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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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외로움은 너무나 미묘해서, 그들은 알 수가 없어.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 외면하거나, 그래도 괜찮았던 거겠지. 괜찮은 척하는 것도 습관이 되어 애써 웃으며 지나간 크고 작은 일들이, 어느 날은 폭포수처럼 콸콸 내 안에서 쏟아져 나와. 그런 날은 난, 하루종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나만의 동굴 안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내가 나를 다독여요.


어떤 거냐면요, 내가 죽을 뻔한 수많은 일들이, 나를 다치게, 망치게 한 수많은 일들이 끊임없이 떠올라 힘이 들거든요. 기억이 아파요. 그럴 땐 여느 때처럼 나에게 주어진 달과 별, 그리고 하늘과 나무 같은 것들과 마음을 나누곤 해요. 그러면 또 괜찮고. 너도 거기에 있구나. 나 여기에 있어, 하고. 그렇게 혼잣말하며 웃어요.


그 물기 없는 웃음은 푸석, 하고 소리를 내며 나를 다시 외롭게 하고, 그 외로움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며 최면을 걸죠.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라는 정호승 시인의 시제목은, 이젠 당연한 내 영혼의 세포 한 줄. 결연한 마음으로 지난 일들을 잘라내다 내 마음의 마디마디까지 너덜너덜해졌죠.


잊지 않을게요. 내가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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