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 2개월 이상 투병하며 깨달은 것
당뇨: 만성 대사 질환의 일종. 인슐린을 충분히 생산하거나 사용하지 못해 혈당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 제1형(면역체계가 인슐린 생산세포 파괴), 제2형(인슐린 저항성, 인슐린 분비 감소)으로 나뉨
* 제2형이 흔한 유형이라고 함
임신성 당뇨: 임신 중 처음 발병하는 당뇨병. 임신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혈당 상승 유발
올해 임신성 당뇨 확진을 받은 이래,
2개월 이상 내분비내과 다니면서 꾸준히 혈당체크, 식단 조절, 운동 등 관리를 해왔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꾸준히 측정하니, 내 몸에 맞거나 맞지 않는 음식과 습관에 대한 내용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참고로 고도로 발달한 당뇨 식단, 운동은 다이어트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혈당관리 목표
당뇨를 판단할 때, 주요 지표로 당화혈색소와 혈당 변화(공복, 식후 2시간)를 고려한다.
당화혈색소: 적혈구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결합한 비율
당뇨의 경우, 당화혈색소 6.5%, 임신성 당뇨는 6% 이상 시
지난 2~3개월 평균 혈당 수치가 잘 관리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본인의 경우 다행히 3월 5.3%, 5월 5.4%로 정상 범주(4~6%)에 해당했다.
한편, 2021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실제 본인이 진료받은 내분비내과 기준으로 하면,
대개 공복혈당 100mg/dL, 식후 2시간 혈당 140mg/dL 이내에 해당하면 정상 범주로 보나,
임신성 당뇨의 경우 각각 99ml/dL, 129ml/dL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고 한다.
이마저도 지난 5월 초 산부인과 정기 검진 시,
고위험 임산부라는 이유로 목표를 각각 95ml/dL, 120ml/dL 이하로 관리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임신 전 평소 습관대로 지내면 절대 저 수치를 맞출 수가 없다.
아래와 같은 수칙을 잘 준수해야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 식후 걷기 등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2) 단순당 음식 피하기(쌀, 밀가루)
3) 저당 과일, 채소 즐기기
4) 식탐 부리지 않고 적당히 먹기
식후 30분 이상 걷기, 충분한 수면
솔직히 나도 사람이고, 다이어트를 안 해본 적이 없는데
당뇨라는 이유로 치팅데이 없이 매일 식단을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
최대한 자제를 하되, 혹시라도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만한 음식을 섭취했다면,
식후 바로 30분 이상 숨이 가쁠 정도로 걷는 것이 좋다.
특히, 본인같은 임산부라면 뛰는 운동은 위험할 수 있으니 차라리 빨리 걷는 게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찹쌀, 밀가루 같은 단순당 음식은 쉬이 낮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다면, 추가로 1~2시간 이상 걸어서 열량을 빠르게 소진시키면 그나마 도움이 된다.
종종 공복 혈당이 100이상으로 튈 때가 있었다.
전날 식후 측정 후, 허기를 못 이겨 자기 전에 과자, 초코렛 등 단 음식을 먹고 자거나,
감기, 기침 등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잠을 설쳤을 때 종종 그랬다.
태동이 심해지거나 태아 무게로 방광을 짓누르면 1~2시간 마다 깰 지언정,
조금씩이라도 7시간 이상 자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쌀, 밀가루 피하기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쌀을 주식으로 삼는 백의민족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재료인 쌀은 맛있으면서도 당뇨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쌀과 밀가루를 가공한 떡, 떡볶이, 피자, 면, 튀김과 같은 탄수화물 덩어리는 문제의 소지가 많다.
진짜 맛있는 거 알고있고, 참기 어렵다는 것도 이해하는데
참지 못하고 먹기라도 했던 날엔 여지없이 혈당 스파이크라는 결과를 맞닥뜨릴 수 밖에 없었다.
일례로, 찹쌀이 들어간 오븐 닭구이를 먹었던 날, 식후 2시간 뒤 혈당 수치가 172로 크게 올랐다.
이후 산책을 1시간 이상 했음에도 다음날 공복 혈당이 106이 나와서 여파가 크다는 걸 깨달았다.
