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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Cult May 16. 2024

AI의 스토리 창작 시대가 열릴까?

스토리 기획 플랫폼 <루이스> 사용기

페이스북 광고로 한 공모전을 알게 되었습니다.

'루이스'라는 곳과 교보문고에서 여는 공모전이었는데, '루이스'라는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이 새로 런칭했고 이를 홍보 혹은 검증하기 위한 공모전인 것 같더군요.


https://lewis.keytalkai.com/ko/competition


드디어 이런 서비스가 나왔는가?! 하는 생각과 5분이면 작가가 된다는 말에 동해, 플랫폼도 체험해 보고 공모전도 한번 도전해 볼 겸 서비스에 접속해 보았습니다.

루이스는 웹소설, 웹툰, 영화, 게임 등 스토리 기획에 특화된 플랫폼입니다.
기존 생성형 AI 플랫폼과 달리, 루이스는 창작을 더 쉽고 빠르게 도와드립니다.
일반적인 생성 AI 툴에서 어떤 걸 요청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면, 루이스에서는 키토크와 운영 프롬프트를 제공하여
클릭 몇 번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쉽게 기획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편집 및 재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롬프트 트렌드와 레퍼런스 파인더(출시 예정) 같은 도구를 이용해 스토리 기획에 필요한 온라인 리서치를 지원합니다.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 루이스에서는 GPT-4 Turbo, DALL·E 3, Stable Diffusion,
Claude3 Opus, Mistral Large 등의 최신 AI 모델을 통해 스토리와 이미지 생성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미 스토리를 완성했다면, 구독 플랜을 업그레이드하여 다양한 AI 모델로 캐릭터, 세계관, 이미지를 재생성해 보세요.
곧 음성, 사운드, 음악, 동영상 생성까지 가능한 기능이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홈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는 루이스 서비스에 대한 설명인데요, 요약하자면 클릭만으로 스토리 기획과 이미지 생성까지 쉽게 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바로 스토리 만들기를 해봤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갈 길이 멀구나......입니다.

왜 그런지,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로그라인 - 캐릭터 - 플롯 - 세계관(+로케이션) - 씬(+대본)

루이스에서 스토리 창작을 위해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위 순서대로 빌드업됩니다. 앞단계에서 생성한 내용들이 뒷단계 생성에 반영되는 것이죠. 그리고 각 단계에서 내용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1. 쉽다. 하지만 자유도가 낮고 랜덤성이 강하다.

정말 쉽습니다. 키보드를 쓸 필요 없이 클릭만으로 하나의 스토리 기획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키토크라고 부르는, 다양한 키워드들을 입맛대로 골라 조합해서 결과물을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광고의 5분 만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가능은 할 것 같습니다. 그냥 계속 다음 다음을 클릭한다면요.

키워드를 골라서 조합

하지만 내가 원하는 키워드가 없을 때 직접 입력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당연히 단번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얻긴 힘들기에 반복해서 생성을 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자의 의도를 반영시키기가 어렵습니다. chatGPT로 직접 생성을 한다면 괜찮은 부분은 유지하고 특정 부분만 어떻게 고쳐달라거나 하는 식으로 지시를 할 수 있지만, 루이스에서는 오직 재생성밖에 할 수 없습니다. 이미지 생성도 마찬가지구요. 좋게 말하면 골치 아프게 고민할 일이 없고, 나쁘게 말하면 운에 의존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네요.


계속 사용을 하다 보니 요령이 조금 생겼는데, AI가 생성한 내용을 직접 수정할 수 있더군요. 그렇게 수정한 내용을 저장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다음 항목 생성에 제 의도를 반영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불편하네요. 그렇게 재생성을 반복해서 마지막까지 완성하고 나니 대략 두 시간이 흘러있었습니다.



2. 완성도가 낮다.

chatGPT가 막 핫해졌을 때 저는 시험 삼아 chatGPT로 영화 기획안을 하나 만들어 봤었는데요,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야 그럭저럭 봐줄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생성형 AI에게 스토리를 만들어라 시키면, 겉은 그럴 듯 하지만 핵심 내용은 빠져있는 속 빈 강정을 적어주더군요. 그 세부 내용을 채우려면 굉장히 집요하게 AI를 수없이 물고 늘어져야 했고, 아직까지는 디테일을 채우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인 것 같습니다.


