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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 Dec 01. 2023

내가 사는 곳이 바로 나 자신


집.. 이란 건 뭘까? 


사실.. 결혼전에는 내 몸하나 간수하기에도 벅찼기에 내 취향을 존중하며 집안의 물건들과 가구들 하나하나 신경쓸만큼 여유는 없었다. 그저 집이란 세상어딘가 내 몸 하나 따뜻한 바닥에 뉘일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신혼집을 마련할때에도, 아직 스스로 삶에 대한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기 전의 상태라 나의 취향을 고려하며 집을 정돈하거나 정리하지 못했다. 그저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사고 없으면 버리고, 물건이 많으면 선반에 쌓아두고(기억하지 못하며) 필요하면(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찾아 헤매며) 꺼내는 행위를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집은 점점 우리 부부의 물건과 태어난 아이의 물건들로 30평이란 공간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주말농장을 하게 되었고, 흙이 주는 감동에 마당이 딸린 집을 짓고 싶어졌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답게 생활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자연히 집과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물건에 휘둘리며 하루하루 근근히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뭔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물건에 둘러쌓여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30년을 넘게 살면서 공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보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집은 간결하고 안락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고단한 하루의 외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따듯하게 나를 맞이해 줄 수 있는 집이면 좋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흙먼지가 돌아다니지 않는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고, 흐트러진 책이나 옷가지가 널부러져 있지 않아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 거실을 지나 호텔만큼은 아니지만 단정하게 정돈된 방에 외투를 벗고나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는 그런 집.. 말이다.


주택으로 이사가면서 그동안 사용했던 물건을 정말 많이도 버렸다. 아마 1톤 트럭은 되었을 거다. 일단, 아이 물건을 정리했다.아이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누가 준다하면 무조건 받아왔던 아이 장난감부터 처분했다. 작아서 못입는 옷들, 물고 빨고 했던 더이상 보지 않는 유아책들, 혹시나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될까싶어 사놓고 방치했던 아이 물건들을 치워버리니 아이방에 발 디딜 틈이 생겼다. 


살짝 불편했지만 비싸게 주고 샀기에 응당 불편을 감수했던 원목 소파도, 유행에 맞에 구매했던 킹사이즈 침대도 중고시장에 저렴하게 팔아버렸다.(이런 가구들도 누군가는 필요하니 사가더라.) 


그렇게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정리하고 줄이면서 나의 미니멀라이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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