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상황 속의 러브 코미디
서울문화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지만, 글의 내용에 대해선 간섭은 받지 않고 쓰였음을 밝힙니다. 또한 이 만화는 19금이니 열람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이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젠지도 모르게 좋아하기 시작했던 여자가 다른 남자만 보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 남자와 점점 더 가까워지자 그 남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남자가 있었다.
하지만 여자가 위기에 처하자 남자는 자신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여자를 구하려 뛰어든다.
그리고 마침내 성공한 다음에야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깨닫고 여자에게 고백한다.
이거, 완전히 러브 코미디 장르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잘 만들었다. 스토리건 캐릭터건 말이다.
문제는 달링 인 더 프랑키스가 십 대 아이들에게 인류의 운명을 떠넘기는 막장스런 상황이란 것이다.
이 아이들이 승리한다고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른들이 하는 짓은 의심스럽기 짝이 없고 아이들에겐 아무것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 러브 코미디의 주인공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달링 인 더 프랑키스 5권의 화차가 끝날 때마다 삽입된 일러들은 본편에서처럼 전투용 슈트가 아닌 작중에선 입은 적이 없는, 우리 주위에서 흔한 교복을 입고 있다.
만일 이들이 막장스런 상황이 아닌 정상적인 세계관의 아이들이었더라면 평범한 청소년으로서 살 수 있었음을 독자들에게 상기시켜 주는 이 일러들은 작품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원작 애니의 세번 째 엔딩곡은 이 작품의 여성 캐릭터들의 일상 파트 화면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들의 평화로운 생활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하지만 그 바람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안타까운 감정과 함께한 채, 토마츠 하루카(제로투 성우) 및 다른 여성진 성우들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시작 부분 독창은 토마츠 하루카, 이어지는 부분은 토마츠 하루카와 이치노세 카나(이치고--이 글의 썸네일)의 듀엣, 그 다음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 에니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 들어보자.
제발, 이 아이들이 행복해졌으면, 제발.
달링 인 더 프랑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