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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y Aug 27. 2023

매체 제안에서의 ‘끼워 팔기’, 진정 답일까?

대행사에서 제안서를 작성하다 보면 ‘끼워 팔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광고주에게 당장 필요하지 않은 매체까지 제안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고는 하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대행사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광고주의 니즈가 없는 매체들로 점철된 제안서는 매력을 잃기 마련이다. ‘이 매체도 들어갔으면 좋겠고, 저 매체도 들어갔으면 좋겠다’라는 욕심은 제안서의 퀄리티와 성공 가능성을 낮출 수밖에 없다.



광고 매체, 어떤 기준으로 선정해야 할까?


©Sarah Dorweiler, Unsplash

매체를 선정하기 전 단계에서는 광고주가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광고를 진행하고자 하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의 지향점이 브랜딩인지 매출 신장인지에 따라 제안해야 할 매체가 달라진다.


브랜딩을 원하는 광고주는 대체로 언론보도, 매거진, 유튜브, 보장형 배너 광고, 채널 관리, 방송 출연과 같이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체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매출을 확대하고 싶어 하는 업체는 검색광고, 배너 광고, 메타 광고, 특화 매체 광고 등과 같이 채널 유입을 확대해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매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브랜딩은 ’인지도 향상 및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매출 중심의 광고는 유입률을 개선해 구매 전환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고주가 브랜딩과 매출을 모두 잡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얼마만큼의 예산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만일 산정된 예산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면 크게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전략을 두 가지로 나눠 각 전략에 부합하는 매체들을 제안하면 되니 말이다.


문제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다. 이 경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두 가지 중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마케팅을 시작하기를 권유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주가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고자 한다면 가격대비 효율이 좋은 매체만을 남기기 위해 부가적인 매체들을 제거해야 한다.



예시로 알아보는 매체 제안


©Julius Drost, Unsplash

브랜딩에 흥미를 보이는 인테리어 브랜드에 검색광고, 배너 광고, 메타 광고, 체험단 등을 제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물론 견적 문의와 엮어 그 모든 매체를 제안해 볼 수는 있겠으나, 이러한 제안은 광고주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필요치 않은 소비를 조장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광고주가 브랜딩을 원한다면 매거진, 유튜브, 공식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를 제시하는 것이 낫다.



매출을 극대화하고 싶은 온라인 쇼핑몰에는 어떤 매체를 제안해야 할까?


광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체들을 제안해야 한다. 매출 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들은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싶어 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자체를 높이는데 주력하기보다는 주력 상품을 어필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카피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메타 광고나 검색 광고, 배너 광고 등의 매체나 제품의 소구점을 강조할 수 있는 체험단 등을 제안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미다. 언론보도나 방송 등 즉각적인 효과를 알기 어려운 매체를 위주로 제안서를 작성하게 되면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상부에서 ‘끼워 팔기’ 전략을 고집한다면


‘끼워 팔기’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상부에서 ‘끼워 팔기’ 전략을 강요한다면 차선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PT를 진행할 때 부가적인 매체에 대한 니즈가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 보겠다거나 우선 필수 매체에 대한 광고를 집행하면서 파이를 확장할 계획이라는 점을 고지하면서 일관성을 해칠 수 있는 매체 제안을 지양하라는 것이다. 물론, 대책을 제시했다고 해서 ‘끼워 팔기’에 대한 고집이 100% 꺾이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끼워 팔기’를 시도하는 매체가 어떻게든 설득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당 매체의 소구점 중 광고주의 광고 집행 목적과 가장 부합하는 포인트를 찾아 강조하는 수밖에 없다.



©Sara Kurfeß, Unsplash

매체 제안은 끼워 넣는 작업이 아니라 걷어 내는 작업이다. 광고주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매체들을 더하면 더할수록 제안서는 전달력은 떨어진다. ‘프로페셜니즘’을 추구하는 대행사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끼워 팔기’에 대한 강요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대착오적이고 퀘퀘묵은 ‘끼워 팔기’ 전략이 지금까지도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광고주의 관심사에서 벗어난 매체는 과감히 제거하고 필수 매체만을 제안했을 때 계약의 성사율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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