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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y 28. 2024

『2024 미래 과학 트렌드』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한 권으로 따라잡는 미래과학

매일 같이 새로운 과학 발전이 보도된다. 인공지능, 천체관측, 물리학, 양자역학 등 보도를 통해 들어봤지만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 급격히 변하는 과학의 세계를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추천한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장은 과학자가 아니라 과학의 시대에 문화인으로 살아남으려면 ‘과학문해력’을 갖춰야 한다. 숫자와 크기로 가늠하면서 무엇이 옳은지 따지는 능력을 키우는 게 과학문해력을 갖는 일이다. 과학문해력을 갖는 것은 21세기 문화인으로 사는 걸 말한다. 과학문해력을 갖춘 문화인으로 살고 싶다면 지식이 아니라 뉴스로 자신의 정보를 확장시키면 된다. 그런데 그게 이외로 쉽지 않다. 그래서 과학관이 필요하다.     


이 책을 지은이는 ‘국립과천과학관’이다. ‘과학관’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은 들어봤지만, ‘과학관’은 낯설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149개가 있다. 과학의 새로운 흐름을 접하는 곳이 과학관이라고 한다.      


과천국립과학관은 『2022 과학은 지금』, 『2023 미래 과학 트렌드』에 이어 세 번째로 이 책을 만들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과학은 ‘CHAPTER 1’ 그래핀, 전고체 전지, 초전도체 같은 화학 분야. ‘CHAPTER 2’ 줄기세포, 백신, 유전자 편집 기술, 마약, 비만 등 생명과학. ‘CHAPTER 3’ 우주과학. ‘CHAPTER 4’ 수학. ‘CHAPTER 5’ 반도체, 전지,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기술. ‘CHAPTER 6’ 지구과학. ‘CHAPTER 7’ 과학문화. 로 구성하였다.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발췌했다.     

노벨상은 전 세계인이 알고 있다. 그런데 ‘이그노벨상’이 있다. ‘다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라고 한다. 1991년 마크 에이브러햄스가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재미를 먼저 선사하고 그다음 생각하게 하는 연구가 수상 조건이라 밝혔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한지원이 받았다. 연구 논문 〈커피를 들고 뒷걸음질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유체역학상을 받았다. 시상식 소감을 마치고 커피가 담긴 컵 위를 잡고 뒷걸음치며 ‘가장 안전하게’ 퇴장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안드레 가임 교수는 자기장을 이용해 개구리를 공중 부양시키는 연구로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가임 교수는 2010년 그래핀을 발견해서 노벨상도 받았다. 그래핀은 탄소로 만들 수 있는 꿈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 과학자가 그래핀을 이용해서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해서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일이 있다.     


1894년 덴마크의 정신과 의사 프레드릭 랑게는 양극성기분장애(조울증)으로 고통을 받는 35명의 환자에게 리튬을 복용하도록 해서 치료했다. 리튬은 우주가 탄생하고 최초로 만들어진 금속이다. 주기율표에 가장 먼저 나온다.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무르고 은백색을 띠며 물에 닿으면 부글부글 반응을 일으킨다. 리튬은 우리 주변에 흔하게 존재한다. 우물, 지하수 같은 민물에 소량 녹아 있어 사실상 우리는 리튬을 마시고 일부는 소변으로 배출한다. 유럽에서 리튬을 다량 함유한 특정 광천수가 정신 질환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알렸다. 요즘 리튬이 이차전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차전지는 충전해서 오랜 시간 사용하거나, 소형화가 가능하고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자석은 전기모터, 장난감, 가방의 버클이나 단추, 나침반, 냉장고 문에 달린 고무 패킹, 드라이버의 팁 등 거의 모든 생활용품에 사용된다. 자석이 나타내는 척력과 인력이 기구나 제품 설계에서 매우 값싸고 단순하며 간편한 해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성은 재료의 자기적 특성에 따라 크게 반자성, 상자성, 강자성, 반강자성, 페리자성 5가지로 분류한다. 실용적으로 경자석과 연자석으로 나뉜다. 일반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최대 세기의 자석은 병원에서 MRI(핵자기공명장치) 영상 촬영을 할 때다.     


