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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 Feb 05. 2024

호우시절

잠을 깨운 건

빗소리였습니다.

물을 끓여

차 한 잔을 우려냅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소리

쪼르륵 잔에 담기는 소리

조심스레 목을 넘는 소리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소리

세상을 깨우는 소리

천 개의 손을 가진 관세음보살처럼

천 개의 소리를 품었습니다.


때를 알고 내리는 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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