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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Mar 26. 2022

드디어 사전 준비 끝!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3 공사 전 체크리스트

1. 관리 사무소 방문


건축 도면 요청, 행위허가 신청, 공사 안내문 부착, 엘리베이터 보양 및 사용, 사다리차 사용 시 주차 통제 등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위해 아파트 관리 사무소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입주 예정자라고 소개하고 정중하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아파트 관리도 입주자들의 관리비로 운영되는 만큼 친절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건축 도면 열람


아파트 건축 도면은 가장 먼저 확보해야 되는 것 중에 하나다. 설계도면 작성 편에서도 말했듯이 치수가 나와 있는 1차 도면을 만들어야 레이아웃을 어떻게 변경할 것인지, 확장할 수 있는 벽이 어디인지를 대충이라도 계획해볼 수 있다. 관리사무소 측에 건축 도면을 보여 달라고 하니 처음에는 네이버 부동산에서 확인할 수 있는 평면도를 주셨다. 이것 말고 정확한 치수를 알아야 한다고 요청드렸더니 다른 담당자가 건축 도면을 가져와 보여주셨다.



엘리베이터 보양 및 사용


전체 철거 후 인테리어 종료까지 약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동안 온갖 자재들이나 철거 폐기물들이 엘리베이터를 훼손시킬 수 있다. 훼손 시 원상 복구는 우리 몫이기 때문에 공사 전에 엘리베이터나 복도에 보양을 철저하게 해 놓아야 한다. 직접 보양 자재를 사서 셀프로 해도 되는 쉬운 작업인데 내 경우엔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내면 보양까지 해주셔서 따로 보양할 필요가 없었다. 단 입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엘리베이터 보양은 한 달까지만 가능했다.



사다리차 사용 시 주차 통제


창호 시공 시 사다리차를 사용하게 되는데 관리사무소 측에서 1층에 주차 통제를 해주지 않으면 사다리차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주차된 차량들을 이동시키느라 시간을 소요해버린다면 사다리차 비용을 추가로 내야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사다리차가 오는 시간을 정확하게 공유해서 관리 사무소의 도움을 받아두도록 한다.



사다리차로 창호 자재를 올리려면 주차 통제는 필수다



2. 확장 공사 인허가(행위허가 신청)


아파트 건축 도면을 보면 확장을 할 수 있는 비내력벽과 철거를 하면 안 되는 내력벽을 구분할 수 있다. 내력벽은 아파트의 하중을 받고 있는 구조물이기에 철거가 불가능하다. 아무도 모르겠지라는 생각에 몰래 철거를 하게 된다면 벌금과 원상복구 명령을 받을 수 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도 철거하는 날에는 한 번쯤 와서 확인할 수 있으니 내력벽은 절대로 건들지 말자. 나도 비내력벽인 줄 알고 철거를 하려 했던 벽이 내력벽이어서 철거를 포기하기도 했다.



내력벽과 비내력벽 구분(전)



초보자가 보면 어디가 철거를 할 수 있는 내력벽이고, 어디가 철거를 할 수 없는 내력벽인지 알 수 없다. 흰색의 벽에 사선으로 빗금이 쳐진 것이 내력벽이고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든 조적 벽(비내력벽)으로 철거가 가능하다.



내력벽과 비내력벽 구분(후)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건물의 하중을 받는 내력벽, 빨간색 부분이 비내력벽이다. 나는 작은방 1의 베란다 부분을 확장하고, 현관의 신발장 뒤편의 조적 벽과 작은방 1의 붙박이장을 철거해서 그 공간에 펜트리 공간을 만들었다.


이렇게 구조변경을 할 곳을 정했다면, 구청에 신고가 필요하다. 이것을 행위허가 신청이라고 하는데, 구비서류로는 아파트 도면, 입주민 인테리어 동의서, 신청서가 있다. 개인적으로 해도 되지만 구비서류 중 아파트 도면의 경우 면허가 있는 건축사가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건축사가 없다면 행위허가 신청 자체를 대행업체에게 맡기는 것도 편리하다.  



대행사를 통한 행위허가 도면 작성



입주민 동의서도 해당 세대의 5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했는데 나는 대행업체를 통해 진행해 입주민 동의서와 행위허가 대행 비용으로 총 77만 원을 썼다. 행위허가 신청은 10일 정도 소요가 되기 때문에 철거 예정일에서 넉넉히 보름 전에는 신청을 하는 게 좋다.



3. 공사 안내문과 양해 답례품


나는 살면서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일 없이 살아왔지만 인테리어를 하는 동안은 분진과 소음 때문에 입주민들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 셀프 인테리어 커뮤니티에서 보면 이웃들의 민원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는 일들도 종종 발생한다고 해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좋은 이웃들을 만나서 큰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공사 양해문 샘플



인테리어 기간 중 가장 소음이 심한 철거기간에는 입주민들의 민원이 생기면 직접 만나 양해를 구하려고 현장에 계속 상주하기도 했다. 다행히 단 한분도 올라오시지 않고 원만하게 철거를 끝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민원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던 비결로는 이웃분들이 좋은 분들인 것도 있지만, 아내와 함께 만들어 돌린 양해 답례품의 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별로 돈이 들진 않지만 효과는 정말 좋은 것 같다. 비닐백에 안내문과 마스크, 간식을 넣어서 100세대가량의 입주민들의 집을 방문하면서 문에 걸어두었고, 가장 소음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앞집, 윗집, 아랫집, 옆집에는 추가로 갑티슈를 사서 직접 인사드리면서 양해를 구했다.  



가가호호 걸어둔 양해문과 답례품



4. 내부 실측


아파트 잔금을 내는 날에 이전 집주인이 이사를 나갔다. 부동산에서 소유권 이전을 하고 나면 집에 올라가서 이상이 있는지를 보게 되는데 이때 그냥 대충 보고 나오는 게 아니라 이전에 관리소에서 받은 건축 도면과 비교해서 내부 실측 사이즈를 재 두면 편하다.



추가로 실측이 필요한 곳을 재둔다



5. 현장 미팅


소유권이 이전되고 이젠 진짜 우리 집이 되었다. 이전에는 집주인분이 계셔서 부득이하게 작업자들이 방문해야 할 때마다 양해를 구했지만 이젠 자유롭게 현장에서 미팅을 할 수 있다. 준비해 놓은 기획서를 바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상세히 설명하자. 그러면 작업자들이 가능 여부를 바로 이야기해주시고, 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



목수 분과의 현장 미팅



현장 미팅 시에 주의해야 할 것은 셀프 인테리어 초보라고 해도 작업자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요즘은 셀프 인테리어가 대세라 셀프 인테리어를 많이 해보신 작업자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셀프 인테리어 작업을 많이 해보인 작업자분들은 최대한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신다. 하지만 턴키만 주로 상대해온 일부 작업자 분들은 고객을 상대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매끄럽지 못해서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


내 경우에도 원하는 작업방식을 요청했더니 "누가 그렇게 하라고 하던가요?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은 꽤 스트레스받는 일이다.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확정된 작업자를 변경한다면 스케줄이 되는 작업자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전체적인 공정이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원활한 조율이 필요한데, 작업자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수용하되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내가 직접 하는 한이 있더라도 밀어붙여서 진행시켰다. 작업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나쁘게 해서 좋을 것이 없다.


현장 미팅이 끝나면 이젠 드디어 공사가 시작된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도전한다는 설렘과 주변 지인분들의 반대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시작한 셀프 인테리어를 위한 준비는 여기까지다. 이제는 준비한 것들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꼼꼼하게 감리하는 것만 남았다.



빛이 잘 드는 정남향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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