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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대디 Mar 21. 2022

포샵에 속지 않는 법

육아대디의 난생처음 셀프인테리어 #8 자재 선택 ② 마루 & 도배


2. 마루


두 번째 자재는 마루다. 바닥 마감재로는 크게 대리석, 타일, 원목마루, 강마루, 강화마루, 장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원하는 바닥 마감재를 찾았다면 실제로 그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선택해야 된다. 맨발로 늘 밟고 다니고 누워서 뒹굴기도 하는 마루이기에 누워보진 못할지라도 꼭 "만져는" 볼 것을 추천한다. 홈페이지나 모니터, 샘플북만 보고 골라서는 시공 후 그 느낌이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으니 큼직하게 전시되어있는 쇼룸에 방문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가격은 대리석 > 타일 > 원목마루 > 강마루 > 강화마루 > 장판 순으로, 각자의 예산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겠다.


나는 강마루를 선택했다. 우리 집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컬러감은 화이트 & 우드 톤으로 잡았는데, 벽은 갤러리에 온 것처럼 깨끗한 화이트 톤으로 연출하고 바닥은 너무 밝지 않은 우드 톤으로 시공해 너무 가볍지 않은 무게감 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다. 우드 톤의 바닥을 시공하기 위해 원목마루, 강마루, 강화마루를 후보로 두고 자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디앤메종 텍스쳐 2.0 네이쳐



가장 하고 싶었던 원목마루는 자연스러운 나무의 결과 나무 특유의 향기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원목 그대로의 고급스러운 느낌이 매력적인 바닥재다. 원목은 숨을 쉬는 특성이 있어 온도와 습도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하는 특징이 있다. 원목마루를 바닥재로 시공하면 좋겠지만,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마루를 선택하게 되었다. 원목마루에 비해 강마루가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강마루가 가지는 장점도 있다. 원목마루는 나무라 아무리 가공을 해서 나온다 하더라도 물기에 약하기 마련인데, 강마루는 나무 무늬 시트지에 PVC 코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물기나 오염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강마루와 강화마루는 비슷해 보이지만 마루 하단의 소재와 시공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강마루는 하단이 합판으로 되어 있는데 반해 강화마루는 MDF HDF 등의 인공 섬유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은 시공방법도 다른데 강마루는 시멘트 바닥에 본드를 바르고 붙여서 바닥과 밀착시키는 방법으로 시공한다. 반면 강화마루는 부직포 위해 마루 조각을 조립하듯 연결하는 방식으로 시공한다. 강마루는 바닥에  달라붙어있는 느낌이고 강화마루는 장판처럼 공중에 약간 떠있는 느낌이랄까. 강화마루는 그만큼 시공 시간도 짧고 철거 시간도 짧지만 바닥에 밀착된 느낌이 아니라 밟을  소음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자재상에서도 최근에는 강마루가 대세여서인지 강화마루는 제품 종류도 그리 많지 않은 느낌이었다.


강마루를 하기로 했다면 제조사와 모델을 결정해야 한다. 제조사도 LX하우시스, KCC, 구정마루, 디앤메종 등 종류가 정말 많은데 내가 디앤메종이라는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제조사보다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실제로 봤을 때 원목의 텍스쳐가 살아 있는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디앤메종은 최근에 인스타그램이나 오늘의 집 같은 사이트에서 입소문이 난 브랜드이기도 하다. 쇼룸에 방문하기 전에는 디앤메종 오크빅 제품으로 결정했었지만 직접 제품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색상이나 질감이 달라서 결론적으로 '디앤메종 텍스쳐 2.0 네이처'로 최종 선택하게 됐다.



마루를 크게 깔아 전시해둔 쇼룸



절대로 인터넷에서 모니터를 통해 본 것만으로 제품을 정하면 안 된다. 마루 대리점에 가서도 조각만 볼 수 있는 샘플 책자 만으로는 실제로 설치했을 때 느낌을 100% 느낄 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이 마루 샘플을 제법 큰판에 붙여 놓아서 제품들이 실제로 설치되었을 때의 느낌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해 놓은 쇼룸을 방문하는 것인데, 가능하다면 꼭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3. 도배 & 도장


도배를 할지 도장을 할지 결정이 필요하다. 도배는 다른 공정과는 다르게 자재 스펙의 종류라는 것이 많지 않다. 벽지로는 실크, 합지, 포인트, 친환경, 방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냥 가장 대중적인 실크벽지와 합지벽지 이 두 가지만 알면 된다. 예전에는 실크벽지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친환경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페인트 질감의 우리집 벽지



합지벽지는 천연 펄프를 사용한 벽지로 부담 없는 가격과 시공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이물질이 묻으면 닦아낼 수 없어 쉽게 오염된다는 점이었다. 합지벽지가 종이로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A4용지에 볼펜이나 연필로 그린 것을 닦기 위해 물티슈나 걸레로 문지르는 순간 종이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합지벽지가 딱 그런 식이다. 다섯 살 아들이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르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합지벽지는 제외시켰다.


결론은 실크벽지다. 실크벽지라고 해서 벽지에 실크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고 합지벽지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해서 만든 것이다. 실크벽지는 종이벽지 위에 PVC 코팅을 얇게 입힌 것으로 어느 정도 이물질이 묻었을  가볍게 닦이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벽지와 벽지 사이 이음부분을 포개지 않고 일대일로 맞대어 시공하기 때문에 이음새가 깔끔하다. 대신 합지벽지보다는 벽지 자체도 비싸고 시공 시에도 부직포나 초배지 같은 부자재를 추가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 편이다.


