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말은 위로가 아니라 마음이 되어야 한다

공감 없는 말 한마디가 때론 더 큰 상처가 된다

by 담담

– 괜찮게 늙는 중입니다 ⑮


“그럴 수도 있지 뭐.”
“다들 그렇게 살아.”

처음엔 위로인 줄 알았다.
고민 끝에 어렵게 털어놓은 이야기에 친구가 던진 말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순간 마음 어딘가가 스르르 닫히는 걸 느꼈다. 마치 내 감정이, 내가 겪은 일이 별게 아닌 것처럼 축소되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자주 ‘위로의 말’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그 위로의 대부분은 사실 듣는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종료 멘트일 때가 많다. 누군가의 감정을 제대로 듣는 건 생각보다 불편한 일이니까. 그 사람의 아픔에 온전히 머무르기 위해선 나의 평온을 잠시 내려놓아야 하니까. 그래서 우리는 자주 회피한다. “힘내”, “다 그런 거야”,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감정 없는 문장들로 얼버무리고 그 순간을 빠르게 지나가려 한다.

하지만 위로는 끝내자는 말이 아니라 머물겠다는 말이어야 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는다는 건 그 사람이 괜찮아질 때까지 곁에 있겠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말이 많아진다.
하지만 그 많은 말들 속에서 진짜 위로는 점점 적어지는 것 같다. 말의 모양은 익숙해지지만 말의 온기는 자주 잊히곤 한다.

관계의 속도도, 대화의 속도도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우리는 느리게 공감하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


말은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나누는 매개이고
공허한 말로 감정을 포장하지 않고 진심 어린 말로 마음을 건네는 법.
그게 우리가 괜찮게 늙어가는 데 꼭 필요한 언어의 태도 아닐까?


오늘의 느린 연습

–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조언보다 먼저 “그랬구나”라고 말해보기
– 대화를 마무리하고 싶을 때 회피성 멘트 대신 짧은 침묵을 택해보기
– 내 말이 상대에게 닿았는지 한 번 더 돌아보는 습관 들이기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