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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Mar 19. 2022

아는 만큼 보인다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7 자재 선택 ① 창호


이번엔 조금 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선택한 자재들에 대한 설명과 선택 이유, 자재를 선택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 등을 담았다. 이 글이 인테리어 자재 선택을 앞둔 '셀린이'들의 황금 같은 시간을 조금이나마 단축시켜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인테리어 공정은 크게 철거, 설비, 창호, 전기, 목공, 도장, 필름, 욕실, 마루, 도배, 주방, 조명 등으로 이루어진다. 각 공정의 공사 범위를 정했다면 이제는 해당 공사에서 어떤 자재를 사용할지를 정해야 한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선택의 연속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창호(샷시) 자재를 선택해야 한다고 치자. 대기업 제품으로 할지 혹은 중소기업 제품으로 할지, 대기업 제품 중에서도 LG로 할지, KCC로 할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창호의 브랜드를 결정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외부창호의 경우 어떤 등급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결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품질이 좋아지지만 가격도 비싸진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나에게 맞는 합리적인 자재를 선택하는 것은 자재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필요로 한다.


실패 없는 자재 선택을 위해서는 인터넷 검색으로 미리 기초 공부를 해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품 팔아 직접 제품을 보고 선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마루, 필름이나 타일 같은 마감재의 경우 인터넷에서 보는 것과 실물로 보는 것이 천지 차이다. 모니터에 따라 색감이나 질감이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더 팁이 있다면 타일이나 마루 같은 자재 선택 시 샘플북이나 샘플 조각만 전시해 놓은 업체보다는 쇼룸으로 전시해둔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샘플북은 해당 제품을 조그마하게 잘라 놓은 조각 하나만 보고 선택해야 하지만, 쇼룸에 가면 제법 큰 판에 직접 붙여 놓아서 전체적으로 바닥이나 벽에 여러 장 붙여 놨을 때의 느낌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나 역시 샘플 북만 봤을 때 정말 마음에 들었던 강마루가 있었는데 실제 쇼룸에서 보고는 느낌이 너무 달라 결국 다른 제품을 선택하기도 했다.



확장하지 않은 거실 베란다




1. 창호(샷시)


창호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아 셀프 인테리어 일곱 번째 글은 창호 내용만 담기로 했다. 창호는 인테리어 총 공사비 중에서도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공정 중 하나다. 우리 집 총 공사비 7,000만 원 중 창호 비용만 2,000만 원가량이 들었을 정도로 창호는 고가의 자재에 속한다. 때문에 창호는 다른 인테리어 자재와 달리, 집을 매도할 때 그 비용을 어느 정도 녹여낼 수도 있다. 주택 매도 시에는 양도세라는 것이 발생하는데 창호 교체비용은 자본적 지출로 인정받아 어느 정도 양도세를 절감할 수도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세금 편에서 다뤄 보기로 하고, 지금은 창호를 고를 때 알아야 할 점, 시공할 때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폴딩도어는 신의 한 수


우리 집은 42평 3 베이 판상형 구조로 높이는 20층 이상 층이다. 기존에 있던 오래된 알루미늄 창호는 전체 철거 후 시공했고, 베란다 부분은 확장하지 않고 폴딩도어로 시공했다. 폴딩도어가 저렴한 자재는 아니지만 발코니 확장의 장점인 '개방감'과 확장하지 않았을 때의 장점인 '단열', 이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되었다. 폴딩도어를 처음 써보는 터라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단열이었는데, 아무래도 접히는 부분에서 바람이 새어 들어올 것 같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폴딩도어를 실제로 사용해보니 우리 아파트가 바람이 많이 부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데도 전혀 바람이 새어들지 않아 정말 만족도가 높다. 외부의 냉기가 10이라면 외부 창호가 8 정도를 막아주고, 그래도 넘어온 냉기를 폴딩도어가 전부 막아주는 느낌이랄까. 폴딩도어도 종류가 너무 다양해 선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내가 시공한 제품명은 아우스바이튼 슬렌더원 히든시스템이다.



폴딩했을때 완벽하게 '히든'되는 시스템



이 제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히든 시스템 때문이다. 일반적인 폴딩도어의 경우 폴딩을 하면 양쪽 날개벽 쪽에 접힌 도어 부분이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 제품은 날개벽 뒤쪽으로 전부 숨겨져서 폴딩을 접었을 때는 도어가 보이지 않아 베란다를 확장한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또한 폴딩도어를 열었을 때 바닥에 깔린 레일을 덮어주는 덮개가 닫혀서 레일 사이로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도 만족스럽다. 단점이 있다면 설치 전 목수가 목작업으로 폴딩도어 프레임을 전부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 업체가 서울에 있어서 지방 사는 나와는 전화로만 커뮤니케이션해야 해서 살짝 힘들었다는 점이 있다.


