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웹소설 플랫폼 입성기(2)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그럼 반대는?

by Outis

"음... 음..."


네이버 웹소설에 막 첫 발을 내디딘 저는 글을 업로드하면서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건 바로, '장르 선택'이었죠.


굳이 따지자면 당시 제 글의 장르는 SF였는데요, 네이버 웹소설에는 SF 장르가 따로 없습니다.

'로맨스', '로판(로맨스 판타지)', '판타지'. '현판(현대 판타지)', '무협', '미스터리', '라이트노벨', 그리고 '자유장르'가 전부죠.

장르 선택에 딱히 제약이나 가이드라인은 없기 때문에, 글쓴이가 알아서 판단하여 적합하다 싶은 장르에 넣으면 됩니다. SF라도 내용에 로맨스적인 부분이 있으면 '로맨스'나 '로판'에 가면 되고, 아니면 '현판'에 가면 되는 것이죠.


사랑 이야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왠지 부끄러웠던 저는 일단 '로맨스'와 '로판'은 제쳐두고 맙니다.

그럼 '현판'이냐? 그것도 썩 마땅해 보이진 않더군요. 주인공들이 이능력을 쓰거나 두뇌싸움, 정치싸움을 하는 게 아니어서요.


그럼 '자유장르'는?


자유장르. 이름 그대로 다른 장르에 속하지 않는, 모든 것의 총합체.

저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제 글을 '특정되지 않는 무언가', 자유장르에 등록했습니다. 앞으로의 전개를 어떤 틀에 한정 짓지 않아도 된다는 홀가분함마저 느끼면서요.


이것은 네이버 웹소설의 '승격 시스템'을 전혀 알아보지 않는 제가 저지른 첫 실수이자, 가장 멍청한 짓이었습니다.


'누구나, 어떤 글이라도 올릴 수 있다', 이러한 허용성은 많은 공급량과 들쭉날쭉한 퀄리티로 이어지죠. 이는 소비자에게 불편함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네이버 웹소설에는 '승격 시스템'이란 것이 있습니다.

우선, 처음 등록하는 작품은 모두 '챌린지리그'로 가게 됩니다. 챌린지리그(Challenge League), 말 그대로 '도전자들의 전장(쓰고 보니 거창하네..)'입니다. 처음 선보인 수많은 작품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눈에 띌 날을 기다리는 곳이지요.

잠시 사족을 붙이자면, 챌린지리그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노출될 확률은 그야말로 극악입니다. '누구나'와 '어떤 글이든'의 크로스로 인해 정말 수준 이하의 글들이 도배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선 가능하면 품질이 검증된 상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고 싶지, 온갖 잡동사니가 섞인 곳에 가고 싶진 않겠지요.


챌린지리그에서 장르별로 주간 랭킹 10위 안에 든 작품들은 '베스트리그'로 승격됩니다. 베스트라고 하니 대단한 건가 하시겠지만, 딱히 그렇진 않습니다. 그저 챌린지리그에서 보단 사람들이 더 봐주는 정도죠.

거기서 인기를 많이 얻으면 네이버와 계약을 맺고 '정식연재'를 하거나 '시리즈에디션'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요, 저는 거기까지는 꿈도 못 꾼 지라 생략하겠습니다...


아무튼 요약하면, 네이버 웹소설에서 작품이 사람들에게 좀 읽히려면 챌린지리그 탈출부터 빨리 해야 합니다.


아까 제가 '자유장르'를 골랐다고 말씀드렸죠? 알고 보니 베스트리그에 자유장르는 없었습니다.

네, 자유장르 작품이 베스트리그에 오를 일은 없다는 소립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저는 무려 한 달을 보냅니다.


멍청하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그 반대는? 폭망.


그런데 여러분,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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