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다.
유능한 사람, 부유한 사람,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많다. 심지어 이들은 참 열심히도 산다. 나도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지만, 종종 현타가 찾아온다. 요즘이 바로 그런 시기다.
자신감은 타인과의 경쟁 속에서 얻는 긍정이며 자존감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긍정이다.
자존감이라는 개념은 자존심과 혼동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긍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긍정'을 뜻하고 자존심은 '경쟁 속에서의 긍정'을 뜻하는 등의 차이가 있다.
나는 지금 자신감과 자존감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사회생활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나에 대해서도 믿지 못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주로 다른 일이나 역할을 맞닥뜨리면 그런 듯하다. 미래를 낙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렇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말을 떠올려본다.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불교와 니체의 가르침이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내 안에 있다. 근데 내가 도 닦은 사람은 아니다 보니 번뇌(?)의 시간은 있다.
나는 살면서 어떤 방면에서든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도 노력하면 결과가 나오는 편이었지만, 상위 그룹이나 새로운 환경에 가면, 각종 재능러들에게 패배감을 느끼곤 했다. 회사를 다니고, 아이를 키우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니, 극복할 수 없는 격차에 서글프기도 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 속에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방법은 세 가지다.
1. 승리한다. (비현실적)
2.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한다.
3. 현실을 인정한다.
항상 이길 수는 없을 테니,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사람들은 남이 잘되면 어떻게든 폄하하려고 한다. 나쁜 마음에서 그렇다기보다는, 남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면 자존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리라. 주변 사람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내가 나은 점을 찾아서 자존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험담도 마찬가지다. 이는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하는 태도다. 쉬운 방법이지만 언짢음을 조금 유보했을 뿐, 자극이 생기면 다시 기분이 나쁘다. 내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반대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나의 부족함과 한계를 받아들이고, 타인과 출발선 또는 재능이 같지 않음도 인정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자존감의 회복은 여기부터 시작되는 것 아닌가 싶다. 나의 부족함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낼 수 있고, 남이 잘되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 아니었던가?
유능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생각을 바꿔보자. 이들에게 배울 수 있어 행운이라고. 내가 최고인 환경보다 내가 꼴등인 환경이 내 성장에 유리한 곳이라고. 지금은 좀 부족해도 앞으로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자.
요즘 기운 빠진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