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씨발..
길을 걷다 넘어졌다. 편의점에 택배를 부치려고 차에서 짐을 뺐고, 두 번 왔다 갔다 하기가 귀찮아 턱 끝까지 물건을 들고 걸었다. 바로 앞에 있던 장애물을 못 보고 한 발자국 걷기도 전에 들고 있던 짐을 앞으로 냅다 던지며 길에 넘어져 버렸다.
아 씨발..
토요일 행사가 있었고, 해당 행사에 렌털하여 사용했던 장비를 반납하러 나오는 길이었다. 어찌어찌 택배를 부치고 집에 와서 바지를 벗어보니 무릎과 정강이가 찧어서 피딱지가 앉아있다. 아프고 쓰라린 것도 그렇지만 그냥 짜증이 확 밀려왔다. 다음 주 업무를 위해서 오늘 일을 미리 좀 해 놓아야 하는 게 있는데, 토요일도 일요일도 왜 업무 생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평일에 열심히 안 했나? 그건 아닌데..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욕지기가 올라왔다.
이번 일을 하는 내내 발주처와 뭐가 안 맞다. 소통도 안되고.. 본인 책임이라 빡빡한 것은 알겠다만, 모든 것을 그쪽에 맞추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게 또 화가 나니까 기관 내부에서는 극대노를 하고, 그 스트레스는 또 나에게 오고..
고민이 많다. 이걸 견뎌야 하는가,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야 하나. 이제 본격적으로 40살에 이직할 곳 마련도 하기 전에 결단을 내리면 과연 현명한 선택인가?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견디는 것은 과연 현명한 선택인가?
온갖 행복과 환상이 가득한 소셜미디어를 살펴보면 내 또래의 사람들은, 아니 학교에서 까마득했던 후배들은 다들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것으로 보인다. 누구는 가족과, 누구는 연인과, 누구는 그들의 자녀들과.. 물론 남들 다 보는 소셜미디어에 안 좋은 포스팅을 하는 사람은 없겠다만 그들의 일상은 나와는 달라 보인다.
평범하게, 평균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참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두렵고,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