초전도체는 자석을 부상시키는 능력이 있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들어오려는 자기장을 모두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를 보인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기장을 밀어내기 위해 초전도체는 표면에 전류가 흘러 반대 방향의 자기장을 만든다.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를 사용하면 큰 세기의 자성을 만들기도 쉽고 송전 중 에너지 손실도 없앨 수 있다. 2023년 고려대학교와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개발한 상혼 상압 초전도체 LK-99는 납을 기반으로 아파타이트 구조의 인산과 구리 화합물로 압력을 높이지 않고도 상온을 넘어 섭씨 100도 이상까지 초전도 특성을 나타낸다고 보고했다. 이 소식은 전 세계 과학계를 흔들었다. 검증을 거쳐 많은 연구자가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주제, 유도만능줄기세포(isp세포)는 이미 분화된 세포는 각각의 세포 속에서 활발하게 작용하는 유전자 조합이 달라 모양과 능력이 다르다. 세포마다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성을 갖게 된다. 이는 배아줄기세포도 마찬가지다. 이 점에 착안해 배아줄기세포에서 활발하게 작용하는 인자를 규명해 세포 속에 강제로 도입시키면 일반적인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상태로 바뀌는 만능줄기세포로 만들었다. 환자가 자신이 세포를 이용할 수 있어 면역 거부반응이 없다. 배아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다. 인체의 어느 부문을 이용해도 배아줄기세포 같은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건 21세기 생명공학의 엄청난 업적이다. 줄기세포는 유전정보를 이용해 환자의 유전적 환경과 동일한 조직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조직에서 유래된 줄기세포로 효능이 높은 치료제를 개발해 개인 맞품형 의료를 할 수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한 연구소는 50대 성인의 피부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하여 20대 초반의 피부세포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 박사는 천연두를 예방하는 세계 최초의 백신을 만들었다. 이후 광견병, 급성 호흡기 전염병이 디프테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페스트, 결핵 예방 백신이 개발되었다. 1949년 세포배양법으로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증식시키는 기술이 고안되면서 급성회백수염(소아마비), 홍역, 간염 백신이 나왔다. 백신 제조법에 따라 약독화 생백신, 불활성화 백신, 톡소이드 백신, mRNA 백신, 추출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등이 개발되었다. 차세대 백신 기술은 효능과 안정성을 높이고 위험성을 포함한 부정적 측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18년 중국 허젠쿠이 교수가 유전자 편집을 통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면역이 있는 아기를 탄생시켰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라스머스 닐센 교수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이용해 디자이너 베이비와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분석했다. 그 결과 허젠쿠이 교수가 편집한 유전자 CCR5 변이를 한 쌍 가진 사람이라면 사망률이 약 21% 높다는 결과를 도출해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염색체는 개개인의 모든 정보가 담겨 ‘나’라는 존재가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구성될지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물질이다. 생명을 구성하는 유전자를 설계하는 시대, 무생물과 달리 생명은 되돌리기 어렵다.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유전자 편집 기술의 대중화는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다.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 및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현대 사회는 중독되기 쉬운 수많은 자극 요소가 주위에 널려 있다. 인터넷 발달로 인해 도박, 게임, 마약 등 접근이 용이해졌고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한다는 동질감 속 평범함이라는 착각 때문에 더욱 확산하고 있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 펜타닐 같은 마약은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펜타닐은 1953년 벨기에의 제약 회사인 얀센사가 개발한 진통제다. 암 환자의 극심한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개발되었다. 좀비 마약이라고 하여 미국 내 사회문제로 급부상 것이다. 펜타닐은 모르핀과 헤로인보다 구조가 간단하고 진통 효과가 강력하다. 2000년 이후 특허가 풀리면서 복제 약이 등장했다. 펜타닐은 싼 가격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났고 원료를 대량 생산하면서, 미국, 브라질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 펜타닐의 효과를 극대화한 카펜타닐이 등장했다. 펜타닐보다 100배의 효과를 낸다. 우리나라도 10년 동안 전체 마약 사범은 2배 늘었다. 10대가 7배, 20대가 11배 증가했다.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존재한다. 각 뉴런당 수천 개의 시냅스가 있다. 시냅스의 수만 해도 100조 개는 될 것이라고 추측한다. 시냅스에서는 신경물질들이 분출된다. 과학자들은 코카인에 중독된 쥐를 관찰했다. 코카인 투여를 중단하고, 1년 후 코카인을 투여하자 중독된 상태에서 마지막 날 광란의 질주를 한 것처럼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이 실험은 강력한 마약이 우리의 뇌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약을 오랜 시간 끊은 사람이 한순간 방심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위나 소장에서 분해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지방은 지방산,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혈액 속에 포도당은 인체 모든 세포의 에너지로 사용된다. 이때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은 에너지 저장에 관여하는데, 지방산을 중성지방의 형태로 지방세포에 저장한다. 또한 포도당을 글르코겐의 형태로 간에 저장하며 아미노산을 단백질 형태로 근육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세포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혈액 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준다. 하지만 인체 내 탄수화물이 필요한 양보다 많아지면 인슐린은 포도당을 나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간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하는 과정을 돕는다. 글리코겐은 포도당 분자가 신 사슬 형태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간은 글리코겐을 저장할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이 공간이 다 차면 포도당은 지방으로 합성한다.      


