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누군가에게 종교를 믿는 이유는
자기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은
사람이 종교를 갖게 되는 출발점만 설명한 말이다
대부분 처음에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 의지할 대상이 필요해서 종교를 가지고 믿음의 과정을 시작하지만
종교의 울타리 안에서 수행과 나눔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해지면서
인간은 진리를 사모하여 참되게 사는 것에서
변하지 않는 행복을 느끼게 되는 존재로 변모한다
그리하여 궁극에는
자신이 딛고 일어설 디딤돌이 필요한 존재에서
기꺼이
타인이 딛고 일어설 디딤돌이 되어주는 존재로
승화하게 된다
종교의 종류가 무엇이며
신을 무엇이라 부르는지가 핵심이 아니라
마음과 삶의 무게 중심이
자신에게만 몰입되어 있는지
아니면
나를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타인과 세상을 보듬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가끔
조그만 징검돌로 출발해서
거대한 태산으로 변모하는
경이로운 존재들을 본다
그러한 아름다운 변모가
개별 존재들과 세상을 영적으로 진보시키는
종교의 진정한 선기능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