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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리딩 Mar 26. 2022

わたし、定時で帰ります

칼퇴와 워라밸, 아니 워라블을 추구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추천!


<미리보기>


<일마존 서평 읽기>



<웰메이드 드라마>


나이를 먹어가면서 판타지나 로맨스보다는 생활밀착형 직장 생활 소재의 작품에 마음이 끌린다. 다양한 직업군의 업무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어느 곳 하나 만만치 않은 밥벌이의 고단함에 공감하며 위안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작품 말이다. 요 작품 또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충을 다루며 일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곰곰이 되짚어 보기에 좋아 강력히 추천한다. 요시타카 유리코, 무카이 오사무 찰떡궁합 캐스팅에 출연진들 연기도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오글거려 위화감 드는 전형적인 일드와 거리감이 있어 일드 알레르기 있는 시청자들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생 일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명작 중 하나다. 일상생활물이라 실용적인 표현이 가득해 일본어 공부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대본 인쇄해 리딩 하기, 섀도잉 하기, 빈칸 채우기, 받아쓰기 이리 구워 먹고 저리 삶아먹어 피가 되고 살이 될 만한 일본어 학습 자료로 격하게 추천! 추천!




워라밸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칼퇴 사수기, 정시에 퇴근합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일명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분위기가 직장인들의 로망인가 싶었더니, 어느새 그것도 옛말! 일은 곧 생계유지 수단이었던 기성세대가 일을 최고 우선순위로 올린데 반해, 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해 퇴근 후 업무 스위치를 끄고, 여가 시간을 즐기며 생활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즉, 일과 개인 생활의 분리와 양립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이후에 출생한 Z세대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능동적이며 발전적인 마인드를 취한다. 일이 단순히 생계유지 수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자신의 자아와 가치를 실현하고 향후 발전 가능 여부를 묻는다. 워라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추구하는 것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 히가시야마 유이는 워라블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퇴근 후 발걸음을 재촉해 해피아워에 맞춰 단골 중국집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에 소확행을 느낀다. 회사에 충성하며 일본의 경제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대표 기성세대, 기업 전사 아부지!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에 진절머리가 나는 유이는 절대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노라 가슴팍에 새겨둔다.  애정 하는 맥주 한 잔을 위해 업무 시간은 효율성을 높이고 밀도 있게 사용한다. 그런데 이놈의 전체주의 짙은 직장 문화는 그런 유이를 이기적인 조직의 이단아 정도로 치부한다. 칼퇴에 제동을 거는 주변인들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유이는 과연 칼퇴를 사수할 수 있을까?        

칼퇴 지향! 잔업 사절! 유급 휴가 필수! 나에게 칼퇴를 허하라! 

워라밸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주자! 히가시야마 유이


「お前 は、 我が 娘 ながら、 変 な 奴 だ。 疲れ た と いう だけで 有給 を とる。 空気 も 読め ない。 会社 に いる 時間 は 短い し、 理不尽 な こと にも 耐え られ ない。 日本の 会社員 が 美徳 と する もの を、 お前 は 何一つ 持っ て ない。 社会人 として やっ て いけん のか って、 俺 は ずっと 心配 し て た。 でも、 もう 三十 過ぎ た わ けだし さ、 上 に 立つ 人間 に なっ た ん だ からさ。 時には 長い もの にも 巻か れ なき ゃいけないってことを、 そろそろ わから なきゃ」


너는 내 딸이지만, 참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야. 피곤하다고 유급 휴가 쓰지. 분위기 파악도 못 하지.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짧고, 불합리한 것도 못 견디지. 일본의 회사원이 갖춰야 할 미덕이란 게 너한테는 하나도 없으니 말이야. 사회인으로서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이 애비는 늘 걱정이었다. 이제 서른도 넘었고, 지시하는 입장이 됐으니 때에 따라서는 힘 앞에 굴복해야 한다는 걸 슬슬 깨달을 때도 됐거늘.


「定時 で 仕事 を 終え て、 大事 な 人 と 会っ て、 ゆっくり 休ん で、 美味しい もの 食べ て……。 

そういう 生活 を みんな が 送れる よう に し たい と 思っ た。 大人 に なっ て、 会社 に 入っ たら、 きっと そう しよ う って 思っ て た。 夢 とか じゃ ない の。…… できる はず だって 思いこん で た」

 

정시에 퇴근해서 소중한 사람과 만나고, 느긋하게 쉬고, 맛있는 것도 먹고...

모두가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랐어. 어른이 돼서 회사원이 되면 꼭 그렇게 살겠다고 생각했어.

'꿈같은 얘기가 아니다. 꼭 그럴 수 있다.'라고 결심했어.


有給 は 必要 だ。 誰 に だって 体 や 心 の バランス が 崩れる 日 が ある。 

心身 の 悲鳴 を 無視 し て 働け ば、 回鍋肉 の おじさん の よう に 永遠 の 休み を とる こと に なる。 


유급휴가는 필요하다. 누구든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지는 날이 있다. 

심신의 비명을 무시하며 일하다가는 돼지볶음을 즐겨 드시던 아저씨처럼 영원히 쉬게 될 수도 있다.



유이의 칼퇴에 발목을 잡는 직장 웬수들의 면면들!

어디 가든 꼭 있다! 

도 넘치는 성실함으로 중무장한 회사의 찐꼰대 미타니!


私 が 新人 の ころ は 休み ませ ん でし た よ。 

新人 という のは 半人前 な ん です から、 つねに 職場 に い て、 

先輩 がた の 下働き を まめまめしく し て ない と。 


제가 신입 때는 쉬지도 못했다고요.

