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밝혀왔듯, 이제는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픔이 곧 깊은 우울로 나를 인도하지 않고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또한 그러하기에 깊고 길게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달랐다.
그런데 이번 우울감은 좀 길다. 그리고 다소 깊다. 다행인 것은 인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마음 덕분에 자칫 잊을 뻔한 내담자의 마음을 다시금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될 수 있다 느낀다는 것.
심리상담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 효과도 잘 아는 나 조차도 '어차피 살게 하려는 긍정의 말 뿐이겠지. 처절할 정도로 괴로운 내 상황과 마음을 이해하진 못 할 거야.'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아니 어찌 보면 사실이기도 하니까.
마음을 주면 떠날까, 아니 주지 않아서 떠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전전긍긍하는 고통도 부족한 것인지. 현실은 잔인하게도 사건들을 내게 끌고 온다. 이럴 때면 역시나 행복을 바란 건 사치라며 마음을 굳게 닫아 버리는 게 더는 상처받지 않는 게 아닐까 자꾸만 또 못난 생각이 든다.
그저 공허하게. 살고 싶은 게 아닌 살아내는 것처럼.
허나, 이런 마음을 눈치채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상처를 토해내고 다시 살기를 원하는 것이라는 걸 사실 난 안다.
상담은 쥐어짜 낸 힘으로라도 일하고 살아내게 할 테니, 그 힘으로 이 고통을 내가 꼭 행복으로 바꾸리라. 언젠가 또 한 번 울적한 마음에 이러한 글을 쓸지라도 오늘은 그러하리라. 내밀어 준 손이 허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