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인 Oct 20. 2024

날이 적당하여

주방청소 중에서도 인덕션 주변

타일벽의 얼룩청소와 후드청소는

정말 큰 마음을 먹고 해야 하는 작업이라

컨디션도 기분도 좋은 날을 골라서 하게 된다

우리 집 주방후드는

예쁘지만 관리하기 까다롭다

하나하나 분해해서 겉망은 전용세제로 닦아내고

속망은 세제를 꼼꼼하게 분사해 뜨거운 물로

세척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조명등의 부품까지 분해해서 고여있는 기름때를

물티슈로 닦아내고 후드 속 본체기계 주변도

깨끗하게 닦아내고 일정시간 건조한 후

다시 조립을 한다


그리고 후드 위의 투명유리 부분에 세제를 분사하고 철수세미로 문지르고 물티슈로

여러 번을 닦아내고 키친타월로 닦아낸다

겉망작업을 할 때 기름때를 흡수해 줄 타월은

버려도 되는 낡은 것을 쓰고 버린다


타일 벽에는 마스크를 쓰고 전용세제를 분사하고

몇 분을 기다렸다가 면행주로 닦아서 버리고

물티슈로 여러 번 닦아내고 키친타월로 마무리한다


컨디션이 예전과 같지 않아서

전문가에게 맡기려니 비용이 15만 원이었다

접수를 하려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날이 적당하여 두 시간을 집중해서

작업을 끝내고 나니 너무 상쾌하고 뿌듯했다




그러고 보니 남편이 원해서

최근에 욕실의 오래된 환풍기를 교체하고 나서

환기가 잘되어 욕실이 상쾌해졌다

고장도 나지 않은 환풍기를 교체하자고 하니

유난을 떠는 것 같아 처음에는 조금 못마땅하여

내가 투덜거렸는데 막상 하고 보니 너무 좋다


지인이 조언하여

고장 난 세탁기를 교체할 때

건조기를 함께 저렴하게 구매하였는데

그것도 신세계다

세탁물을 널고 걷고 하는 과정이 생략되고

이불과 카펫을 포함해서

세탁과 건조 후에 바로 정리하면 된다


내 손만큼 깨끗하게 설거지를 할까 싶어

오래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식기세척기를 생략했는데

이제는 체력이 예전과 같지 않아

싱크대 한 칸을 제거하고 빌트인으로

식세기를 설치했는데

설거지 후에 열풍건조까지 마쳐주니

너무도 간편하고 위생적이고 

가족들이 손쉽게 동참하는 것도 만족스럽다


단순건조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도

최근에 고장이 나서

커피가루처럼 처리되는 분쇄건조 방식을 선택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음식물쓰레기가

싱크대에서 바로 내려가는 것은

발로 달을 밟아서

물을 나오게 하는 것이 불편하고 용량도

싱크대 아래쪽의 수납장을  기계가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내키지가 않았는데

음식물 쓰레기가 한 줌의 커피가루처럼 변하는 분쇄건조식은 나에게 매우 만족스럽다




이것저것 낡고 고장 나면

소소한 비용이 지출되지만

신상품을 통해

놀라운 기술의 진보를 경험하게 되고

삶의 질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약간의 관심과 약간의 노력으로

쾌적하게 집안을 관리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이전 26화 인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