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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Oct 30. 2022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면 될 줄 알고.


https://m.joynews24.com/v/1245418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72050002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543167



 방송이나 언론에 알려진 일면 필리핀 아동 유기사건의 피해자를 맡고 나서......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아니,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했던 모든 곳에서 거절당하고, 결국 남은 것은 국민청원 뿐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사회적인 관심이 많은 문제이고, 마침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때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이 제일 컸다.
국민청원을 하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결국 언론 보도가 나가고, 방송 프로그램에도 나오게 되었다.

그 모든 버거운 일을 하였던 이유는 그저 하나, 우리 아이가 정신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길 바라서였다.
방송 후 한 시설에서 아이를 보호하겠다고 하여 너무도 기쁜 마음으로 보냈으나, 몇 개월 뒤 아이를 도저히 감당하기 못하여 결국 다시 병원으로 보내게 되었다.

아이 역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차라리 버려졌던 필리핀으로 돌아가겠다는 말도 여러 번 했다. 그때마다 아이를 달래면서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으면 곧 다른 시설로 갈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도 아이는 정신병원에 있다.
아이의 부모는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고, 아마 곧 형기가 종료될 것이다. 그 사이 아이에게 단 한 번도 연락을 해 온 적은 없다.
처음에는 좀 쉽게 생각했다. 여기가 아니라도 대한민국 전국 어딘가에 아이가 있을 곳이 있을 거라고. 너무 어릴 때부터 유기를 수차례 당해 결국 제대로 된 치료와 교육의 시기를 놓친 아이에게도 마땅히 누려야 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청원이라는 것을 하면 뭔가 마법처럼 우리 아이에 대한 일들이 해결될 줄 알았다. 각 단체에서 연락이 오고 유관기관에서 협력을 하고 등등등의 행복회로 돌리기.

물론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청원이 아니었으면 잠시나마 아이가 시설에서 지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집은 결국 지금껏 찾지 못했다.

우리 아이처럼 부모에게 버려져 사회가 길러야 하는 아이에게, 사회는 그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 것을 제공해줘야 한다.
그리고 집은 그중 가장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집을 찾는 일이 결국 국민청원까지 해야 되는 일이라면 그건 무언가 아주 아주 잘못된 것이다.
국민청원이 없어도, 언론보도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회의 행정과 복지 시스템 안에서 아이가 보호받을 수 있는 집을 찾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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