우리 몸에 들어온 음식은 인슐린의 분비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공복 상태일 때는 인슐린의 감소로 인체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공복 상태 없이 계속 음식이 들어오면 저장된 지방은 계속해서 쌓인다. 지방간이 되거나 내장지방, 피하지방의 형태로 쌓여 비만이 유발된다. 세포는 인슐린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물쇠 역할을 하는 인슐린 수용체가 존재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 수용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열쇠가 제대로 맞지 않아 인슐린 수용체가 문을 열어주지 못하면 세포는 포도당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하며 더 많은 양의 인슐린을 요구한다. 인슐린의 농도는 계속해서 높아지며 지방의 저장고 역할이 커지면서 비만을 유도한다. 인슐린 농도가 높은 상태로 계속 유지되면 인체는 내성이 생긴다. 인슐린 수용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고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이다.     


당뇨는 인슐린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제1형 당뇨병), 제대로 분비한다고 해도 세포 내에서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인슐린 저항성(제2형 당뇨병)이 생긴 상황이다. 당뇨병의 95%가 제2형 당뇨병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 비만, 유전성 요인이 강하다. 제약 회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는 인크레틴 속 GLP-1뿐 아니라 GIP의 합성 유사체를 만들어 당뇨 외에 비만, 골다공증 등에 효과가 있다. 10년 뒤에는 당뇨병이 약 하나로 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인간이 느끼는 기본 맛에는 단맛, 신말, 쓴맛, 짠맛, 감칠맛 다섯 종류가 있다. 이 다섯 가지는 맛을 인지하는 수용기가 발견된 것들이다. 혀 표면에 오톨도톨하게 난 유두 안에는 수많은 미뢰가 있다. 미뢰는 맛을 느끼는 미각세포가 모인 구조이며 미각세포는 미각 수용기를 가지고 있다. 맛을 느끼는 과정은 식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수용기를 활성화시켜 전기적 신화가 발생하고 그것이 뇌에 전달되는 것이다. 그중 신맛, 짠맛은 이온 채널에 의해 인지할 수 있다. 신맛은 식품에 포함된 수소 이온, 짠맛은 나트륨 이온이 주로 맛을 느끼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단맛, 쓴맛, 감칠맛은 GPCR이라는 종류의 수용기를 통해 신호 전달이 시작된다. 단맛 수용기는 헤테로다이머를 형성한 형태다. 단맛을 내는 물질이 이 수용기에 결합하면 G-단백질이 분리되고, 연쇄 자굥ㅇ에 의해 결국 칼슘 체널을 자극하여 세포 내 칼슘 농도를 높여 탈분극을 촉진하며 이것이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는 역할을 해 뇌까지 신호가 전달된다.     


