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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농담

by 자유인

헬스장에서 돌아왔을 때

남편이 맥주를 사놓고 기다리면

묘하게 즐거운 기분이 든다


야간 헬스 후 밤 11시가 넘어서

현관문을 열었다가

그가 아직 귀가하지 않은 것을 보면서

나 스스로 불을 켜고 들어서면

야릇한 배신감을 느낀다

이 양반이 나이가 들어서도 체력이 좋네

이 시간까지...ㅎ


그는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억울해 하지만

나도 억울하다


<실적을 달성하면 기다리지 아니한다>


<경쟁사에 이기면 기다리지 아니한다>


나는 변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취중에 한 농담이라 기억을 못 할 뿐이니

내가 취해서 하는 말은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 이외에는

너무 진지하게 듣지 마시길^^

술을 깨고 나면

사소한 것들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거짓말이거나 변덕이 아니랍니다

그 순간은

진심이었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그냥 기다릴까 하다가 전화를 해보니

장소를 옮겨서 아주 멀리도 가있다

참 부지런도 하다!

그와의 맥주 한잔을 포기하며

바로 혼술 모드로 전환하고

나도 맥주 사러 다시 출동!!

진짜 이 순간만은 서로가 너무나 부지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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