이렇게 실크벽지인지 합지벽지인지를 택하고 나면 벽지 제조사별 샘플북을 보면서 원하는 색상, 디자인을 고르면 된다. 제조사는 LG, 신한, 개나리, 제일벽지 등이 있다. 요즘 커뮤니티에서는 LG 디아망(모던 회벽), 개나리(스노우 화이트), 신한벽지(조용한 사색) 정도가 화이트 색상 벽지로 인기 있는 편이다.



걸레받이와 어울리는지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제일벽지(J프리미엄 9424-1) 제품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LG 벽지를 하려고 했다. LG 벽지에도 최고급 라인인 디아망, 그 밑으로 지아, 베스티 등의 제품 라인이 있다. 지아, 베스티는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데 디아망은 지아, 베스티의 두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빠듯한 예산 속에서 도배지에 그 정도 투자는 너무 오버인 것 같아서 디아망, 베스티 정도만 샘플 책자를 봤는데 우연히 제일벽지(J프리미엄) 책자를 보다가 톤이 정말 마음에 들어 최종적으로 제일벽지를 선택하게 됐다.


화이트 색상이라고 전부 다 같은 화이트가 아니다. 조명처럼 푸른기가 도는 화이트(주광색), 따뜻한 화이트(주백색), 회색기가 도는 화이트 등 화이트 벽지 제품들도 정말 다양하다. 색상뿐만이 아니라 질감도 다양한데, 페인트 도장한 것 같은 질감을 가진 벽지 중에서도 미세하게 패턴이 다양해 선택이 어려웠다. 한 가지 샘플북 만 봤을 때는 몰랐는데 두세 가지 샘플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화이트 벽지를 선택한 뒤 옆에 두고 비교해보니 톤이 확연히 차이가 났다. 최종적으로 따뜻한 주백색 느낌의 화이트 색상이면서 페인트 도장 같은 질감을 갖고 있는 친환경 제품인 제일벽지를 골랐는데 볼 때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색감이다. 한 가지 더 팁이 있다면 걸레받이나 몰딩 샘플을 미리 준비해 색감이 어울리는지 함께 고르는 것이다. 나 역시 미리 걸레받이 샘플 조각을 챙겨두고 벽지를 고를 때 옆에 대보면서 이질감 없는 벽지를 고를 수 있었다.


나는 페인트 도장을 하지 않고 도배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페인트 도장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 대신 앞, 뒤 베란다 부분에 결로방지 페인트를 직접 칠해봤는데 결과는 형편없다. 사실 앞, 뒤 베란다를 제대로 도장 시공하려면 업체를 불러서 탄성코트 작업을 해야 하지만 베란다라는 것이 어차피 잘 보이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직접 시공해서 비용 절감하는 것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셀프시공으로 실눈 뜨고 봐야 괜찮아 보이는 정도지만 앞, 뒤 베란다 도장에 16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은 걸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내가 직접 해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페인트 도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베란다 같이 비거주 공간이 아닌 안방, 거실 같은 거주공간에는 무조건 전문 업체가 시공하는 것을 추천한다. 페인트 도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작업이 필요한데, 바로 퍼티로 페인트 도장할 부분의 면을 고르게 잡아 줘야 한다는 점이다.



무몰딩 도배를 위한 퍼티 시공



도배도 무 몰딩 도배 시공을 하기 위해서는 퍼티 작업이 필요한데 실크 도배 같은 경우엔 띄움 시공이라고 벽지가 벽에서 조금 떠있기 때문에 벽 면이 조금 고르지 않아도 쉽게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페인트 도장은 마감의 질감 위에 바로 페인트를 바르기 때문에 벽면이 고르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나서 하자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페인트 도장을 하기로 했다면 퍼티 작업에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퍼티 작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지 집 전체가 벽이 울퉁불퉁해서 상태가 좋지 않으면 목공 작업할 때 떡가베(별도의 목재 없이 석고보드를 기존 콘크리트에 붙이는 작업)나 기타 목공 작업을 추가로 해줘야 되는 경우도 생긴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콘크리트 마감은 좋지 못한 편이기 때문에 페인트 도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전체 목 작업을 통해 석고보드로 벽을 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페인트 도장이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목공 작업을 필수로 해야 되기 때문에 하이엔드급 인테리어라고도 불린다.


페인트 도장을 하면 원하는 색상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사전 목공 작업 시 추가적으로 무 몰딩, 히든 도어 등 까지 함께 시공할 수 있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가능하다. 오염되거나 훼손된 곳에 페인트를 덧칠할 수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 건물들은 내진 설계가 기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좌우 상하로 미세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내부 습도와 온도 변화로 인해 석고나 MD가 수축 팽창하면서 모서리, 천정 몰딩이 있는 부분이나 석고보드가 겹치는 부분에서 크랙이 발생할 수 있다. 도장을 하고 1 ~ 2년은 괜찮을 수 있지만 10년 이상 산다고 봤을 때 크랙으로 인한 유지보수는 고스란히 내 몫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크랙이나 이물질 때문에 유지보수를 하기 위해 덧칠을 한다고 해도 페인트 색상이 달라서 약간은 티가 난다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페인트 도장은 자연적으로 색이 바래지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한쪽 면을 전부 다 칠해야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페인트 도장의 고급스러움와 깔끔함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 페인트 도장도 많이 하는 추세다.  



따뜻한 화이트 도배지와 유럽미장 포인트 벽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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