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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Jun 03. 2024

잘 넘어지는 아이

넘어지는 것도 유전인가요

그러니까, 내가 뛰지 말랬잖아. 어휴 속상해 정말…



요 며칠 괜찮나 싶더니 크록스를 신고 달리던 아이가 오늘도 넘어졌다.

반바지를 입겠다는 고집을 기어이 꺾은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아니었으면 상처는 더 깊고 크게 났을 테니까.




아이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던 친정엄마가 안 그래도 속상한 내 마음에 대못을 박는다.


“너 닮아서 그렇지 뭐, 너도 어릴 때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잖아.”


“아니, 애 앞에서 그런 말을 왜 해? 그러면 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갖게 되잖아. 나를 원망할 거고…”



엄마로서  견디기 힘들 때가 있는데,


첫 번째가 내 아이의 부족함을 볼 때,

그리고 두 번째가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이고

세 번째가 그 부족함 원인이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이다.


내 유전자나 잘못된 육아가 아이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닌가.

빈뇨, 손톱 물어뜯기, 한숨틱, 머리 흔드는 틱, 목 돌리는 틱…

내가 허용적인 육아를 해서, 너를 너무 온실에서만 키워서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늘 감정을 다듬으며 정말 무결한 안전지대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후회가 된다.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넘어진 너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넘어지지 않게 달리기를 막는 게 아니라 넘어졌을 때 함께 아파해주는 것.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

험난한 세상 속에서 버텨낼 내공과 단단한 마음을 길러주는 것.

실패와 넘어짐을 통해 상처는 굳은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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