폴딩도어를 제외한 나머지 창호를 이야기하기 전에 거실 확장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 왜냐하면 확장을 한다면 창호가 두 개인 이중창을 해야 되고, 비확장의 경우 창호가 하나인 단창만 설치해도 되기 때문이다. 나는 비확장에 폴딩도어를 선택했기 때문에 외부 창호는 단창으로 설치했다.



확장 or 비확장?


인테리어 공사에서 거실 확장이 추세이긴 하지만 나는 확장하지 않았다. 사실 확장을 하지 않으면 개방감은 물론 전체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미적으로 많은 부분 손해를 보게 되는 부분이 있다. 매매할 때도 똑같은 컨디션의 아파트라면 확장이 되어 있는 집이 확장이 안되어 있는 집보다 더 빠르게 거래되고, 금액도 조금 더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어차피 대부분이 확장을 하니까 확장 안 한 집을 사서 인테리어 비용 들이는 것보다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이미 확장되어 있는 집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확장을 하지 않은 이유는 단열과 누수 리스크 때문이다.


확장을 했는데 겨울이 되면 확장한 공간이 춥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확장한 부분에 보일러 배관을 연결했는데도 춥다면 나 같아도 황당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겨울철에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파트 시공사가 처음 지을 때 확장한다면 OK, 하지만 이후 살면서 개인이 확장을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확장하지 않은 이유


내가 거실 확장을 하지 않은 이유는 난방 엑셀 파이프 때문이다. 거실 확장을 이야기하고 있다가 왜 갑자기 난방 엑셀 파이프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이야기이니 잠시 짚고 넘어가겠다. 보일러실이나 주방 싱크대 아래를 자세히 보면 보일러 말고 파이프 배관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다. 바로 엑셀 파이프라는 것인데, 보일러가 집을 따뜻하게 해주는 원리인 복사열을 집 공간에 골고루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차가운 겨울에 따뜻한 커피를 머그잔에 담아 그 머그잔을 손으로 감싸면 뜨거운 커피의 온도가 잔을 데우고 잔을 감싸고 있는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데, 이때 발생하는 열을 복사열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보일러에서 데워진 물이 엑셀 파이프 관을 통해서 안방, 거실, 작은방, 주방으로 지나가면서 복사열이 차가운 바닥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시 머그잔 예시로 돌아와서, 뜨거운 커피가 들어있는 머그잔을 추운 곳에서 계속 들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지날수록 식는다. 바깥 온도가 영하로 내려간다면 아무리 뜨거운 물이라도 금세 차가워지고 만다. 보일러는 이렇게 뜨거운 물을 내보내고, 물이 식으면 다시 데워주는 역할을 한다. 거리가 가까우면 복사열을 덜 빼앗겨 거리가 먼 공간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방이 멀면 멀수록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열을 많이 빼앗겨 난방이 약한 것이 이 때문이다.



베란다에서 일광욕 중



이 엑셀 파이프를 설치할 때 원칙이 있다. 중간에 끊기지 않고 하나의 방만 깔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일러실 배관에 '안방'이라고 적혀 있는 곳에 꽂혀 있는 엑셀 파이프는 보일러실로부터 나와서 안방에만 들어갔다가 다시 보일러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작은방'이라고 적혀 있는 곳의 엑셀 파이프는 보일러에서 작은 방만 돌고 다시 보일러로 돌아온다. 엑셀파이프가 이렇게 방마다 일대일로 물려 있기 때문에 보일러 배관이 여러 개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일대일로 물려 있는 이유에는 당연히 난방의 효율과 누수 리스크 방지를 위함이다. 만약에 이 파이프가 보일러실에서 안방과 거실, 작은방 1을 거쳐서 작은방 2로 온다면 작은방 1과 작은방 2의 온도는 200% 냉골일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보일러실에서 데워진 물은 차가운 안방을 데우면서 점점 식는데, 식은 물이 거실과 작은방 1까지 가게 되면 난방이 거의 안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반적인 확장시공은 기존 난방 엑셀 파이프 배관을 절단해 새로운 배관으로 연결한 후 확장된 베란다 공간에 깔고 미장으로 덮는 공사가 필요하다. 나는 엑셀파이프 배관을 중간에 끊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우리 집 같은 구축 아파트라면 더 부정적이다.) 혹시 모를 일말의 누수 가능성까지도 배제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하자인데 하자가 생기면 비싼 돈을 들여서 진행한 인테리어를 뜯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 하자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누수다. 누수가 되면 그 물은 아랫집으로 가게 되고, 그러면 우리 집은 물론이고 아랫집까지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물을 쓰는 공간은 특히 더 신경 써야 하는데 이 엑셀 파이프 안에는 물이 들어있다. 나는 이 물이 여름과 겨울에 수축, 팽창을 계속하다 보면 아무래도 절단해서 연장한 부분에 미세한 틈이 생길 수 있게 되고, 그 미세한 틈에서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확장한 집에는 누수가 있어야 되는데 내 주변에는 없다고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그 가능성마저도 없애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확장을 하지 않고 대신 폴딩도어를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이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면 '남들도 다 하니까 나도 문제없겠지'라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 정보들을 찾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최종 결정을 하길 바란다.



