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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by 자유인 Feb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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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화장품도 사고 속옷도 사고

단골 꽃집에도 들렀다


슈퍼로즈 세 송이를 사고 나오려는데

예전에 마주쳤던 홈리스 아저씨가

꽃집 입구에 빙긋이 웃고 서있는 것이 아닌가

그가 겨울을 잘 버틴 것도 고맙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꽃집 사장님께서 그에게 컵라면을 대접하려고

포트에 물을 끓이는 동안 나는 길을 건너가서

크리스피크림 도넛 한 상자를 사서 선물했다

돈을 주면 그가 술을 살까 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도넛을 건네주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그에게 종종 컵라면을 챙기시는 듯하여

꽃집사장님께 복 많이 받으시라고

내가 덕담을 하니

그녀가 나의 첫 에세이기적책의  2권을

기다리신다고 서 그냥 웃었 


꽃집을 나오는 길에

햇살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겨울이 끝나감을 알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의 잡화점에서 면기그릇 두 개도 사고

예쁜 손행주도 샀다

체력이 되면 흰머리 염색을 하고 싶었으나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패스하기로 했다


산세베리아 화분의 분갈이를

꽃집의 사장님께 부탁하고 왔는데 

그녀가 또다시 깜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봄에는 베란다를 조금 더 정갈하게

정비해 보아야겠다


새로 산 속옷을 입어보고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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