생명체 정의는 항상성, 조직성이 있고 물질대사, 반응, 적응, 성장, 생식 활동을 해야 한다. 항상성은 생명체가 체온이나 수분량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조절 능력을 말하고, 조직성은 세포막처럼 외부와 격리시키는 막을 가졌는지를, 물질대사는 체내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 또는 분해하거나 물질과 에너지를 교환하는 것 등을 나타낸다. 외부 자극 및 환경에 대해 반응하고 적응하며 성장하고 생식을 통해 유전물질 등의 정보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개체를 생명체라고 한다.     


2022년은 한국 수학계에 큰 족적이 남은 해다.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 대한민국이 수학 국가 등급이 최고 단계인 5그룹으로 승격되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수학연맹 총회는 전 세계 수학계의 중심부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은 1981년 1그룹 국가로 국제수학연맹에 가입해서 41년 만에 5그룹이 되었다. 5그룹에 속한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총 13개 국가다. 대한민국은 이 5그룹에 속한 그 어느 나라보다 짧은 기간에 5그룹 승격을 이루었다. 한국 수학자들의 초청 강연 실적과 SCI 수학 논문 출판,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입상 성과 등으로 판단하며, 수학 연구 및 교육 현황이 이제는 전 세계최고 수준임을 공식적으로 입증받은 것이다.     


2022년 7월 5일 핀란드에서 세계수학연맹 총회가 열렸고 한국인 최초로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필즈상은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은 젊은 수학자에게 주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1936년 캐나다의 수학자 존 찰스 필즈에 의해 설립되었다. 4년에 한 번 국제수학연맹 총회가 열리는 해에 만 40세 미만의 수학자 4명에게 주어지며, 기존의 우수한 연구 업적을 기릴 뿐 아니라 앞으로 수학계에 기여 할 바에 대한 인정도 포함된다. 노벨상에 해당하는 수학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학계의 최고 영예이다. 1936년부터 2022년까지 총 64명의 필즈상 수상자는 지속적으로 수학의 발전을 이뤄나간 선구자로 인정받았다.      


정부는 2023년 3월 경기도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원삼면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 4곳을 지으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세웠고 현재 행벙 절차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조 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부장 및 팹리스 등 관련 기업까지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클러스터와 기흥, 화성, 평택(이상 삼성전자), 이천(SK하이닉스) 등 기존 반도체 생산 단지, 판교의 핍리스 밸리와 용인시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연계하겠다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다.     


이곳에는 메모리 반도체-파운드리-팹리스-디자인하우스-소부장이 집적한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양한 글로벌 변수에도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최첨단 기술과 설비를 갖춘 핵심 생산 시설은 국내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양산 공장은 해외에 세우는 마더팩토리 전략 또한 추진할 예정이다.     

클러스터는 하버드대학 마이클 포터 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특정 산업 분야의 상호 관련된 기업과 기관의 지리적 집적체를 말한다. 클러스터는 관련 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 강화, 숙련된 노동력, 고객사 확보를 위한 경쟁 유발 등으로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클러스터 내에서 필요한 인력, 기술, 자본 등에 접근이 용이해 신규기업 유치와 성장이 유리하다는 장점을 갖춘다. 클러스터가 가진 다양한 강점을 활용한다면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다른 국가, 다른 기업보다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다.     


