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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공장 May 03. 2024

고양이 의문사와 불편한 사료의 진실

행복하게 살던 많은 고양이가 갑자기 삶을 뺏겼다.


이곳저곳에서 사료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그걸 믿으라고 할 거면 다른 원인을 밝혀야지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전국 곳곳의 가정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난 일이다. 

사료가 가장 합리적이고 타당한 의심이다.

현재는 고양이만이라고 하지만 개도 안심할 수 없다. 


사료 관련한 이슈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20~30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한국은 반려동물과 사는 문화가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늘면서 비로소 이제야 문제가 되고 있을 뿐.

특히 최근 국내 자체 사료 제작이 늘면서 다른 나라가 겪었던 일을 겪고 있다. 


2007년 미국에서 역사상 최대의 사료 리콜 사건이 있었다.

그때 개와 고양이 수 천 마리가 죽었고,

6천만 개의 건사료 캔사료가 리콜되었다.

2007년 리콜은 역사상 최대 리콜이었을뿐 

그간 언론이 다루지 않아서 그렇지

이전에도 많은 반려동물이 오염된 사료를 먹고 죽었다.  


엄청난 2007년 파동이 지난 다음에도 사료 리콜 사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많은 반려동물이 죽고 수많은 사료가 조용히 리콜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사료가 제조되는 원인은 

어느 나라나 중국 등에서 사들인 값싼 원료를 이용하고, 

이에 대한 검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제대로 된 사료 규정이 없고,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이 터져도 문제 해결이 빠르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그 사이 제품에 대한 리콜도 없다보니 보호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고양이들을 먹이고, 돌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은 2007년 미국 사태와 흡사하다.


미국의 2017년 사건 당시  2월 전부터 의문사 당한 개 고양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료 회사는 자체 실험을 하지만 문제를 찾지 못했다고 하고,

보호자들은 온라인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사료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건사료 습사료 간식까지 리콜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원인을 몰랐다.

아니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원인이 쥐약 성분이라고 보도되기도 했지만 

결국 값싼 단백질 원료로 사용되는 중국산 밀 글루텐이 의심되기 시작했다.  

4월에는 상원의원이 청문회도 열었다. 

최종 원인은 밀 글루텐에서 나온 멜라민 성분이었다.

멜라민은 죽은 고양이의 소변과 신장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지지부진한 과정 속에서 사료 리콜이 늦어지면서

더 많은 개와 고양이 피해자가 나왔다.

큰 사건이 벌어졌지만 내가 먹이는 고급 사료는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불안하지만 먹던 사료를 아이들에게 먹였던 보호자들은 

평생 감당하지 못할 후회를 안게 된다.

우리도 빨리 리콜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또한 관련한 여러 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살릴 수 있었던 소중한 생명들을 살리지지 못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 개 고양이 사료의 진실>을 쓴 

저자는 사료 때문에 반려동물을 잃고 거의 20년 동안 사료의 진실을 파헤쳤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활동가는 없지만

앞선 사례를 알고 있으니 빠르게 대처하면 더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다.


담당 기관, 수의사단체, 동물단체 등 많은 단체와 사료회사가 힘을 합쳐 원인을 알아내고 대처 방안을 찾아야 하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검사 항목을 더 늘려 촘촘한 검사를 하고, 의심이 된다면 자체적으로라도 리콜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더 많은 생명이 스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007년 때 미국 사태 때 대처가 늦어지면서 안타까운 생명들을 많이 잃었다.

허탈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산업 안에 들어와 있고 다들 각자의 셈이 있기 때문이고, 

돈 때문에 발표가 미뤄지기도 했다.


책공장이 15년 전에 <개 고양이 사료의 진실>의 출간을 결심한 이유는

지금처럼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사료 제조업의 문제가 생길 거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다.

2007년 미국에서 사료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국의 반려인들은 철저히 소외되었다. 

당시는 국내에는 사료 제조업체가 없어서 대부분 국내 보호자들이 수입산 사료를 먹였다. 

그런데 미국에서 수천 마리의 개, 고양이가 사료로 인해 죽어 가고 있다는데 

국내 언론은 외면했고(반려동물 문제에 관심없던 시절이었다), 

극내 사료 수입 회사들은 소비자들의 리콜 문제에 대해서 문의하면 우리는 문제없다고 일관하는 게 답답했기 때문이다.

돈은 벌어주지만 소비자 대우를 받지 못하고 어떤 권리도 없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국내 반려인들을 위해 함께 공부해 보자고 낸 책이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게 뻔하다.

수백 마리의 고양이가 희생된 아픈 사건을 통해 국내 사료 제조업이 믿을 수 있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먹거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료 회사를 바꿀 힘은 어느 곳도 아닌 소비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사료업계의 문제점을 파악하려면 사료업계의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불편하지만 진실을 알게 된다면 

사람이 우리가 먹는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어떻게 먹이는 게 최선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불문율처럼 사람 먹는 거 먹이면 안된다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사람 먹는 게 가장 좋은 거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안다.

미국 보호자들도 2007년을 통과하면서 

사료의 성분과 제조에 대해 관심을 갖는 보호자들이 늘었고,  

생식, 화식, 자연식 등 직접 만들어 주는 보호자도 늘었다. 

우리와 함께 사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더 많은 공부와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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