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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Dec 14. 2022

목공에 힘줘야 하는 이유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20 목공 ① 거실


1. 목공에 힘줘야 하는 이유



◇ 공사 기간: 거실 3일(전체 목공 기간 5일)
◇ 작업 내용:
    - 무몰딩 도배 밑 작업 및 석고보드 떡 가베
    - 9mm 슬림 문틀 제작 및 도어 설치  
    - 히든 폴딩도어 문틀 제작
    - 우물 천장 평탄화 및 실링팬 보강 
◇ 감리 포인트
    - 폴딩도어 문틀 제작 시 제조사 규격 확인



인테리어를 할 때 창호나 도배, 마루 같이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집의 골조만 남기고 전부 철거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인테리어를 직접 해보기 전엔 후자의 사람들을 보고 상업시설도 아닌 집에 뭘 저렇게 많이 손을 대는지 의아해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올 수리한 집에서 살다 보니 집은 단순하게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나와 가족들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주는 아주 가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매일매일이 호텔에서 지내는 느낌이라고 할까? (실제로 다섯 살 아들도 자기 전에 침실에서 호텔 온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호텔처럼 예쁜 집을 만들고 싶다면 기존의 노후된 부분만 교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개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 일반적인 아파트는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담아낸다기보다 붕어빵 찍어내듯이 지어 놓고 사는 사람이 아파트에 맞추는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마이너스 옵션이라는 이름으로 건설사에서 골조까지만 만들어 주고 내부 인테리어는 고객이 직접 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신축 아파트에만 해당된다. 우리 집처럼 이미 지어진 규격화된 아파트의 구조를 호텔과 같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꾸고 싶다면 이번 시간에 이야기할 목공은 필수 작업이다. 


목공은 욕실을 제외하고 마감을 붙이기 전, 최종 골조를 만드는 작업이다. 목공 작업을 통해 기존의 공간을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도록 재창조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침실에 가벽을 만들어 드레스 룸을 만들거나 아치형 출입구 같은 새로운 형태를 설치해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또한 천정과 벽체 사이의 공간을 가리는 용도로 부착하는 몰딩을 모두 없애 미니멀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작업도 전부 목공 작업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목공 작업은 품(인건비)과 재료비가 많이 드는 편이지만 목공 작업을 한 현장과 하지 않은 현장과 마감의 차이는 천지차이다. 


우리 집은 집을 거의 새로 만들었다고 무방할 정도로 목공 작업을 많이 한 편이다.  4명의 인원이 총 5일에 거쳐 작업을 진행했는데 품으로는 총 20품이 들었다. 목수 인건비가 그 당시 20만 원 후반 대여서 목공 작업에 들어간 인건비만 해도 대략 600만 원 정도가 들었다. 인건비도 경험이나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내 경우엔 부산지역에서 셀프 인테리어 경험이 많은 목수를 섭외했기 때문에 인건비가 평균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실력이 좋았기 때문에 결과는 후회 없이 만족스러웠다. 



목수 팀과 현장 사전 미팅 중



조금 긴 이야기가 되겠지만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가장 높여주는 부분이 목공이니만큼, 공간별 작업 이야기를 빠짐없이 시리즈로 다루도록 하겠다. 거실, 현관, 주방, 안방, 욕실, 베란다와 서재 총 7개의 공간에 어떤 작업을 진행했는지, 그 작업을 위해 중점적으로 감리해야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할 생각이다.




2. 목공 현장(거실)



① 무몰딩 도배 밑 작업 및 석고보드 떡 가베


최근 들어 인기 있는 하이엔드 인테리어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무몰딩과 히든 도어다. 나도 처음엔 이왕 목공 작업을 하는 것이니 집 전체를 무몰딩과 히든 도어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무몰딩와 히든 도어는 거의 세트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나서는 좁은 우리 집에 꼭 해야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무몰딩 인테리어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몰딩을 생각하고 있다면 조금은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이지만 아래 영상을 참고해보길 추천한다. 




