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을 쓰자!... 웹소설이 뭔데?
한 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기간 동안 제 글이 네이버 웹소설 챌린지리그에 머물렀던 건, 물론 제가 시스템을 알아보지 않은 탓이 가장 크지만, 아마 다른 장르에 갖다 넣었어도 제 글이 베스트리그에 뽑힐 일은 없었을 거예요.
무거운 주제, 가독성 떨어지는 문장, 게다가 한 편당 7,000자에 육박하는 길이(보통 출판을 염두에 둘 때 권장되는 한 편의 길이는 4,000자-5,000자이며, 6,000 자 이상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쓴 것은 '웹소설'의 정석에서 가장 먼 것이었습니다.
본디 '웹소설' 하면 온라인으로 접근 가능한, 쉽게 소모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고, 독자들도 그런 걸 기대하니까요.
이걸 몰랐냐고요? 몰랐다기 보단... 알아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웹소설을 쓰겠다고 웹소설 플랫폼에서 비비고 있었으면서, 웹소설이 뭔지에 관심이 없었다고?"
네. 발칙하게도 그랬습니다.
그저 제 아이디어가 글로 나오는 거, 그걸 어딘가에 올리는 걸로 만족하고 있었어요.
의외로 시장 트렌드는 대충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가서 보시면 그냥 보여요. 요새는 제목이 너무 친절해서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가거든요.
여성향에 특화된 네이버 웹소설은 로맨스와 로판의 왕국으로, 젊은 여성들의 가치관과 욕망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난 남자에게 기대지 않아', '내게 고전적인 여성상을 들이대지 마', '당신들이 원하는 착한 여자는 되지 않아', '그러지 않아도 난 충분히 매력적이니까', '이것 봐, 당신도 결국 내게 빠졌잖아?'.
물론 아직도 '신데렐라 스토리'는 먹힙니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으로서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은 어릴 적 먹던 사탕이 생각나는 법이니까요. '대표님'이 먹여주는, 클리셰 범벅의 그립고 달콤한 맛이요. 거기에 새로운 향신료를 더하시면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어요.
나중에 언급할 문피아는 남성향으로, 젊은 20-30대 남성들의 좌절과 욕망, 40-50대의 판타지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 '인생에도 리셋 버튼이 있었으면...'라는 좌절감에서 비롯된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 열풍, '어차피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아', '처음부터 타고난 놈들도 있는데, 왜 난?', '인생에도 치트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생겨난 '치트키' 및 '천재' 시리즈, 참고 사는데 지친 이들을 위한 '나쁜 놈', '망나니' 시리즈, 고전적인 남성상(가장)에 대한 부담감 및 '퐁퐁남' 신드롬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혼관이 만들어낸 '이혼하고...(인생 풀림)' 등등.
이렇게 보면 요새 젊은이들의 애환이 보여서 참 안쓰러워요...
어쨌든 제가 쓸 일은 절대 없을 이야기, 그것이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글이 널리 읽힐만한 게 아니란 걸 진작 알았어요. 그래서 한 편당 조회수가 한 자릿수인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적게는 5 이하, 많아도 10을 넘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올려도 아무도 안 읽는다 싶어서 저는 챌린지리그, 그중에서도 가장 음지인 자유장르에서 이것저것 마음대로 글을 썼습니다.
아이디어가 글로 화하는 걸 보며, 그 자체로 희열을 맛보았죠.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제게 심경의 변화가 씨-게 오는 일이 생깁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