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의 동력인 수치심
여전히 불편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오랜만에 만난 수치심.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불쾌한 감정, 나를 무시하는 것 같은 상대에 대한 미움, 그렇게 오해하고 남을 미워하는 나에 대한 자괴감 정도로만 생각했던 수치심이라는 이름.
감정의 수용이 성장의 시작이고 이를 위해서는 감정을 세분화하고 제대로 직면해야 함을 이야기하는 미팅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아니 오히려 그런 자리였으니 초심을 떠올리라는 듯 수치심을 만났다.
"얼마나 비교되었을까?"
"얼마나 못 미더웠을까?"
"얼마나 실망하고 한심해 보였을까?"
이 정도라 다행이고 사실은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이상과 실제적인 나의 차이는 크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처음 마주한 수치심은 내게 무기력을 선물했다면, 이제 그것은 내게 잠시의 무력감과 성장동력이라는 것을 선물하는 듯하다.
수치스러울 만큼 잘하고 싶었고 그렇다는 것은 잘하기 위해 더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동시에 애쓰는 것은 다시금 나를 좌절시킬 것이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임을 알게 하는 듯하다.
여전히 불편한 그것이 또 어떻게 변하고 어떠한 것을 불러올 것인지.
성장 전 과거로 비교될 오늘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