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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신부인 Apr 05. 2024

꼰대들은 왜 그럴까?

내가 만난 꼰대들

한 번 헤어졌던 연인은 다시 만나도 같은 이유로 헤어진다고 했던가.

직장도 한 번 정이 떨어지면, 

조금 쉬었다 와도 동일한 사유로 질리게 되나 보다. 

6년 일하고, 1년 휴직하고 어느새 복직 후 1분기가 지났다.

새내기 때의 열정은 어디가고 불만과 불신만 남았나.

휴직 전, 당면했던 어처구니없는 이산가족의 현실과,

소위 기득권 세력의 사내 정치싸움에 등 터지던 새우 현실까지.

잠시 쉬었다 돌아와도, 사람이 바뀌어도 불변이다.

이런 난국 속의 키맨은 역시 꼰대다. 

모든 결정의 중심에 있는, 때로는 그러한 결정을 하는...     


자기 맘대로 해석, 모든 걸 내 맘대로     


한 분은 규정의 창조적 해석에 상당한 일가견이 있는 분이었다. 

해당 담당자가 무려 ‘아니라는대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기역을 디귿이라고 몽니를 부렸다. 

상대가 진이 빠져서 네, 알겠습니다- 라고 할 때까지.    

 

휴직 전 몸서리쳤던 점은 당일 통보식 인사이동이었는데,

설마하니 복직 후에, 임신 중에도 겪을 줄은 몰랐다.

인사의 ‘인’도 공부하지 않고,

하다못해 행정학이나 경영학에 몸을 담그지도 않았고,

눈앞의 상황만 모면하기 위해 원리원칙 무시하고 하는 인사.

전문성? 경험? 지금까지 해왔던 일? 일부 고려는 할 수 있다.

상대의 의사? 형식적으로만 물을 뿐 이 또한 참작 대상은 아니다.

인사권자의 입장에선 그저 비는 일을 해줄 ‘일꾼’으로만 보일 뿐.     


근로기준법의 한 구절이 묘하게 떠올랐다. 무색하기 그지없다

‘임산부가 원하는 경우 쉬운 종류의 근로로 전환해주어야 한다.’  


곧 출산휴가, 장기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나로서는

결코 오래 근무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 때되면 또 누가 인사이동의 희생양이 되려나.      


배움? 반성? 어디다 갖다버렸나!     


자기가 경험한 과거의 지론이 전부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배움은 질색하며, 어쩌다 교육 기회가 와도 언제 끝나냐고만 묻는다.

진정 배우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온라인이라도 열심히 들을텐데...

안정적인 직장일수록 보직을 달고 있는 대부분은 시늉만 한다.     

대면 교육을 하겠다고 부르면 간만에 만난 지인들과 술자리나 일삼기,

교육장 내에 축구 같은 스포츠 할 데 없냐-와 같이 놀 생각 하기,

숙박형 교육이면 다음 날에 술 냄새 폴폴 풍기면서 강의실 들어오기,

이들에게 대체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크게 다쳐봐야 배운다고 본다.     


휴직 전까지만 해도 나 또한 변화와 새로운 것을 싫어했다.

그러나 리더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타산지석의 사례도 살펴보는 등 여러모로 공부를 해야 한다.     

하루만 지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통섭적 사고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당면한 1보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수를 내다보는 사고가 필요하다.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어야 습관도 바뀌고, 결국엔 삶의 매커니즘이 달라지겠지.  

   

복잡할수록 더 복잡하게!     

‘마른걸레를 쥐어짜라’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휴먼굴림체를 일삼는 분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제대로 지원도 안 해주면서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사고.

결과가 나오면 하니까 되잖아!’ 라고 제 덕분인 양 포장하고 

안되면 ‘그게 왜 안돼?’라고 담당자를 탓하기 일쑤다.

솔직히, 성과가 나와도 담당자가 낸 거지 꼰대인 본인이 낸 것인가?    

 

한편, 형식과 절차에 집착하는 이들이 있다.

근데 그것에 구애받으면 진짜 실리는 언제 챙기나?

솔직히 실무자들은 일을 한, 두 가지를 하는 게 아니다.

전문직이 아니고서야 전문성을 키울 환경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창의적으로 새로운 걸 시도케 하려면 그만한 시간을 줘야지

쓸데없이 시키는 게 많으면 그럴 의지가 나겠는가. 

이들에게 한 마디 던지고 싶다.

‘뭣이 중헌디!’     


정부에서는 공조직에게 ‘유연한 조직’을 권고하기는 한다.

유연한 조직? 다 됐고, 고위직 개방형 계약직을 없앴으면 좋겠다.

개방형 계약직이 정히 필요하다면 진짜배기 전문가인 실무자 위주로 모셔야지,

윗선들은 어째 고인물만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근래에 모 도시에서 MZ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편으로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기사를 접했다.

그러고도 떠나는 것을 보고도, 진정 뭣 때문에 떠나는지 모르나. 

꼰대들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워킹맘 #꼰대 #직장생활 #임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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