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장기 #17
늘 이야기하지만,
우울증 극복 후 나의 마음은 '이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가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무너지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이해와 치유, 성장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글을 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보단, 부정적인 생각은 내뱉고 나와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바꾸어 더 나은 무언가로 채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저 사람은 극복했으니까 저런 긍정적인 말만 하겠지.'가 아니라 '아, 저 사람도 여전히 힘들지만 또 저렇게 하는 거구나.'를 누군가가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 의미로 최근, 브런치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건강할 때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육에 주는 자극은 성장으로 이어지지만 온몸이 멍들어 있는 상태에서는 위로하겠다며 꼭 안아주는 사람의 행동조차도 그저 고통이기에, '하찮은 성취감'이라 부르는 그것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온 내가 최근 그 성취감들을 뛰어넘는 좌절감을 반복적으로 맛보며 동시에 겪어야 하는 상실감과 무력감은 더는 나를 성장시키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의외의 대상으로부터 마음이 움직여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1년 전 오늘은 2022.05.07.
사회공포증, 발표공포증을 진단받고 창업과정 면접을 준비하며 불안에 떨고 있었던 때다.
하지만 합격했고, 그 과정에서 발표공포증 극복을 위해 노력하며 쓴 글이 이후 다른 어떤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시작이 되었고 지금의 나는 강사가 되어 일도 하고 있다.
지금의 좌절감과 상실감, 그리고 그로 인한 무력감은 분명히 힘들다.
하지만 분명 1년 전 오늘보다 성장했고 지금은 그저 수많은 굴곡 중 하향곡선을 타는 시기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솔직히 얼마나 지속될지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흔들림은 과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