3년 후 집을 망치는 인테리어 2가지 <우리 건설 이야기>


이 영상을 본 후 다시 한번 무몰딩 인테리어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무몰딩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 번쯤 참고해볼 만하다. (https://youtu.be/-2GV31ESXdg




내가 무몰딩 인테리어를 포기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무몰딩 인테리어로 인해 집의 공간이 더 좁아진다는 점이다. 무몰딩 인테리어를 하려면 기존의 울퉁불퉁하고 표면이 고르지 못한 벽체를 고르게 잡아주는 밑바탕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 밑바탕 작업은 기존 콘크리트 벽면에 나무 각재와 석고보드를 붙이는 것을 말하는데, 이 두께가 생각보다 두껍다. 콘크리트 벽면에 나무 각재(30mm), 석고보드(9.5mm)가 추가로 붙으면서 약 39.5mm의 두께가 벽에서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양쪽 벽면에 시공하게 되면 약 80mm 정도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작업을 통해 벽면은 매끄러워질 수 있으나 가뜩이나 좁은 실내 공간이 줄어들게 된다면 좀 더 고민해 볼만한 문제다. 


둘째는 결로 발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무몰딩 인테리어 후 콘크리트 벽체와 석고 보드 사이에 결로라도 생기게 되면 이 결로들이 빠져나올 공간이 없어진다. 추후에 곰팡이 발생을 예방할 수도 없고, 생겼다고 하더라도 인테리어를 다 뜯지 않는 한 제거할 방법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무리 디자인적인 요소가 중요하다지만 기능적으로 결함이 있다면 추후에 집을 망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무몰딩 작업은 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그 말이 일리가 있었다. 얼마를 들여서 한 인테리어인데 몇 년만 쓰고 다시 뜯을 수는 없는 일이지 않는가. 그래서 무몰딩(그리고 히든 도어)은 포기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내가 원하는 미니멀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눈에 거슬리는 몰딩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인데 기능적인 면 때문에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 괜히 억울했다. 그래서 알아낸 것이 바로 일명 ‘떡 가베’ 방식이다. 결국 떡 가베 방식을 기본으로 한 ‘무몰딩 도배’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는 굉장한 만족도를 느끼며 살고 있다.


가베는 일본어로 벽이라는 뜻인데 가베(벽)를 만들 때 기둥이나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전용 본드(떡)를 사용해서 시공한다고 해서 현장에서는 떡 가베라고 부른다. 이 방식은 나무 각재를 사용하지 않고 콘크리트 벽체에 석고보드를 바로 붙이는 방식이라 내부 공간이 많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이렇게 떡 가베를 하는 면이 외부와 만나는 면이 아니라 거실이나 주방으로 이어지는 내부 공간이기 때문에 결로가 발생할 확률도 낮다. 


보통 떡 가베를 하면 전용 본드를 붙이기 마련인데 우리 집의 경우 빈 공간을 최소화하고 추후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부 우레탄 폼 본드를 사용해 시공했다. 그리고 상단의 몰딩뿐만 아니라 하단에 걸레받이도 없어야 무몰딩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걸레받이가 없으면 마루 시공이 까다롭기도 하고 생활하면서 벽에 스크래치가 쉽게 발생할 수 있어 걸레받이는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② 9mm 슬림 문틀 제작 및 도어 설치


무몰딩 도배는 떡 가베 작업으로 기초를 만들기로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히든 도어까지는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최근에 나오는 하이엔드급 인테리어는 무몰딩과 히든 도어가 세트처럼 시공되어서 전체적으로 완성도는 높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히든 도어가 시공의 난이도도 높고, 내구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에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최대한 문선을 줄이기 위해 ‘9mm 슬림 문선’으로 대체해서 시공했는데 기존의 두꺼운 몰딩을 제거하고 슬림한 문선을 한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라인이 정리되어 한결 깔끔해 보인다.


9mm 슬림 문선은 콘크리트 벽면에서 문틀을 제거한 후 두꺼운 합판으로 문틀을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문이 닫히는 부분에 고밀도 MDF 9mm를 붙여서 설치한다. 외부에서 봤을 땐 9mm의  MDF만 보이기 때문에 9mm 문선이라고 부른다. 


9mm 슬림 문선 설치 후 도배나 도장으로 깔끔한 마감을 하기 위해서는 문틀과 연결된 안쪽과 바깥쪽 벽체 모두 석고보드를 사용해 새로 설치해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기존의 콘크리트 벽체의 상태가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거푸집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만들기 때문에 콘크리트 벽체 마감이 일정하지 않고 거친 편이다. 외부에서는 이 거친 벽체가 잘 보이지 않는데, 도배지가 콘크리트 벽면 바로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 약간 떠 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공사 시 문틀을 제거하고 나면 고르지 못한 벽면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마감하지 않고 도배나 도장 작업을 하면 9mm 문선과 만나는 부분이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다.