아는 만큼 보이는 창호


확장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면 비로소 샷시를 정할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창호 중에서도 외부 창호(발코니창)부터 먼저 짚어보겠다. 확장을 하게 되면 외기와 실내가 바로 맞닿게 되므로 반드시 이중창을 설치해야 한다. 외부의 찬 공기와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맞닿으면 온도 차에 의한 결로가 발생하는데, 결로로 인해 창호에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릴 수도 있고 벽에 곰팡이가 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베란다 자체가 외기의 찬 공기와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바로 만나지 못하도록 한번 막아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하지만, 확장을 했다면 외기의 차가운 공기가 최대한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중창 설치가 필수다.


창호는 크게 외부용과 실내용 두 가지로 나뉘는데 외부 창호는 외부의 찬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열과 내구성이 더 높은 제품을 쓴다. 반대로 내부용 창호는 실내에서 쓰는 자재이기 때문에 외부용보다는 단열과 내구성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일부 업체에서는 창호 견적을 낮게 책정하고 외부에 내부용을 설치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꼭 알고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창호를 자세히 보면 '내부용, 외부용' 표기가 되어있는데 이 부분을 확인하면 제대로 시공이 됐는지 판별할 수 있다.



거실 앞 베란다 외부창



내가 선택한 거실 베란다 외부 창호 프레임은 'LG 베스트 5' 단창이다. 발코니 확장 한 서재방의 경우 '베스트 5' 이중창으로 했다. LG 창호는 베스트 시리즈 중에서도 3, 5, 7로 종류가 나뉘는데 숫자가 높아질수록 가격과 성능은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사실 처음에는 창호 가격이 워낙 부담스러워 '베스트 3' 등급로 선택하려고 했는데 우리 집처럼 20층이 넘는 고층에는 '베스트 3'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서 '베스트 5'로 선택했다. 아파트는 층마다 바람의 저항이 다르다. '베스트 3'은 저층, '베스트 5와 7'은 고층에서 쓰기에 적합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LG 창호 홈페이지를 보다 보면 궁금증이 생긴다. '슈퍼 세이브 3, 5, 7'이라고 나와있는 창호 명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베스트 3, 5, 7'과 차이점을 알아보니 누가 창호를 제작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고 한다. 즉 창호의 재료는 같은데 LG 본사 공장에서 제작하면 '슈퍼 세이브'가 되는 것이고, 협력업체에서 제작하면 '베스트'가 되는 것이다. 창호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차이가 없는 것이 맞다. 대신 '슈퍼세이브'로 하면 '베스트'에 비해 가격대가 조금 더 높다. 그리고 LG 10년 A/S를 받기 위해서는 '슈퍼세이브 제품에 LG 본사 유리 사용, LG 본사 직원 직접 공사'라는 이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되는데 이렇게 시공하면 가장 베스트겠지만 비용은 가장 높다. 예산이 빠듯한 나는 굳이 10년 A/S 보장보다는 시공을 꼼꼼하게 하는 실력 있는 업체를 만나는 것이 낫겠다 싶어 '베스트 5'로 선택했다.


