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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n 21. 2024

『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미래에 대한 불안감, 궁금증 때문에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미래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미래는 아직 도달하지 않은 시간이다.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예측할 뿐이다. 그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 ‘통찰력’이 필요하다.      


통찰력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저자는 훈련을 통해 예리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통찰력은 선천적인 능력도, 갑자기 주어지는 초인적인 능력이 아니다. 통찰력은 생각의 기술이다. 통찰력의 차이는 생각하는 힘의 차이에서 나온다. 통찰력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리더다. 리더의 통찰력은 이기는 기술이다. 문제 해결을 돕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위기를 한발 앞서 피해 가도록 하며, 부를 가져다준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독자가 통찰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썼다.     


사람들은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일의 성패는 실력 30%, 운이 70%에 따라 달라진다. 라는 말이다. 노력을 아무리 해도 운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첫째, 아직 때가 안됐기 때문이다. 둘째, 통찰력이 부족해서이다. 탁월한 성과는 1%의 통찰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1%가 부족하면 나머지 99%가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다. 이기는 기업이 되려면, 통찰력이 필수이다. 세상의 변화를 남보다 한발 먼저 통찰하는 능력이 있어야 시장이 변하기 전에 승리의 길목을 장악할 수 있다.     


통찰은 영어로 ‘Insight’다. 안을 들여다본다.(in + sight)라는 뜻이다. ‘밖’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고 ‘안’은 이면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 숨겨진 중요한 것, 변화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치 理致’라고 한다. 이치는 모든 만물의 중심이다. 모든 것의 기초다. 이치를 통찰하면 모든 변화나 복잡한 현상의 최종 결론을 알게 된다. 변화의 끝이 무엇인지, 복잡하게 일어나는 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결론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복잡하고 현란한 현상에 속지 않고 올바른 선택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사용은 기업의 속도를 높인다. 속도가 높아지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즉 미래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내가 미래를 주도하면 변화가 곧 기회다.      


우리의 뇌는 ‘내가 보는 세계가 전부다’라고 착각한다. 자신의 과거 경험과 학습된 지식만 가지고 세상을 판단한다. 자기가 구축한 모델(신념)을 강화하기 위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문제는 뇌에서 일어나는 이런 작동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뇌의 이런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뇌에게 무엇을 집중해서 보고 기억해야 하는지 명령한다. ‘관심 질문’을 노트에 적고 매일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관심 질문은 뇌에 주의를 주는 쉬운 방법이다. 수십 번 같은 질문을 반복함으로써 뇌를 ‘세뇌’해야 한다. 사람의 뇌 속에 연관된 기억이 전혀 없는 것이라도 ‘주의’를 기울이게 하려면 ‘일단 흥미를 끌어야 한다.’ 사람의 뇌는 재미있거나 흥미로운 것에 감성적 주의를 기울인다.      


뇌 각성이 일어나면 오감에 감성적 주의가 발생하고, 뇌의 정보 처리 우선순위 변경이 일어난다. 이렇게 의식적 주의를 일부러 발생시켜도 몸은 그것에 대해 신경세포를 긴장시켜 생존 본능을 발현한다. 뇌가 이런 각성상태에서 정보 처리 우선순위 재조정을 하면 그 후로는 이와 비슷한 정보에 자동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감시, 경계 순응이라는 네트워크를 작동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관심 사항에 대한 새로운 뇌 회로가 생성된다. 주의를 오래 기울일수록 뇌 회로는 강화된다.     


강화된 뇌 회로는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연결하지 않았던 것, 분석하지 않았던 것을 통찰하게 하는 뇌 정보 처리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통찰력을 발휘하고 싶은 영역에 관한 질문을 던져라. 매일 뇌에 관심 질문을 읽어주라. 질문은 뇌의 시점을 바꾸어 새로운 것이 보이게 한다. 명령을 하달받은 뇌는 반드시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는 길을 열어준다.     


관심 질문을 던졌으면, ‘많이 그리고 잘 읽어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을 ‘읽는 기계’라고 고백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제게 줄 수 있는 지혜가 단 한 가지 있다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Read, read, read.”라고 대답했다. 워런 버핏은 “내가 하는 일은 더 많은 사실과 정보를 모은 다음에 그걸 통해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은 듣지 않는다. 우리는 사실을 얻고 그걸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라고 말했다.      