또 한번은 치킨카레에 현미밥 1/2 공기를 먹고 식후 혈당 130, 익일 공복 혈당이 101이 나왔다.
다음날 동일한 카레에 삶은 계란 2개를 섞어먹으니 식후 112로 크게 낮아진 결과값을 얻었다.
한편, 보리밥이라고 해서 안전하지도 않았다.
야채와 불고기 반찬이 포함된 정식을 먹고 나서 식후 138이 나왔다. 이후 30분 이상 걸었는데도.
다만, 찹쌀 섭취 때와는 달리 다음날 공복 혈당 93 이하로 정상 범주에 해당했다.
야채가 많이 들어갔다고 해서 김밥이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이동 중에 치즈김밥 1줄을 점심에 먹었던 날, 혈당이 133으로 높이 측정된 적이 있다.
다만, 밥 대신 계란이 들어간 키토김밥의 경우 보통 김밥보다 값은 좀 나가지만 식후 혈당은 낮았다.
따라서, 쌀밥을 아주 피할 수 없으면 즉석밥 1공기(200g) 기준 1/4~1/2 정도 먹되,
식후 1시간 이상은 걸어야 혈당 스파이크 낮추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어떤 음식이건, 밀가루는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이다.
혈당을 낮추는 과일과 채소
내과 주치의는 내게 열대과일 등 일부 열매류 음식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파인애플, 망고, 포도, 밤, 수박 등이 해당된다.
다행인 건, 임신 시기 상으로 여름 아기에 해당하여 여름철 맛난 과일들은 산후에 많이 풀린다는 점이다.
과일, 채소를 사먹을 때도 사전에 혈당지수(GI), 과부하지수(GL)를 검색해보고 먹는 걸 권장하며,
누군가에게는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이 외려 혈당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본인의 경우 토마토, 딸기가 잘 맞아서 어쩌다 단 게 당길때면 사먹곤했다.
요즘 물가도 비싸져서 외식 한 번 하기도 벅차 요리를 곧잘 하곤 했는데,
양파, 양배추, 양상추, 버섯이 들어가면 대체로 식후 혈당 수치가 낮게 측정됐고, 포만감도 상당했다.
이 중 버섯엔 단백질도 풍부해서 고기가 먹고 싶은 날에 대체 식재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과식은 금물
당뇨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또는 임신성 당뇨를 확진받았다면 늘 명심해야 할 두 글자. '절제'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뭐든 과식하면 좋지 않다.
불참하기 어려운 회식에 참여했을 때, 방심하고 많이 먹었더니
여지없이 식후 혈당 140 이상의 높은 수치가 계측되었다.
게다가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잘 참아도 눈 앞에 진수성찬이 깔리면 솔직히 자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일행들이 당사자도 아닌 이상, 특정한 한 사람을 위해서 식사 시 배려를 얼마나 해줄 것 같은가.
가급적 회식, 모임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현명하다.
식재료도 딱 먹을만큼만 사다놓고, 마트 과자코너, 백화점 디저트 코너 이런데는 발도 들이지 않는 게 좋다.
눈 앞에 유혹거리가 계속 어른거리면 결국 무의식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대 사회 질병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대사장애와 같은 성인병은 서로 연관성이 높다.
임신성 당뇨는 호르몬 영향이 커 출산 후 정상으로 돌아간다고는 하지만,
그간 당뇨 이력이 한 번도 없던 사람보다 5년 이내 발병 확률이 높아 추적 관찰이 필요한 실정이다.
게다가 임신 중에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복부둘레, 체중 증가로 인해 '비만 판정'까지 받고 말았다.
더구나 출산했다고 몸무게가 바로 빠지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
대개 임신 중에 11~15키로 정도 찐다고 하는데,
임신 전 몸무게 대비 적정하게 쪘는지, 당시부터 과체중, 비만이었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하며,
산후에 잠깐 반짝 관리하고 그치는 것은 유병단수 하거나 유병장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절제하는 생활습관의 내재화가 아닌가 싶다.
건강한 삶을 위하여, 오늘 저녁에도 혈당재고 운동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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