반도체는 크게 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정보처리, 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구분된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처리를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 그래픽처리장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시스템 반도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부문별로 특화된 다품종을 소량 생산한다. 이로 인해 개별 칩마다 생산 설비를 갖추기 어려운 특징이 있어 시스템 반도체는 과정별 분업화가 이루어진다. 반도체 생산 시설을 팹이라고 하는 데 생산 시설 없이 반도체 설계만 하는 전문 기업을 팹리스라고 한다. 설계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파운드리라고 한다. 파운드리 생산 공정에 최적화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디자인하우스라고 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기업 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이 되면 10기가와트의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데 수도권 전력 수요의 25%에 맞먹는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지도 서둘러 해결해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과학이란 단어가 2번 나온다. 저작자, 발명가, 예술가와 함께 과학기술자의 권리를 보호한는 것과 ‘국가는 과학기술이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 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127조1 항)이다.     


미국 대통령 존슨은 베트남전쟁의 추가 파병을 요청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때 양국의 공동성명서에는 ‘공업 기술 및 응용과학 연구소 설치를 위한 과학 고문 파견’과 ‘공과대학 설립’, ‘공업기술연구소 설립’ 지원이 포함되었다. 이때 지원으로 만들어진 대학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고, 공업기술연구소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 입국에 대한 관심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독재자라는 오명보다 세계 최하위 극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밑거름을 만든 위대한 대통령이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 북한의 김일성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하지만, 지도자의 정책을 믿고 따르는 국민의 수준도 중요하다. 범죄자들이 ‘국민’을 들먹이며 개인적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분명한데 그것을 추종하는 현상을 보면서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     


그해 7월 미국 대통령 과학 고문 도널드 호닉이 방한했다. 대통령 박정희는 개인 자격으로 KIST설립을 신청해 100만 원을 출연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초대 소장은 최형섭이 임명되었다. 1966년부터 1968년까지 KIST에 배정된 예산은 27억 원이 넘었다. 1965년 우리나라의 모든 국공립 연구소 79곳에 배정된 총예산은 19억 원이었다.


시설은 만들었는데 연구할 사람이 없었다. 미국에 사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초대 소장 최형섭은 미국 전역을 돌면서 배텔 연구소에서 지원받았던 후보 과학자 78명을 만났다. 최형섭이 내건 조건은 이러했다. “노벨상을 희망하는 사람은 오지 마라. 논문도 쓰지 말고, 연구 외에 돈 벌 생각도 마라, 나라를 먹여 살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18명이 1차 유치과학자로 선정되었다. 그들의 월급은 파격적인 대우였고, 당시 대통령보다 많았는데, 미국에서 받던 연봉의 4분의 1 수준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의 아버지로 불리는 최순달, 쌀 관리 체계를 현대화하고 식품연구원을 설립한 권태완 등도 유치과학자로 조국으로 돌아온 이들이다. 1970년에 14명이었던 이공계 박사 학위취득자는 2022년에 7,500명을 넘어섰다.     


전시란 어떤 사물을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중에게 보이는 행위다. 사물이 가진 의미나 내용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전달하려는 수단이다. 전시 과정은 기본계획-개념 설계-실시 설계-전시물 제작 및 설치 단계로 나뉜다. 전시 기획자가 전시를 구성하기 위한 기초 조사, 유사 사례 조사 등을 바탕으로 사업의 개요, 장소, 규모, 예산 등을 검토하고 전시의 개념을 확정하는 기본 방향을 설정한다.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대상을 누구로 하며, 어떤 규모로 만들어 갈 것인지 계획을 세운다. 기본적인 기획을 완성하면 전시 디자이너는 개념 설계 단계에서 전시 의도와 주제에 맞는 공간의 연출을 구상한다. 콘셉트를 정하고 이해와 몰입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출 매체를 계획한다. 공간과 전시물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색채 등 디자인을 짜고 관람객의 체험 요소와 방법, 그로 인해 얻을 효과까지도 생각하고 세부적으로 조직한다.     