외부 창호 프레임을 정했으면 유리를 선택해야 한다. 창호는 프레임 고르고 유리 고르고 대충 설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알면 알수록 프레임과 유리의 조합이 엄청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잘 알기 어렵고, 업자들은 그런 소비자들을 이용해 바가지를 씌우기도 쉬운 것이 바로 창호 시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부터 알려드리는 것만 잘 알고 있다면 업자들도 함부로 가격을 부풀리진 않을 것이다.



창호 유리, 그 섬세한 세계


유리는 창호 하나에 한 장이 들어가느냐 두장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나눠진다. 한 장이 들어가면 단층 유리, 두장이 들어가면 복층(페어) 유리, 세장이 들어가면 삼중유리라고 한다.



단층 유리

단층 유리는 노후된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데, 채광은 좋은 반면 단열성과 기밀성, 방음 등은 거의 없는 편이다. 때문에 단층 유리는 절대 선택하면 안 되고, 이런 집에 이사를 했다면 무조건 교체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복층(페어) 유리

복층(페어) 유리는 단층 유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리 2장을 겹쳐 놓은 것으로, 유리와 유리 사이에 로이코팅, 아르곤 가스, 단열간봉처럼 특수재를 집어넣어 단열과 방음, 결로방지 성능을 더 높인 유리다. 이 복층(페어) 유리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유리라고 보면 된다.

 

창호 유리를 선택할 때 로이코팅, 아르곤 가스, 단열간봉 같은 단어를 많이 들어보게 된다. 로이유리는 유리의 표면에 은막 또는 특수금속막을 얇게 코팅한 유리로, 투명성은 유지하되 열에너지인 적외선은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햇빛은 통과시키고 열은 반사시키는 신기한 유리다. 열전도율을 낮추어 실내외 온도 변화를 적게 받아 여름에는 뜨거운 열을 차단해주고, 겨울에는 추운 냉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삼중유리

삼중유리는 세장의 판유리에 단열성능이 좋은 특수금속막을 코팅한 후 유리 사이 공간에 공기나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단열성능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최대치로 높인 고단열 삼복층 유리다. 단열의 끝판왕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어서 많이 찾는 자재는 아니다.



유리는 이 세 가지 중에서 복층 유리를 선택하고 '로이유리, 아르곤 가스 혹은 단열간봉' 이 옵션을 예산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나는 외부 창의 경우 전부 로이코팅과 단열간봉을 써서 단열 성능을 높였다. 처음에는 예산을 조금 더 아끼려는 욕심에 남향인 거실 쪽 외부 창호만 로이코팅 유리로 시공하려고 했다. 로이유리라는 것이 햇빛은 통과시키고 열을 반사시키는 유리인데, 남향인 전면 창에는 로이코팅을 하면 성능을 전부 낼 수 있는데 반해, 북측인 서재방과 뒷베란다 쪽에는 햇빛도 잘 안 들어오는데 비싼 로이코팅을 하면 조금 손해라는 얄팍한 생각을 해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고, 아이가 있는 집이라 단열에 대해서는 아끼지 말아야겠다 싶어 외부 창호는 전부 로이코팅 유리로 시공하기로 했다.


내부 창호는 외부 창호만큼 복잡하진 않다. 내부 창호는 확장을 하지 않았을 때 외부 창호와 발코니를 통과한 냉기와 바람을 실내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결국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과 가장 밀접하게 붙어있는 창이 바로 내부 창호다. 나는 내창을 이중창으로 시공했다. 창호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직접 경험해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확장이면 이중창, 비확장이면 외창은 단창, 내창은 이중창'이 대세라 할 수 있겠다.



투명 컬러의 유리라 컬러 왜곡없이 뷰를 볼 수 있다



유리 종류를 선택했으면 색상도 반드시 선택해야 된다. 아니면 창호 업체에서 임의로 선택하는데 설치가 된 이후에는 변경할 수도 없다. 창호 업체가 시공하기 전에 꼭 짚어두지 않으면 대부분 그린 컬러의 샷시 유리를 시공한다고 하니, 사전에 직접 챙겨서 원치 않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샷시 유리 색상은 투명, 그린, 브론즈, 블루가 있고 무늬가 있는 종류로는 아쿠아, 모루, 미스트(반투명) 등이 있다. 취향 혹은 층 수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외부로부터의 프라이버시를 중점적으로 여긴다면 짙은 컬러의 유리를 선택하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엔 시퍼렇게 보이는 일반적인 샷시 유리가 보기 싫어 모두 투명 컬러로로 시공해달라고 미리 업체 사장님께 요청을 드렸다. 내부 창의 경우 미스트(반투명) 창으로 시공했는데, 방에서 베란다 쪽을 바라봤을 때 밖에 널어놓은 빨래나 세탁기가 보이면 눈에 거슬릴 것 같아서다.



