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요 Jan 20. 2023

달링 인 더 프랑키스 만화판 4권

싸우는 이유

아이답게, 도시와 어른들을 지키기 위해 FRANXX를 타고 대형급 규룡에 대항해서 싸우는 히로와 제로투. 하지만 전투 중 히로의 몸은 한계를 넘어버리는데…….


서울문화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지만, 글의 내용에 대해선 간섭은 받지 않고 쓰였음을 밝힙니다. 또한 이 만화는 19금이니 열람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https://brunch.co.kr/@shouyou/14

(1-3권 리뷰)


  3권에 이어 압도적인 적인 대형급 규룡과 싸우는 장면이 계속되는 달링 인 더 프랑키스 제4권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거다: 주인공은 왜 싸우는 가.


  지구의 평화를 지키려고 싸우는 슈퍼 히어로를 생각한다면 저 질문은 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고 나의 터전이 위기에 처했는데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과거의 논리이다.


  하지만 이 글 맨 앞의 내용 소개 부분 일부를 다시 가져오면

아이답게, 도시와 어른들을 지키기 위해 FRANXX를 타고 [...]


가만, 왜 아이가 싸우지? 어른들은 어디 가고?


  군에 입대할 연령에도 미치지 못하는 청소년이 거대 로봇을 타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압도적인 적에 맞서서 싸우는 작품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개의 경우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딱히 주어지지 않거나 뭐라 뭐라 주어져도 결국 어른들은 못 싸우니 대의를 위해 너희들이 싸워라 그런 식이었다.  


  달링 인 더 프랑키스가 그런 작품들과 비교해서 갖는 차별점은 주인공이 4권에 와서 자신이 싸워야 할 이유를 찾았다는 점이다.

규룡과의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은 히로는 주마등처럼 스치는 과거를 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즉 싸우는 이유를 찾고 기적처럼 다시 부활한다. 이런 종류의 만화들이 거의 그렇듯이 말이다.

  히로를 다시 일어서게 한 이유가 좀 오글거리는 구석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도 나름 비판의 소지가 다분하다. 결국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일종의 정당화, 심하게 말하면 정신승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달링 인 더 프랑키스의 상황 자체가 심히 비정상적이고 대차게 꼬여있으니 말이다.




  머리 아프게 따지는 것을 관두고 그냥 만화만 감상한다면, 이 작품, 나름 볼거리가 괜찮다. 대사는 오글거리지만 전투 장면의 긴박감이 나쁘지 않다.


  뭐니 뭐니 해도 이런 쪽으로 작가의 그림 실력은 명불허전. 스토리상의 장면도 장면이지만 중간에 삽입된 일러들도 시선을 끈다. 게다가 4권 막바지에는 주인공 부대의 승리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해변으로 휴가도 보내준다.

이 계정의 안전을 위해 이 정도만 인용한다. 대사와 남자 인물들의 반응에서 알아서 추측하시길.

당연히 제공되는 수영복 신들. 이 작가 이래도 괜찮은 건지 걱정마저 든다.


마지막에 떡밥까지 투척해 놓고 끝나는 달링 인 더 프랑키스 4권, 후속 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런 게 프로의 작품이지 싶다. 역시 야부키 켄타로.


ダーリン・イン・ザ・フランキス


작가의 이전글 선생님, 이번 달은 어떠세요 1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