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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진 Apr 20. 2024

신의 질문

이른 새벽에 눈을 떠서 여행 가방을 꾸리고

설거지와 식료품 정리를 하고 돌아서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자니 문득

지난밤 장례식에 문상을 다녀온 생각이 났다


젊은 시절에는

죽음이 종말이고 상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을 관찰하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은 육신을 갈아입는 여행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도 여행이고 한 생도 여행이며

기쁜 하루나 힘든 하루들이 잔물결을 이루며

업식을 따라 서서히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생의 여행을 마치고 신 앞에 서면

무엇을 물어보실까 상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신이라면

생의 여행을 마친 영혼에게 무엇을 물어볼까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노력하였느냐


인연을 따라 동행하게 된 존재들을

적절하게 배려하였느냐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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