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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신부인 Jan 03. 2024

임신 중에 흑변을 볼 수도 있다고?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임신 초, 중기 이야기

숭고하고 위대하다는 말 뒤의 임신


학교에서는 왜 피상적인 겉핥기 성지식만 내게 가르쳐왔는가.

정기적으로 성교육을 받아왔고, '기술·가정', '생물' 이라는 과목도 배웠으며,

대학에 와서는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이라는 전공 과목에서도 임신·출산 관련 내용을 학습했으나,

임신 16주에 돌입하면서 몸으로 학습한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지식이 지식으로만 그칠 뿐,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답만 나오는 수준이다. 

즉, 'A는 B다' 라는 명제들만 배웠을 뿐,

혹시라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무엇이며,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한다는 'Action'을 배우기 어려웠다. 

그러니, 부랴부랴 다가오는 현실로 겪어가면서 주변에 탐문하여 답을 구할 밖에...

그간 받아왔던 교육은 실질보단 형식에 치중했단 느낌이 강하게 들 따름이다.


아이 낳기는 내가 선택한 길이나, 풀어야 할 퀘스트를 몸으로 부닥치니 매번 현타가 온다. 

그래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착상은 의외로 자각이 없을 때가 있다


의외로 자각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꽤 있다. 

혹자는 착상혈도 나타날 수 있는데, 혈량의 정도는 개인차가 있으나 출혈이 심한 경우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

지금은 휴직 중인, 동료 직원 중 한 명은 자연임신을 했는데, 

2주쯤 뒤 속옷에서 옅은 핏빛을 보고서 임신을 직감했다고 한다. 


본인의 경우, 냉동배아 이식 후 이따금씩 아랫배가 콕콕 거렸는데,

시험관 동결배아 1차가 실패할 적에도 동일한 현상을 겪었으니

아랫배가 쑤시는 느낌을 받았어도 임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은 간과해선 안된다.  


큰 이상이 없더라도 갈색혈이 나올 수 있다


2023년 9월 27일에 시험관으로 수정란을 이식,  5주차인 10월 20일에 아기집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전주 즈음 이유를 알 수 없이, 갈색혈이 울컥 나왔다. 

심지어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시험관 임신이다보니, 황체호르몬 보강을 위해 임신 10주까지 질정을 계속 넣어야 했는데,

초반엔 멀쩡하다가 10월 둘째주쯤 묻어나온 갈색혈을 보니, 여간 걱정이 되는 게 아녔다.

하여, 그 시기에 온갖 키워드를 조합하여 문제가 없는지 검색하며 불안에 떨곤했다.  


소량 묻어나는 정도라면 초반에 잠시 나오고 그칠 수 있지만,

계속 나오거나 색이 붉은 빛으로 변하게 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보는 편이 좋다.

자궁(포궁) 내 피고임이 있을 수도 있고, 임신 12주 이내에는 유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일명 '눕눕' 이라고 해서 무리하지 말고 누워서 쉴 필요가 있다.

솔직히 본인의 경우, 안정을 취해야함에도 여행으로 많이 걸어서 몸이 좀 노곤하긴 했었다. 


초반에만 그칠 줄 알았던 갈색혈은 임신 15주가 되니 또 한 번 나타났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임신에 관한 한 작은 것도 호들갑을 떨어야 한다고 보는 주의이다.

태아도 걱정되겠지만, 출산 전에는 한 몸인 이상, 모체에도 영향이 있을 게 분명하지 않은가. 

그래서 일주일 전 산부인과에 급히 다녀왔다. 

의사는 말했다. 무리하지 말고, 잘 누워서 안정을 취하라고.

다행히 내벽 쪽에 피고임도, 자궁 경부 쪽도, 염증 검사 결과상에도 문제가 없었다. 


엄마에게 입덧이 없더라도 본인에게 나타날 수 있다


상당히 방심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친정 엄마는 입덧을 느낄 새가 없었다고 해서 당연히(?) 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토덧, 먹덧, 양치덧 반복되다가 8~9주차 때 절정을 이뤘다. 

15주 넘어갈 때까지만 해도 계속 약을 전날 2알까지 먹어가며 조절해야했다.

시작도 그치는 것도 개인차가 심하다.

혹자는 출산 직전까지 입덧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최후의 수단인 입덧약과 수액조차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임신 중에 흑변 또는 녹변을 볼 수 있다


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에선 임금의 변을 '매화'라 하여 감별하는 장면이 나온다.

즉, 똥으로 건강상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첨엔 흠칫 놀라서 내 몸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다.

한 번도 아니고, 평소 먹던 식사를 그대로 했는데 어느 날부터 흑빛의 대변을 누기 시작한 것이다.


부랴부랴 또 검색해보니, 검은 똥의 원인으로 위장 출혈, 철분제, 식품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최근에 먹기 시작한 '철분제'의 영향이 큰 듯 하다.

솔직히 짐작이나 했겠는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임신 중기부터는 빈혈 예방과 혈액 보충을 위해 철분을 먹어야 한다고만 들었지,

철분제로 인해 흑변을 볼 수 있다는 내용까지는 알지 못했다.


혹시라도 피가 섞여나오기 시작한다면 그 때는 정말 병원에 가야한다.

복통이 동반되거나 구토, 체중감소까지 동반된다면 그 때 역시 병원에 가서 의사의 판단을 들어봐야 한다.


극심한 허리, 무릎통증


14주부터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아침에 깨기 시했다. 아파서 몸을 일으키지 못한 경우도 있다.

심지어 무릎이 쑤신 증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깨어있을 때나 서 있을 때는 괜찮은데 유독 잘 때 심하다. 


알고보니, 임신 중반에는 태아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주변 근육을 연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임신 중반부터 급격히 성장하는 태아, 양수 무게, 커진 자궁이 척추 주변을 누르면서 압박이 생기기 시작,

중력의 작용으로 허리에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똑바로 자는 것보단 왼쪽 옆으로 눕는 자세로 바꿔야 간 등 장기가 덜 눌린다고 한다. 

평소 바로 누워 자버릇해서 적응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임산부용 바디필로우를 사서 도움을 받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멘소레담 로션이나, 파스는 금물이다. 뭐든 의사의 처방을 받아봐야 하는 것이다. 


임신성 비염


원래 비염이 있는 편인데, 요즘 잘 때 유독 코가 막힌다. 

평소 비염이 없었더라도 임신을 하게되면 임신성 비염 현상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을~봄철까지 건조한 환경이라면 더욱 심하게 앓을 수 있으므로 50~60%의 습도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대용량 가습기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취침 2~3시간 전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중기를 거치면서 겪게될 일들은 많고, 양상도 다양하리라 본다. 

앞으로도 체감하는 증상들과 대처법을 계속 연구해서 어떻게든 임신으로 인한 난관을 극복해야겠다. 


#임신 #출산 #흑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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