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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말

인생의 책들이 아니라 인생의 문장들인 까닭

by 전승환


‘책 읽어주는 남자’로 살아온 지 벌써 7년이 됐습니다. “아름다운 글 속에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기를”이라는 채널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좋은 글을 통해 삭막한 일상에 조금이 나마 온기와 위로를 전하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의 격려와 사랑을 받아 오히려 제가 더 힘을 얻었습니다.


저는 그저 조금 내성적이고, 책 읽고 좋은 글 나누는 걸 좋아했던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책장을 펼치면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빠져들었고,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면 가슴 한편 이 뭉클해졌습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거기에는 한 사람의 인생과 그의 깊은 사유가 녹아 있을 테니까요. 저는 그 문장들을 나침반으로 삼아 인생의 방향을 찾았고,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위로를 얻고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 채널을 시작하게 된 목적도 이와 같습니다. 제가 느낀 감동을 나누고 싶었던 거죠. 그 시간들은 정말 환희와 경이의 연속이었습니다. 책과 문장을 매개로 남녀노소 정말 다양한 분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위로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으니까요. 마치 세상에 없던 특별한 공동체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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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가능했던 데에는 무엇보다 좋은 책, 좋은 문장을 남긴 훌륭한 작가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어떤 이는 슬픔과 외로움을, 또 다른 이는 기쁨과 환희를 글 안에 담아냈죠. 신기하게도 정말 좋은 글을 읽고 있으면, 마법의 주문을 외 우는 것처럼 글에 담긴 희로애락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모든 삶과 감정이 담긴 문장은, 단 몇 줄에 불과한 짧은 글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무한한 감 동을 주는 ‘인생의 문장’이 되는 거겠지요.


종종 한번 펼친 책을 끝까지 읽어야 독서를 했다고 생각하거나, 다독의 중요성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요. 저는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기 위해선 이런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 한 권의 책, 몇 페이지의 독서를 통해 ‘인생의 문장’을 발견했다면, 그 책을 끝까지 읽었는지, 그 외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따질 필요가 없으니까요. 바로 이런 이유로 저는 이 책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 를 때』에서도 ‘인생의 책들’이 아니라, ‘인생의 문장들’을 소개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저 혼자 힘으로 쓴 책이 아닙니다. 많은 영감을 주었던 수많은 작가와 그들의 영혼이 담긴 문장들, 무엇보다 그 문장에 함께 울고 웃어 주었던 독자들이 있었기에, 부족한 제가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준비하며 참 행복했습니다. 좋아하는 책들, 또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은 문장들을 다시 살펴보며 책이 가진 치유의 힘에 대해 새삼 되새기게 됐죠.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는 따스한 문장, 내 마음을 알아주는 문장을 만나 삶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책『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에 담긴 글입니다.


책 살펴보기


제가 공감하고 큰 위로를 받았던 인생의 문장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분이 공감해주신 문장들이기도 하죠. 부디 이 책이 당신의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고, 언제든지 편하게 기대 쉴 수 있는 쉼터가 되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처음 걸어가기에 헤맬 수밖에 없는 인생에서, 당신이 나아갈 길을 밝혀줄 작은 반딧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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