많이 읽는 것! 읽는 분량을 늘려라. 읽는 관점을 확대하라.

잘 읽는 것! 사실에만 집중해서 읽어라. 목적을 가지고 읽어라. 규칙적으로 읽어라. 이다.     


미래 예측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구별’하여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10년 후 한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답은 간단하다. 10년 후 미래는 지금과 비교해서 ‘변하지 않는 것’이 80~90%이고, ‘변하는 것’이 10~20%로 구성된다. 이 두 가지를 구별하는 것을 미래 예측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미래 예측할 때 주의할 점으로 “아무리 많은 것들이 변한다 해도 대부분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주의하라고 한다.     


미래학자가 세상이 크게 변한다고 말할 때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관계’의 변화다. 물리적 세상의 변하지 않는 것 80~90%가 기술 발달, 경계 파괴, 이동 속도의 가속화로 변화되는 10~20%와 충돌하고 역동적으로 얼기설기 엮이면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관계’의 세상을 만들어 낸다.      


구별해야 할 세 가지.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두 가지가 충돌하며 만들어진 관계 변화.

 겉으로 보이는 현상 말고, 이면에 숨어 ‘변화를 주도하는 힘’을 생각하라.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다. 국가도, 회사나 조직도, 가족도 시스템이다. 사람 그 자체도 시스템이다. 다양한 변화는 이런 시스템의 작동에서 비롯된다. 시간에 따라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사고 실험해보라. 어떤 부분에서 순환이나 악순환 피드백이 강하게 걸리는지, 어떤 부분에서 균형 피드백이 작동하는지, 어느 부분에서 외부의 힘들이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는지,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어떤 반복적인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지 등을 생각하라.     


미국 나사NASA 연구원들이 무인 달 착륙선에서 사용할 깨지지 않는 전구를 개발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이런저런 시도를 해도 기존 전구보다 단단하고 지구 밖에서 깨지지 않는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프로그램 총괄책임자 조지 바바킨 박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바바킨 박사는 연구원들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겉을 싸고 있는 유리구의 목적과 원리가 무엇입니까?” 연구원들은 이 물음에 “필라멘트 주위를 진공 상태로 만들기 위함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바바킨 박사는 달은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유리구가 없는 필라멘트를 만들어 보라고 해답을 제안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변화하는 주변 상황을 통찰할 때 이치와 기본 원리는 좋은 출발점이다.     


인간은 새처럼 날지 못하지만, 새가 하늘을 나는 이치를 통찰해서 비행기를 만들었다. 비행기를 살아 있는 새로 발전시키지는 못했지만, 새보다 더 빠르고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 사물의 이치를 통찰하는 데서 나오는 힘의 결과다. 미래를 예측할 때도 세상의 ‘이치’와 ‘근본 원리’를 생각해 보면, 강력한 통찰의 힘과 결과를 낼 수 있다. 미래는 다양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시간이다. 정해져 있지 않고 열려 있기에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정해진 미래’도 있다. 미래는 미지의 세계지만, 이미 정해진 미래는 반드시 일어나는 미래다. 그 누구도 거스르려 노력해서 궤도를 이탈하려고 해도 결국 정해진 자리로 돌아간다. 인간이 아무리 권력과 돈이 많아 늙음과 죽음을 거스르려고 노력해도 때가 디면 늙고 병약해지고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다. 이런 미래를 만드는 힘이 ‘이치’다. 세상 이치를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은 철학자다. 철학은 하나의 학문영역으로서의 철학만 의미하지 않는다. 과학이든, 사회든, 사람에 대한 연구든 이치와 본질을 파악하는 수준에 이르려면 철학적 단계에 다다라야 한다.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면 앞으로 일어난 일에 대한 예측도 가능한 것이다. 어려운 학문이지만, 인간의 미래를 위해 연구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책 소개.

『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최윤식 지음. 2019.04.03. 김영사. 648쪽. 19,800원.

     

최윤식. 전문미래학자. 미국 휴스턴대학교 미래학부에서 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목적으로 스타트업 인텔리젠시를 설립.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 정회원. 저서. 『2030 대담한 미래』, 『부자의 시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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