터닝 도어로 더 따뜻하게


다음은 터닝 도어다. 예전에 살던 주택 집에는 보일러실로 나가는 베란다 문이 방문이랑 똑같은 문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외부의 찬 공기와 바람이 방문 큼새로 다 들어와서 문풍지를 붙여도 집이 늘 추웠다. 방문에는 밀폐도 단열도 아무런 기능이 없는 반면, 터닝 도어는 이런 기능이 탑재된 문으로 발코니나 보일러실, 베란다 쪽과 같이 바깥공기와 맞닿은 공간에 설치해 실내공기를 더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점이라고는 일반 문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인데, 절대 설치했을 때 후회가 없는 자재다. 내가 설치한 LG 터닝 도어의 경우 그냥 문을 열고 닫아도 밀폐가 잘 되지만, 문 손잡이를 위로 한번 올려주면 밀폐를 완전하게 시켜주는 기능이 있어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뒷 베란다 터닝도어



설거지할 맛 나는 주방창


마지막으로 주방창이다. 기존 주방에는 1200*1200 사이즈의 창이 있었다. 상단에 큰 픽스 창이 있었고, 하단에는 옆으로 열고 닫히는 작은 창문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상부장으로 가려져 있어서 굉장히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처음에는 창문에 있는 프레임들이 시야를 가리는 느낌이 들어 개방감 있어 보이도록 Tilt & Turn 방식의 시스템창을 시공하려고 했다. 하지만 창호 시공 사장님으로부터 1200*1200 사이즈로 시스템창을 만들면 너무 무거워서 쓰다 보면 창문이 쳐진다는 의견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그래도 중앙에 분절선이 있는 일반 창호는 너무 하기 싫어 같은 사이즈의 픽스 창만 설치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환기 문제 때문에 픽스 창은 포기했다.) 그러다 우연히 LX 지인 매장에서 LG 유로 시스템 9 미니 창을 보게 됐는데 픽스 창이 있으면서도 환기가 가능하도록 작은 여닫이 문이 달려있는 신박한 시스템창이라 이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탁 트인 주방창



LG 유로 시스템 9 미니제품은 43mm 삼중 유리에 슈퍼 로이 코팅, LG 본사에서 직접 제조하는 완성창이다. 그래서인지 1200*1200 사이즈 창문이 외부 큰 창호랑 가격이 비슷해 깜짝 놀랐다. 하지만 주방의 개방감과 환기, 이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는 점에서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집에 오시는 손님들마다 주방창이 탁 트여 너무 좋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꿀팁 하나를 덧붙이자면, 창호는 정확한 실측 없이는 견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창호 견적을 받아보기 위해 여러 곳을 방문하게 될 텐데 견적 문의를 할 때 대충 30평, 40평이라고 이야기하면 견적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창호의 경우 가로*세로*폭의 사이즈가 조금만 달라져도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업체 측에서도 대충 견적을 내어줬다가 가격이 변동되어버리면 고객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실측이 안되면 아예 견적을 주지 않는 곳도 많다. 아니면 아예 처음에 저렴하게 견적을 내서 계약을 한 후,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에 실측하고 변경된 가격을 알려주어 다른 창호 업체를 섭외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확한 창호의 실측 사이즈가 필요하다.


때문에 대강의 견적이라도 받아보고 싶을 때는 내가 미리 재서 견적요청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때 실측하는 방법은 벽에 붙여 있는 창호 끝에서 끝까지를 재면 된다. 내가 직접 잰 사이즈와 실측 사이즈가 차이가 나더라도 오차범위 내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실제 시공 전에는 업체의 실측을 거친 후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사 갈 집주인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문해서 모든 창호를 실측해서 다시 견적을 받으러 다녔다. 집주인 분에게 이야기하면 대부분 도와주실 텐데, 만약 어렵다면 해당 아파트 라인의 1층 외부에서 보이는 창을 실측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외부에서 보는 눈도 있고, 1층 주인분에게 피해가 되기 때문에 추천하진 않는다. 그밖에 창호 업체에서 해당 아파트 라인의 창호를 교체해본 이력이 있다면 별도로 실측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대신 견적은 받을 수 있어도 실측 사이즈를 공유해 주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비교 견적은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니 창호 견적을 받기 전에 창호 실측은 반드시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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