루이스는 그런 생성형 AI 툴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단점도 그대로 가져온 것 같습니다. 플롯도 세계관도 내용이 두루뭉술합니다. 공모전 1, 2주 차 당선작의 내용을 읽어보았지만 별 다를 것이 없더군요. 현실적으로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아, 공모전 심사는 AI가 한다고 합니다! 본격자가평가

이미지 생성도 마찬가지입니다. AI로 원하는 이미지를 뽑으려면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 적절한 add-on 활용 그리고 수많은 시행이 필요한데, 할 수 없으니까요. 전 노인과 어린아이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아무리 해도 젊은이 이미지만 생성돼서 포기했습니다... 캐릭터의 얼굴을 나중에 표지나 씬의 이미지에서 통일시키는 것도 불가능해서 이미지를 많이 넣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 창작을 위해선 (무엇보다 원본 생성형 AI 툴 자체가 더 발전해야 할 것 같고,) 스토리 창작 맞춤으로 AI를 훨씬 고도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페르소나'라는 특정 방향으로 특화된 어시스턴트ai를 선택하는 옵션이 있긴 했는데요, 이것저것 써봤지만 결과물에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능력치 만점은 없는게 나름 양심적(?)

그리고 한국작품에 대한 학습이 많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일례로 저는 루이스에서 두 번째 프로젝트로 웹소설을 기획해보려 했는데요, 한국 웹소설의 기본공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았고, 해당 키토크도 없더군요. '전생' 하나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세계관 생성 단계에는 로케이션 찾기 기능이 있는데, 영상물일 경우 촬영장소를 AI가 추천해주는 목적인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영국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줘 놓고는 로케로는 상암 DMC를 추천하질 않나, 폐허가 된 도시 배경 로케로는 체르노빌을 추천하질 않나(친절하게도 '방호복과 정부의 허가가 필요합니다'라고 추가 정보를 알려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기능이었습니다..



3. 사업성

루이스는 이미 구독형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무료로는 매달 '최대 1개의 스토리 프로젝트를 생성할 수 있는 AI 생성 횟수 지원', Standard는 '최대 5개의 스토리 프로젝트를 생성할 수 있는 AI 생성 횟수 지원'한다고 하는데요, 구독을 시작하고 확인해 보니 Free는 20회, Standard는 120회였습니다.

문제는 어떤 텍스트든 이미지든 생성/재생성할 때마다 1회가 차감된다는 것입니다. chatGPT에서 엔터 한 번 칠 때마다, Stable Diffusion에서 generate 한번 누를 때마다 1회 차감되는 것과 같죠. 말이 '최대 5개의 스토리'이지, 제가 정말 아껴서 최소한으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프로젝트를 하나 완성하니 65회가 차감되어 있었습니다. 맘먹고 생성하면 120회는 순삭일 듯한데요.

그렇다면 횟수를 충전하는 단일권이 있습니다!

10회 충전시 한번 클릭에 단돈 400원!

Standard가 50% 할인해도 월 16,000원입니다. 다양한 모델 사용보다 더 중요한 건 생성 횟수인데 Pro를 구독해도 똑같이 120회로 늘어나지가 않습니다. 루이스를 제대로 쓰려면 단일권을 구매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chatGPT는 3.5는 무료로, 유료플랜도 월 20달러면 횟수 제한 없이 (대기시간이 있을 수 있지만) 사용할 수 있고, Stable Diffusion도 조금만 유튜브 강의 보고 따라 하면 무료로 사용 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이용하기가 번거로울 뿐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고, 반복 지시를 통해 사용자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죠.



4. 효용

그러면 AI 스토리 창작은 어떤 효용가치가 있을까요?

창작자/기획자의 입장에서

 - 의외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 용도로 쓰기 좋을 듯합니다.

 - 다양한 캐릭터 설정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생각한 아이템을 조금 수월하게 기획안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 (조금 허접해도) 제안할 수 있는 선택지의 풀을 다양하게 준비해 놓을 수 있습니다.

투자사/제작사의 입장에서

 -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흠... 장점보다는... 걸러내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선별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건 루이스만이 아니라 다른 생성형 AI에도 해당되는 것이죠.



며칠 루이스를 사용해 본 소감은 이렇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기다려왔던 유형의 서비스이고, 아직 서비스 초기이고, AI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에

루이스도 더 멋지게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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