고 아직은 어린 딸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이왕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좀 멋있게 폼나게 살아보자.

그렇게 살기 위해서 일단 꿈부터 잘 찾아보자.


영화를 보고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를 어떻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마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인생이 있거든, 하면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런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