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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소라수경 Jul 11. 2024

나를 방해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

메인 것들에서 해방되기

나는 어려서부터 안 되는 것들이 많은 아이였다. 

길을 갈 때에도 보도블록의 선을 따라 걷기를 좋아했고

옷을 입어도 내 마음에 들어야 했어며,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문까지 나갔다가도 집에 다시 들어와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야 했다. 

사람들이 많은 대중목욕탕을 가지 않았으며 

츄리닝 같은 편안한 옷이 가장 불편했다. 

화장을 하면서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화장을 하는 것이었다. 

머리를 감았으면 바로 헤어 드라이를 해야 하고 헤어 드라이를 마쳤으면 헤어로션을 바른 후 구김이 가지 않게 잘 펴거나 롤을 해서 가지런히 되어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를 꽁꽁 묶어서 한 올도 밖으로 나오지 않게 묶었다. 집안 식구들은 그 헤어스타일을 두고 '알머리'라고 놀리곤 했다. 

나의 이런 스타일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불편하게 했다. 

나를 잘 꾸미는 것 같지만 나는 이런 외형적인 것들로부터 속박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그 버릇을 다 버리지는 못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츄리닝은 나에게 없지만 

화장이 되어있지 않은 채로 밖을 유유히 나다니지 못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법칙이나 규칙처럼 나에게 붙어왔던 습관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가끔을 자고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 거실에 앉아 있기도 하고 

아침에 거울부터 보던 습관에서 조금 멀어졌다. 

옷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하루 정도는 그냥저냥 입고 견딜 수 있게 되었으며 

머리카락이 좀 흐트러져있어도 슬쩍 한 번 묶을 뿐 머리가 모두 가지런하지 않아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만물의 영장인데, 성서에 보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만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셨는데, 내가 만든 습관에 갇히고 메여 꼼짝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허둥지둥해서야 되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메인 것들에서 해방되기, 나를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자유해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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