콘크리트 벽면은 도배 띄움 시공을 하더라도 완벽하지 않으며, 거친 표면이 티가 나기도 한다.




③ 히든 폴딩도어 문틀 제작


우리 집 거실이 다른 집보다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히든 폴딩도어’가 있다는 점이다. 폴딩도어는 실제로 사용하면서도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아이템 중 하나다. 만약 다음에 이사를 간다 하더라도 폴딩도어는 무조건 설치하고 싶을 정도이다.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5 공사현장 ① 창호 https://brunch.co.kr/@kongdaddy/17)


폴딩도어 하면 카페에서 보는 일반적인 폴딩도어들을 상상하기 쉽다. 일반적인 폴딩도어의 경우엔 도어를 접었을 때 한쪽 벽에 접힌 도어들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카페 같은 상업 시설은 넓기도 하고 천장도 높은 곳이 많기 때문에 거슬리지 않지만, 천장 높이도 낮고 가뜩이나 좁은 아파트의 한편에 접힌 문들이 튀어나와 있다면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이런 단점들을 완벽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히든 폴딩도어다. 



일반 폴딩도어가 접히면 접혀진 문들이 모두 노출된다.
히든 폴딩도어를 접으면 날개벽 뒤로 완벽히 숨길 수 있다.



히든 폴딩도어를 활짝 열었을 때 접힌 도어들은 거실에 있는 날개벽 뒤쪽으로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데, 숨겼을 경우 접힌 도어가 보이지 않아 마치 거실을 확장한 것 같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일반 폴딩도어에 비해 비용이 더 높다는 점이다. 폴딩도어 자체의 가격도 일반 폴딩도어에 비해 높지만 히든 폴딩도어 설치를 위한 날개벽 설치가 별도로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목공 비용이 더 든다. 우리 집의 경우엔 이 목공 작업을 하는데 하루가 소요됐다. 



히든 폴딩도어 설치 전 목공 작업



히든 폴딩도어 목공 작업은 난도가 있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집의 경우엔 조금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폴딩도어 업체와 사전 목공 작업을 하는 목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부산에 있는 현장과 서울에 있는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내가 중간에서 담당해야 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웠다. (업체는 폴딩도어 문틀 설치 시, 폴딩도어 설치 시 총 두 번 방문했다.) 작업하는 목수가 히든 폴딩도어 문틀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수월할 수 있지만 경험이 없는 분과 작업을 하면 헤맬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최종적으로 폴딩도어 설치는 인테리어 공정의 거의 마지막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치하러 왔을 때 문틀이 이상해서 설치가 안 된다고 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그렇게 되면 목공, 도배, 마루, 타일 등을 전부 뜯어 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정답은 없다. 하자가 나지 않도록 내가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목수가 작업하는 과정들을 폴딩도어 업체 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현장에서 업체와 목수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전화를 연결시켜 주고 정확한 시방서를 출력해 목수에게 전달했다. 



업체에서 전달한 참고자료
업체가 준 설치 입면도 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니 커뮤니케이션을 계속 해야 한다.



④ 우물 천장 평탄화 및 실링팬 보강


무몰딩 도배를 하기 위해 몰딩은 전부 철거했다. 아무래도 몰딩이 있으면 눈에 걸리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심플하고, 간결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몰딩이 있는 집에 살면서도 거슬리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무몰딩 인테리어 사례를 한번 보고 난 후 몰딩이 거슬린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우리 집 거실에는 우물 천정이 있었다. 이전에는 우물천장이 인기 있는 인테리어 요소 중 하나였다. 층고가 낮은 편인 아파트에서 천정의 공간을 조금 올려 단차를 줌으로써 개방감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 만든 것이 우물 천장인데, 인위적으로 중앙 부분만 층고를 높이다 보니 그 연결부위의 마감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고, 마감을 가리기 위한 몰딩이 필수적으로 설치되어 오히려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우물 천장 몰딩을 제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물 천장을 없앤 후 다른 천정의 높이와 맞추는 평탄화 작업도 함께 하기로 했다. 


