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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

by 자유인

동화 신데렐라에 인생의 많은 힌트가 있다

밤 12시는 마법이 해제되는 시간이다

기적의 마법들이 사라지는 시간이다

좋은 기분과 좋은 마음을 포함해서...


새벽 3시 반에 인기척에 잠을 깨니

남편이 꽐라가 돼서 들어왔다

그 시각은

소중한 서방님이 <그 인간>이 되는 시간이고

이쁜 내 시키가 <개시키>가 되는 시간이다

일단 재우고 청문회든 고문이든

아침에 다시 보자...

만취한 상태에서도 그의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렇게 겁나는 걸 어떻게 이 시간까지 버티었니?

늦을 수밖에 없었던 절절한 사연에

자주 등장하시는 조연배우들도

이번에는 빠져있었다

참으로 남자들은 평생을

모험심 가득한 개구쟁이로 사는구나 싶었다


카페라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아침 산책을 하다가

해장으로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렸다

바나나 우유

브라보콘

꼬마김밥

해물 라면!!

해물 라면에 넣을 해장 특공대 3총사가

빛깔까지 곱고 신선해서 기분이 좋았다

전복 콩나물 표고버섯^^


장을 보고 돌아오는데

자꾸만 왈츠의 선율이 떠올라

한 손에는 비닐우산을 들고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춤을 추듯 걸어왔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엉거주춤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늦게 들어왔는데

왜 이렇게 잘해주냐고 그가 물었다


그 늦은 시간에

무사히 귀가해줘서 고맙기도 했고


나도 늙었나 봐

화를 낼 기운이 없어

그리고

화를 내면서 내 하루를 망치고 싶지 않아


진짜 신기한 건

숙취 때문에 힘들겠다는 안쓰러움은 있는데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아

나 하나로도 충분한 행복과

즐거운 일상으로 꽉 채운 <나만의 것>인

내 루틴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다른 것에는 더 이상 관심이 안 가나 봐~~^^


행복을 위한

나의 마법의 시간은 지금부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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