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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미 May 05. 2024

'이오니아의 반란' 에필로그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사(3)


 페르시아는 자신이 점령한 속국에 페르시아계 참주(샤트라프)를 파견해 다스리게 했다. 하지만  한 때 그리스의 식민도시였던 이오니아 지방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이미 참주의 폐해를 알고 민주정의 바람이 불고 있었던 이곳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음을 간파했던 페르시아는 그리스 출신의 친페르시아계 인물들을 참주로 임명해 간접통치를 했다.


 하지만 그리스 본토의 참주는 그 자리에 오르는 것이 개인의 실력여하에 좌우된 반면, 이오니아의 참주는 페르시아에 대한 성향에 따라 낙하산식으로 꽂히는 경우가  다수여서 이오이아인들의 불만은 그치지 않았다.




 페르시아 전쟁의 발발 원인을 제공했던 이오니아의 반란에는 이러한 참주 중 한 명인 밀레투스의 참주 아리스타고라스가 있었다.


 그가 참주로 있는 동안  한창 민주정 바람이 거세게 불던 낙소스 섬에서 민중에게 쫓겨온 귀족들을 받아들이는 일이 있었다. 그들은  엄청난 보상을 약속하며 아리스타고라스를 꼬셔  낙소스 섬을 정복하도록 부추겼다.

 

 때마침 이오니아에서도 민주정의 열기가 피어나고 있었고 이번 기회에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아리스타고라스는 막대한 전리품을 빌미로 사르디스의 참주, 아르타페르네스를 끌어들인다.

 

낙소스 섬

 

 낙소스 섬은 페르시아와 그리스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며 이 섬을 정복하면 키클라스 제도의 다른 섬들도 병합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마침내 다리우스 왕에게서 낙소스를 정벌하기 위한 함선 200척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다.

공동 지휘관이었던 메가바테스(사르디스 참주의 사촌)와의 불화였다. 아리스타고라스와의 대립으로 격분한 메가바테스가 그들의 계획을 낙소스 측에 흘리게 되고 낙소스는 철통 방어로 맞서게 된다.

결국 수개월 동안 방어선을 뚫지 못한 채, 군자금까지 바닥난 아리스타고라스는 어쩔 수 없이 밀레투스로 철수한다.


 낙소스 섬의 정벌에 실패함으로써 심각한 정치적 위기와 함께 자신의 지위까지 보장받지 못하는 처지에 직면한 아리스타고라스는 오히려 반대급부로 이오니아 인들의 불만을 부추기며 페르시아에 대한 반란을 도모한다.


  페르시아의 과도한 공물 징수와  무역상권을 페니키아에 몰아주는 행태에 불만이 극에 달했던 이오니아 인들은 참주의 자리까지 내어놓으며 대페르시아 반란을 부추기는 아리스타고라스에게 동조하게 된다.


 이에 힘을 얻은 아리스타고라스는 그리스 본토까지 건너가 도움을 요청하고,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거절한 스파르타를 제외하고 에레트리아와 아테네의 원조를 얻어내며 마침내 6년 동안 페르시아의 골머리를 앓게 했던 이오니아의 반란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참주>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산한 지배자 또는 그러한 독재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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