색을 보는 행위는 물체가 반사한 가시광선 빛을 감지해 얻은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이다. 빛은 물질에 닿으면서 투과하고 반사하며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1814년 프라운호퍼는 빛이 영역을 구분하는 숫자를 매겼다. 빛을 파동으로 여기고 계산해 얻은 파동의 일정한 간격, 파장을 빛의 영역에 부여했다.      


2023년 노벨화학상은 퀀덤도트를 개발하고 특성을 밝힌 예키모프, 브루스, 바웬디에게 돌아갔다. 퀀텀은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양자다. 양자는 어떤 물질이라 정의하기 어렵다. 파동의 성질을 지닌 비치 알갱이이니 광자도 양자고 원자 주변을 배회하는 전자도 양자다. 몇몇 조건을 갖춘다면 특정한 입자들을 양자라 부를 수 있다. 특징은 양자가 불연속적인 에너지 상태로 존재하고 움직임을 보인다. 너무 작아서 ‘0’ 차원으로 불리는 퀀텀도트는 양자효과가 나타나는 물질이다.      


퀀텀도트는 현재 가장 우수한 색을 구현한다는 발광다이오드 보다 더 선명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그 이유는 입자의 크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선명한 빛을 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으로는 빠른 동작은 흐릿하게 보이고,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움직임은 관측 불가능하다.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현상은 초 단위이며,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카레라의 경우 1,000분의 1초인 밀리초의 움직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나 반도체 등의 전기회로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속도는 10억분의 1초인 나노초 단위다. 나노초는 오실로스코프라는 측정 장비를 이용하면, 관측이 가능하다. 분자 내부에서 발생하는 많은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은 매우 짧다. 분자를 이루는 원자가 회전하고 진동하는 순간의 시간은 1조분의 1을 나타내는 피코초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분자가 원자 단위로 해리되는 순간은 1,000조분의 1초인 펨토초 단위로 일어난다. 이렇게 분자의 회전이나 해리 현상 같은 반응은 펨토초 레이저라는 특별한 장비를 이용해 관측이 가능하다.      


원자 내부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움직임, 원자 내의 전자 동역학을 보기 위해서는 펨토초 레이저로도 관측이 모호해진다. 원자 내부의 세계에서 움직이는 전자는 그 위치와 에너지가 아토초 단위에서 변화하는데, 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를 의미한다.      


과학의 세계를 넓고 깊게 알고 싶은 호기심은 이 책으로 채워질 수 있다. 좋은 책이다. 과학자들의 인류 발전을 위한 노력에 감사드린다.     


책 소개

『2024 미래 과학 트렌드』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2023.12.10. (주)위즈덤하우스. 411쪽. 22,000원.

    

국립과천과학관. 2008년에 설립된 국내 대표 과학 대중화 기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립과학관이다. 미래상상SF관을 비롯한 6개의 상설 전시관, 천체투영관 등 천문 시설, 야외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획 전시, 축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강민지. 과학탐구과에 근무.

강성주. 천문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텍사스대 물리학과와 천문학과 졸업.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적외선 및 전파 관측을 통한 별 생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주환. 유튜브 영상 콘텐츠 ‘요즘과학’ 진행자.

고준현. 공무원 한양대에서 과학기술 정책학 전공으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선자. 식물생명공학자. 충북대 원예학과 졸업.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생명과학 분야 전시 및 프로그램 담당.

김선혜. 식물학자. 고려대와 상명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경, 식물 분야 전시 및 프로그램 개발 담당.

김유진. 영상 콘텐츠 창작자.

남경욱. 한국과학기술사 분야 전시, 교육, 행사 등 담당.

박대영. 세종대와 충북대에서 천문학 공부. 천문 분야 전시기획 및 프로그램 개발 총괄.

손석준. 카네기멜런대 재료학 박사.

안인선. 서울대 천문학 석사. 박사 과정 수료. 천체투영관에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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