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잠을 깨어
잠시 명상하고
삼 배를 올리고
차 한 잔을 하고
다시 묵상하였다
설을 앞두고 기도도 할 겸
오늘
통도사를 산책하기로 했다
내 영혼의 안식처에서
무엇을 기도할지 생각해 보았다
추운 겨울을 버티고 있는
외로운 분들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어제 부산대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노숙자를 스쳐 지나갔다
오랫동안 씻지 않아 옷은 원래의 색깔을 알 수가 없고 허공에 대고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약간의 돈을 주고 싶었으나
그가 이미 술 병을 들고 있었으므로
그 돈으로 또 술을 살 것 같아 그냥 지나갔다
바로 옆에 햄버거 가게가 있었는데
직접 사다가 갖다 줄 생각을 못하고 온 것이
지나고 보니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다음에 다시 그를 우연히 만난다면
무엇이든 요기가 되도록 따뜻한 것을 사다가
선물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춥고 배고프고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인연을 따라 보살핌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기도해야겠다
자식을 위한 기도로는
세상에서 부모 없이 고생하는 아이들과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남편을 위한 기도로는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만 낼 수 있기를 기도하기로 했다
나를 위한 기도로는
모든 상황에서 한결같이
용기와 평안함을 선택할 수 있기를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큰 눈을
키워갈 수 있기를 기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