우리 집 모든 공간의 천정에는 중앙의 직부등이 없고 매립형의 다운 라이트만 설치되어 있다. 직부등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앞의 조명 파트에서 이야기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0 자재 선택 ④ 주방 & 전기 https://brunch.co.kr/@kongdaddy/10 ) 거실 천장을 평탄화하고 천정 가운데 직부등을 하지 않으니 훨씬 미니멀하고 개방감 있는 천정이 되었다. 우리는 이 천정에 실링팬을 설치하기로 했다. 



실링팬이 설치된 우리 집 거실



실링팬에 대한 만족도는 설치 전 기대감의 200%다. 우리 집의 경우 맞바람이 치는 판상형 구조에 정남향 집이라 여름에도 굉장히 시원한 편이다. 올해 여름 시즌에는 거실 에어컨을 켜본 적이 몇 번 없을 정도로 실링팬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실링팬은 40만 원대 정도로 생각보다 가격대가 높진 않지만 별도로 실링팬 설치 전 목공 보강은 필수다. 혹여 실링팬이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천정에 목공으로 보강작업을 해줘야 하는데 개인이 할 수 있는 정도의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목수를 불러서 작업을 해야만 한다. 작업자마다 인건비는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일당 정도는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실링팬이 대세라 목수분에게 실링팬 설치할 예정이니 천정에 보강을 해달라고 하면 대부분 알아서 작업을 해준다. 우리는 설치할 위치만 정하면 된다. 위치를 정하는 일을 쉽게 여길 수 있는데 설치 후 정중앙이 아니라면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실측한 도면이 있다면 거기서 거실의 중심이 되는 곳을 지정해서 정확히 전달하자. 목수에게는 약간의 위치 변경이 있을 수도 있으니 작업 시 보강하는 목재를 크게 만들어서 여유롭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 팁이다. 그 후 전기, 조명 작업을 할 때 다시 한번 정확한 위치를 잡아서 설치하면 완성이다. 


추가로 천정을 철거할 때 주의할 점 하나를 이야기해주겠다. 우리 집처럼 노후된 아파트를 전체 철거하는 경우라면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어쨌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에 욕심이 나게 된다. 철거 파트에서도 간단하게 이야기했지만, 인테리어 예산을 아끼려고 천정은 철거하지 않고 기존의 자재를 살리는 방향으로 억지로 목공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17 공사현장 ② 철거 https://brunch.co.kr/@kongdaddy/19



노후된 거실 천장 자재를 추가로 철거하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천정은 바로 윗집의 바닥과 붙어 있는 것이 아니다. 콘크리트 천정에 목재를 단단하게 박은 후 그 위에 석고보드를 붙여 천정의 외관을 만든 뒤 벽지를 붙인 것이다. 나는 무몰딩 도배를 하기 위해 모든 거실 벽에 목공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예산 절약 차원에서 웬만하면 천정은 기존의 목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거하시는 사장님은 천청이 너무 노후된 것 같으니 같이 철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는데, 처음 들었을 땐 물론 이왕에 시공할 때 새로 만들면 좋기야 하겠지만 새로 했다고 티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 비용 줄여서 다른데 힘을 주자는 생각에 그렇게 하지 않기로 밀고 나갔다.





내 고집 때문에 철거작업을 할 때도 천정의 목재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만 철거했다. 철거가 끝난 후 목공이 시작되면 전기담당자도 같이 들어와 배선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때 천정 상태를 보시고 석고가 너무 오래돼서 이 상태에서 다운라이트 타공을 하면 천정이 바스러져서 설치를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천정을 추가로 철거하고 다시 새로 하기로 했다. 





목공이 시작된 마당에 철거 업체를 다시 부를 수도 없다. 다행히 목공 작업하시는 분들이 철거를 해주었는데 이분들은 전문 철거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폐기물을 치우거나 버려주진 않아 내가 직접 폐기물을 처리해야 했다. 무엇보다 정해진 시간에 내가 원하는 목공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내가 구상했던 인테리어가 모두 틀어져버리고, 이후의 공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걱정이었다. 그래서 철거는 하되, 현장 청소와 폐기물을 포대에 담고, 폐기물 차를 섭외해서 버리는 것까지 그 모든 것을 내가 직접 담당했다. 철거할 때 발생하는 분진과 건축물 자재를 담는 포대에 담는 것까지 1톤 차량 한 대 정도의 분량을 처리했다. 당연히 비용도 추가로 들었고, 몸도 고생을 했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무조건 아낀다고 아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몰딩 도배로 깔끔한 마감이 돋보이는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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