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조차 단풍잎이 그려질 정도로 단풍나무가 많아서 단풍국이라고 불리는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단풍잎과 품종이 다른지, 단풍잎 모양부터 다른 데다가
단풍의 계절이 오면 우리나라의 단풍처럼 ‘울긋불긋‘ 느낌이 아니라 ’형형색색‘으로 산이 물들게 된다.
이 단풍나무는 날이 추워지면 뿌리에 물과 영양분을 저장했다가 길고 긴 겨울이 끝나 눈이 녹기 시작하면 뿌리에 모여있던 영양분이 진액으로 변해 나무줄기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 진액을 채취해 메이플 시럽을 만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에게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 있다면, 캐나다인들에겐 메이플 시럽을 만들기 시작하는 이 시기가 곧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때로 받아들여질게 틀림없다.
때문에 이 시기엔 여기저기서 봄을 환영이라도 하듯 메이플 시럽 관련 여러 행사가 진행되는데,
때마침 필자의 집 근처에 위치한 Bronte Creek Provincial Park에서 메이플 시럽 페스티벌을 진행해 방문해 봤다.
위에 적은 대로 긴 겨울 동안 바깥 활동에 목말랐던 많은 사람들이 행사를 즐기기 위해 방문했고,
깨끗한 눈 위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달고나 격인 태피(Tappy),
https://youtube.com/shorts/iDaTak426ko?si=MLjpkG55B98xMaen
메이플 시럽을 끓인 뒤 땅콩버터를 섞어 단풍잎모양 몰드에 굳혀 만든 메이플 캔디,
캠핑장의 필수품, 화로대에 구운 마시멜로우,
사진은 없지만, 메이플 시럽 팝콘 등을 무료로 제공받거나 사 먹을 수 있었고,
조촐하지만 기타 반주에 맞춰서 함께 메이플 시럽 노래를 부르는 공연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단풍나무 진액을 채취하는 장비들도 구경 가능했으며, 실제로 진액 채취를 위해 나무 몸통에 꽂혀있는 양동이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행사장 한켠엔 메이플 시럽을 채취하기 시작한 한 소년의 이야기로 스토리텔링 해놓은 단풍나무 숲 산책길도 있었지만, 입구에서부터 재미없다고 돌아나간 아이들 덕분에 산책은 패스했고,
행사장 곳곳에서 메이플 시럽 채취의 역사부터 다양한 얘기를 엿봤는데,
40리터의 진액을 증류시켜야 1리터의 메이플 시럽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는 좀 흥미로웠고,
메이플 시럽의 등급정보는 실제로 도움 될까 해서 사진으로 남겨봤다.
공원 입장료로 $18을 지불하고 들어온 터라 캐나다 정착 초반이었다면 본전생각이 날 정도로 허술한 구성이었지만,
그래도 캐나다에 반년 살면서 여기저기 다녀봤다고, $18에 이 정도 구성이면, 더군다나 애초에 공원 입장료를 제하면 무료로 진행된 행사다 보니 매우 훌륭하게 느껴진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