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웹소설 플랫폼 입성기(4)

새로운 목표가 생기다.

by Outis

마이크로(μ) 블로거에서 나노(n) 웹소설가로 거듭나는(안 그래도 없는 존재감이 더욱 희미해지는) 동안, 현실의 저는 정신적인 문제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전에 다른 데서 말씀드린 적 있지만, 저는 줄곧 가면을 쓰고 살아왔어요.

'나도 내가 싫은데 누가 날 좋아하겠어?'가 기본 마인드셋(mindset). 감추고, 덮고, 모든 실수와 실패의 원흉인 자신을 저주하는 걸로 자꾸 주어지는 시간을 견뎠습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오래 산 탓에, 예상보다 많이 쌓인 시간과 기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금이 가버린 모양입니다.


거기에 결정적인 한 방, 어머니의 전화가 더해졌지요.


"내가아~! 우리 엄마가아~! 나를 버려서어~! 불~~쌍!하게에~! 살았어어~!"


만취한 어머니의 붉은 얼굴과 세상 설움 다 짊어진 표정, 혀꼬인 발음.

놀라운 기술 발전 덕분에 어머니의 울분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니네 아빠가아~! 얼~~마나, 나한테, 못! 되게 했는지, 알아?"


"알죠."


"너는 니 아빠랑 외할머니를 꼭 닮아가지고~ 너 그렇게 살지 마, 알았어?"


"네. 안 그래요."


"내가 잠이 안 와서.. (그만 끊으라고 말리시는 아버지에게) 아, 가만있어 봐! 악! 죽여 버릴 거야! 니 죽여 버릴 거라고!"


우당탕탕. 화면이 돌아가고 몸싸움 소리가 납니다.

조금 뒤, 씩씩대며 다시 전화기를 집어드신 어머니는 지겹도록 들어온 레퍼토리를, 대체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를 소리를 이어가십니다.


그렇게, 1회 끝.


"내가아~! 우리 엄마가아~! 나를 버려서어~!"


2회.


"니네 아빠가아~!"


3회.


"내가 죽어 뿔라고!"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왜 내가 이런 걸 계속 듣고 있어야 하지?'


(아버지) "좀 봐줘라. 너네 엄마가 술을 마시고 밖에 나가서 고래고래 죽겠다고 소리를 쳐서..."


(어머니) "시끄럿!"


'나도 지금 죽고 싶은데.'

'따지고 보면 결국, 이 모든 게 다...'


"내 삶이 너무 불행해~~ 끅! 불쌍해애~~!"


"... 그만해요."


"끅. ... 뭐?"


"그만하시라고요. 엄마 인생 불행한 거, 그 최대 피해자가 나니까."


어머니는 매서운 눈으로 절 노려보셨습니다. 방금까지 술주정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죠.

그 눈은 마치 예전에


- ㅆ... 죽을래, 살래.


제 목을 조르시던 그때와 닮아 있었고,


"그러니까 그만ㅎ..."


"시끄러어어엇!!!"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 모습은


- 죽어어어어!!


한강변에서 절 밀어 강에 빠뜨리려고 황소처럼 달려오시던 모습과 같았어요.


'닥쳐, 내가 더 불쌍해. 넌 잠자코 들어'. 어머니의 생떼 아닌 생떼는 계속되었고, 너무 시끄러웠던 나머지 저는 이번에도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웃는 가면을 쓰고, 추임새를 넣으며, 상냥히 들어드렸죠. 갑자기 돌변한 제 태도가 이상해 보일 법도 한데, 어머니는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셨어요.


그러기를 몇 십분. 드디어 만족하신 어머니는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


일방적인 통화에서 놓인 후에도 전 꼼짝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요.

속에서 어두운 것이, 시커멓고 끈적한 것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죠.


'복수'.


그날 저는 결심했습니다.

저 나름의 방법으로 복수해 주겠노라고.


어머니, 당신에게.

날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채무자로 만들어버린 당신에게.

할 수만 있다면 그 빚을 다 갚고 남이 되고 싶은, 이룰 수 없는 꿈을 품게 만든 당신에게.

그리고 당신으로 대표되는, 희생을 무기로 자식에게 짐을 지우는, 자식의 마음 따위 돌보지 않는, '어른 같지 않은 모든 부모들'에게.


'글로 복수할 거야.'



<계속>

이전 08화나의 웹소설 플랫폼 입성기(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