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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Cult May 09. 2024

뛰어난 영화 기획자란?

전략가로서의 기획자

최근, 예전에 같이 협업을 했던 작가님을 만나 요즘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기획PD들에 대한 한탄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듣기에는 굉장히 재미있는 에피소드였지만, 당사자는 정말 고생이 많으실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비해 영화 기획이라는 포지션이 조금 더 부각되는 느낌입니다. (영화만이 아니라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스토리 콘텐츠의 기획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유사하다고 보기에, 여기서는 편의상 영화 기획자로 통칭하겠습니다.) 기획 전담 직원을 뽑기도 하고, 전엔 없던 스토리 기획자 교육과정 같은 것도 생겼더군요. 하지만 기획자, 기획PD에 대한 업계의 인식은 여전히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기획자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구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뛰어난 영화 기획자란 어떤 사람일지, 뛰어난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번 고찰해 보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ㅎ)



고뇌하는 기획자(?) // AI생성이미지


영화 기획자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떠올리는 역할을 넘어, 작품의 성공을 책임지는 전략가로 진화해야 합니다. 뛰어난 영화 기획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역량들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적 능력과 편집자적 시각

기획자는 기본적으로 잘 쓴 이야기를 알아보고 발굴할 수 있는 문학적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글을 잘 쓰는 것과는 다릅니다. 뛰어난 기획자는 작품의 흐름과 구조를 분석하고, 창작자에게 레퍼런스를 제시하여 작품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편집자적 시각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고 비교하며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광범위한 지식과 경험을 통한 깊이

기획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에 깊이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는 작품의 세계관을 풍부하게 하고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쌓는 자세는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를 반영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작품 내외 전략 수립 능력

기획자는 작품 내적인 이야기 전략과 외적인 시장 전략을 모두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의 선택과 배치, 캐릭터 설정 등을 통해 효과적인 전달을 설계하고, 시장분석과 시청자 니즈 파악을 통해 흥행 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나무와 숲을 동시에 살피며, 이 둘의 밸런스를 잘 조절하는 것이 기획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영상 문법과 연출 스킬

글로 된 씬을 시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고, 또 시나리오에 적합한 연출을 하는 감독을 찾을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영상 문법에 대한 이해와 연출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네트워킹 스킬

감독, 작가 등 다양한 영화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은 기획자의 필수 역량입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으론, 창작자분들 중엔 멘탈이 섬세한(?) 분들이 많기에 다정한 네트워킹 스킬이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기획자, 전략가로 거듭나다

안타깝게도 국내 업계에서는 기획자를 단순 아이디어 제공자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혹은 보조작가처럼 여기는 곳도 있죠. 하지만 뛰어난 기획자는 영화 제작의 전략가로서 작품의 성공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문학적 능력과 편집자적 시각, 광범위한 지식과 경험, 작품 내외 전략 수립 능력, 영화 문법과 연출 스킬, 네트워킹 스킬 등을 갖춘 기획자는 영화 제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기획자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전략적 사고와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거듭나야 합니다. 꾸준한 학습과 자기계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죠. 그리고 업계도 기획자는 전문인력임을 인지하고, 그런 능력 있는 인력을 뽑고 육성하려는 거시적인 시야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과 더 나은 작품의 창작(과 더 많은 수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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