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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하늘을 나는게 그렇게 나쁘다고?

비행기 타면 미안해야 하나?

by 한자루




해외 여행을 떠날 때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마다 우리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그 순간 누군가 옆 사람이 슬며시 속삭입니다.

"비행기 타면 지구가 더 뜨거워진대."

순간 당황하죠. "아니, 비행기 한 번 탄다고 지구가 그렇게 망가질까?"
답은… 그럴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탄소발자국을 남깁니다.

자동차나 기차보다도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부터 여행 갈 때마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미안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방법이 있는 걸까요?


먼저, 비행기가 어떻게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지 살펴봅시다.

비행기는 화석 연료인 항공유를 태워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비행기 한 대가 짧은 국내선 비행에서조차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데, 장거리 비행이 되면 그 양은 더 어마어마해지죠.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4%가 항공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에이, 2.4%면 별로 크지 않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비행기 배출량이 고도 10km 이상의 높은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물 같은 배출물은 지표면 가까이에서 배출되는 것보다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비행기는 단순히 많은 연료를 소비할 뿐 아니라, 그 배출물이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서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들 수 있는 것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비행기를 타면 우리는 어쩌면 무심코 지구 온도를 조금 더 올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쯤에서 "그래서 이제는 비행기도 타지 말라고?"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걱정 마세요, 완전히 비행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지구를 위해 더 의식적인 여행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몇 가지 방법으로 그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요즘 많은 항공사들이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행기 표를 구매할 때 추가 요금을 내면, 그 금액이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 기부되어 숲을 재조성하거나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것이죠.

즉, 내가 비행기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다른 방식으로 상쇄하는 것입니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우리가 비행기로 남긴 발자국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죠. 그러니 다음번 여행 갈 때 티켓을 예매할 때 탄소 상쇄 옵션이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세요. 그저 몇 달러로 지구를 위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짧은 거리라면 굳이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여행이라면 기차나 전기차 같은 탄소 배출이 적은 교통수단을 고려해볼 수 있죠.

요즘은 고속열차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니, 시간 절약도 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을 덜 자주 가되, 갈 때는 오래 머무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년 여러 번 짧은 여행을 가기보다는, 한 번의 여행에서 더 깊이 경험하는 것도 좋습니다.

환경 보호와 여행의 질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선택이죠.


그렇다면 항공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사실 항공업계도 지구를 위한 책임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항공사들이 친환경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죠. 몇 가지 주요 노력들을 살펴볼까요?

항공사들은 점점 더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보잉 787이나 에어버스 A350 같은 최신 항공기들은 기존 항공기보다 훨씬 적은 연료를 사용해 더 친환경적인 비행을 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기술 발전이 이러한 문제를 조금씩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이죠.

또한, 항공사들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폐기물이나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추출된 이 연료는 기존의 항공유보다 훨씬 적은 탄소 배출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식용유나 농업 폐기물을 활용해 연료를 만들 수 있는 것이죠.

현재 많은 항공사들이 SAF 사용량을 점점 늘리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일부 항공사와 기술 회사들은 전기 항공기를 개발 중입니다.

아직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배터리로 움직이는 비행기가 등장한다면 탄소 배출을 현격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에는 우리가 전기 자동차를 타듯, 전기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여행 가는 것도 죄책감을 가져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다른 문화를 경험하며 행복을 느끼죠.

그 기쁨을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지구를 위해 더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비행기를 탈 때마다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남깁니다. 그러나 그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지속 가능한 여행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더 의식적인 여행자가 된다면, 여행의 즐거움과 지구를 지키는 책임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비행기는 우리가 여행과 일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완전히 비행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더 의식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SAF를 사용하는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짧은 거리라면 비행기 대신 기차나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도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여행에서 즐기는 작은 선택들이 지구를 보호하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다음 번 비행기 표를 예약할 때 지구를 조금 더 생각하는 선택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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