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다
부모님은 내게 종종 손글씨로 쓰신 편지를 주신다. 생일에 선물과 함께 주시거나, 전시할 때 전시축하한다면서 주시거나, 책을 사주실 때 책 안쪽 속표지에 편지를 쓰신다. 엄마아빠의 글씨가 있는 편지가 좋다.
그런데 이제 벌써 70대가 다가오는 부모님을 생각하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언젠가 세상에 안 계시는 날이 오면 그땐 편지를 더 이상 받지 못한다는 생각. 상상만으로도 슬프다. 그래서 갖고 싶었다. 그냥 나만 보려고 내 눈에 잘 보이는 부위에 했다. 서있거나 얼핏 보면 보이지 않는 남들 눈에는 잘 안 보이는 팔 안쪽에 엄마, 아빠의 글씨를 넣었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 누리기를 기도한다."는 아빠의 글씨, "사랑해"는 엄마의 글씨.
나중에 엄마,아빠가 없을 때도 내가 힘을 낼 수 있게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할 때마다 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