신입이란 한 사람분도 제대로 못하는 인물들이니 항상 회사에 붙어 있으면서

선배들의 잡무를 성실히 해내야죠.




잔업 OK, 특근 OK, 성희롱까지 OK!? 슈퍼 워킹맘 시즈가타케


「東山、 私 は 悔しい ん だ よ。 男 だっ たら 役員 に なる のに、 子供 が いる か い ない か なんて 問題 に すら なら ない のに 。 だから 見返し たい の。 仕事 に 穴 空け た なんて 誰 にも 言わ せ ない。 多少 の セクハラ が なん だ。 男 並み に 働い て 後 に 続く 後輩 に 道 を つくっ て やる って」


히가시야마, 난 분해 죽겠어. 남자들은 임원이 되는데 애가 있네 마네 같은 건 문제조차 안 되잖아.

그러니까 더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어. 일에 구멍이 생겼다는 둥 그런 소린 그 누구에게도 못 하게 할 거야. 어지간한 성희롱쯤이야 뭐 아무것도 아냐. 남자만큼 해내서 뒤를 이을 후배들에게 길을 만들어 줄 거야.




비위 거스르지 않게 조심들 하세요!  Z세대 님 등판이오! 신입 구루스


この 会社 には 珍しく、 高学歴 を ひっさげ て 入っ て き た 彼 は、 容姿 も よく、 仕事 の 覚え も まあ まあ 早い。 人事 からは 期待 の 新人 だ と 思わ れ て いる らしい。

しかし、 思っ た こと を すぐ 口 に する ので、 教育 係 として は ヒヤヒヤ する。

이 회사에 드물게 고학력으로 입사한 그는 용모도 준수하고, 일도 제법 빨리 배우는 편이다.

특히, 인사팀에서 기대하는 신입이라고 주목하는 것 같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내뱉기 때문에 신입 교육 담당인 유이는 식은땀이 흐른다.




매일 전장에서 사투하는 남자, 유이의 전남친이자 직장 상사 고타로


「会社 ってな ん な ん だろ う」 わから なくっ て、 結衣 は つぶやい た。 

「戦場 だ」 晃 太郎 が 冷たい 声 で 言っ た。

「 だから 俺 は いつも 死ぬ 気 で やっ てる。 それ が でき ない 能力 の 低い 奴 は 辞める べき だ」 


"회사란 대체 뭘까?" 이해할 수 없어 유이가 중얼거렸다.

"전쟁터지." 고타로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죽기 살기로 일해. 그게 불가능한 무능력한 놈들은  관둬야지."




우유부단, 무능무념, 고구마 백 만개, 

대책 없는 조직의 골칫거리, 팀 내 최고 보스 후쿠나가


─ 真に 恐ろしい のは 敵 に あら ず。 無能 な 上司 なり。 

진정 두려운 것은 적이 아니라 무능한 상사다.



남성 위주의 갑갑한 상명하복, 집단주의가 강한 일본 조직 문화도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밤낮없이 철인처럼 업무의 불길에 뛰어들어 전소되는 일상의 연속에서 진정한 내가 없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며 하루하루 연명해 가는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회사의 부품으로 하루하루 소모돼 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처럼 허망하고, 불행한 것도 없다. 일과 개인 생활의 양립에서 일을 통한 자아실현으로 방향을 바꾼 요즘 세대의 목소리를 단순히 공허한 꿈만 좇는 철부지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진정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찰하려는 노력에 응원해 주면 좋겠다. 


젊은 세대 또한 고지식한 기성세대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을 그리고 그들의 노력과 희생을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대가족 문화에서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 생각하며 살아오셨으니, 이런 이상주의적인 모습은 지극히 생경하게 비칠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개인의 행복이 결국 조직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한 직장에는 각양각색의 가치관을 가진 다양한 세대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잡음을 조율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고루한 조직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꿔갈 수 있도록 세대 간에 열린 마인드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해진 시간 내 똑소리 나게 할 일 마치고, 당당히 회사를 뒤로하는 유이는 말한다. ’정시 퇴근은 용기의 상징'이라고. 관행이란 명목으로 불합리와 비효율적인 일들이 직장 내에는 참 많다. 공고한 낡은 틀을 깨려 시도하려는 누군가의 작은 움직임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그게 내가 될 수 있고, 내 옆 동기가 되고, 선배와 후배들이 되어 함께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썩어빠진 권위에 대한 도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 유이를 통해 저자는 참 이상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제시한다. 능률 높게 일하고, 정시에 퇴근하여 여가를 즐기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전해 다시 힘차게 일터로 향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예의, 개념, 배려 3무 신입을 잘 다독여 이끌어 주는 관대한 선배이자 동료의 고충도 잘 헤아려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도 지녔다. 불합리한 상황에선 사장까지 설득하는 배짱과 정의로움까지 두루 갖춘 참 보기 드문, 아니 비현실적인 캐릭터라 살짝 씁쓸한 면도 있지만, 대리 만족하기엔 만족스럽다. 


드라마에선 생략된 태평양 전쟁의 임팔 작전과 호시지루시공장 안건의 유사성을 다룬 점이나 유이와 고타로의 연애 과정도 흥미로웠는데, 역시 드라마보다 훨씬 촘촘히 밀도 있게 다룬 전개가 인상 깊었다. 문장도 짤막하고 잘 읽히게 쓰여 있어 좋은 읽기 자료로 손색없다. 세대 차이에 대한 이해, 일과 행복의 상관관계, 과로사, 워킹맘의 고충과 지원 확대의 필요성 등 요즘 사회 문제를 제대로 반영한 모든 직장인을 위한 소설!

원서 & 드라마 둘 다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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