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를 관통한 그에게 물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어떡하면 행복할 수 있나요". 그는 행복의 필수조건으로 '만족'을 가리켰다. 정신적 가치가 있는 사람은 만족을 안다는 말과 함께.
올해 만 101세인 김형석 교수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두 부류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 둘째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정신적 가치 없이 돈, 명예만 좇으면 만족을 몰라 불행하고, 이기주의자는 인격의 그릇이 작아 담을 수 있는 행복도 작다고 했다.
그의 말을 되새기며 곰곰이 생각해 봤다. 과연 나는 행복한가. 그렇지 않을 일도 없지만 행복의 가치에 대해 참으로 덤덤했던 것 같다. 스스로 행복한지 묻거나 삶 안에서 행복을 찾는 데 소홀했다.
그렇지만 난 꽤 행복하다. 한 해 한 해 떠밀리듯 살아도 지금의 삶에 나름 만족하며 지낸다. 때로는 가지 못한 길, 가지지 못한 것들의 공허함에 휩쓸리지만 현재에 감사한다. 그럴 줄 알면 된 거다. 제 것에 고마워하는 것도 행복의 조건이니까. 20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