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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나다 Jun 12. 2024

안 맞는 관계를 이탈해 버릴 용기

궤도 이탈하기


세상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나와 다른 그 사람을

이해해 보려는 수많은 시도와

관계를 조율하기 위한 노력들

그리고 나 자신을 그 사람에게

끼워 맞추기 위해 욱여넣었던 나날들



제살 깎아가며

스스로를 상처 내가며

지속했던 을의 관계



나만 바뀌고 노력하면

이쁨 받으리라 믿고

허공에 발길질했던 나날들



안 맞는 관계를

이탈해 버릴 용기를 내기 위해

나는 왜 이리 멀리 돌아온 걸까



안 맞는 관계는

그냥 놓아버리면 그만이었는데



그렇게 애쓰고

스스로를 상처 입히고

탈진할 만큼 감정적 소모를 겪고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않았어도



그냥 놓아버리면 그뿐인 관계를 위해

난 그동안 무엇을 해왔던 걸까



도저히 버틸 수 없을

파국에 이르러서야

진작에 놓았어야 할

마지막 끈을 놓았다



그 사람 주변을 빙빙 돌며

맴돌았던 궤도를 벗어나

방향을 확 틀어버리니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탁 트인 전경이 날 반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이제야 보였다

마치 봐줄 때까지 그 자리에서

날 기다려준 것처럼

가만히 나에게 속삭인다



그동안 고생했어

이제 편히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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