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 수습 회고 (2)
지난번 글에 이어서, 수습기간을 회고하고 제가 배운 것들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경험한 프로그램 리뷰(Program Review)를 중심으로, 개별 프로젝트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PM으로서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리뷰는 복합적인 프로젝트를 묶어 비즈니스 목표 달성 과정을 점검하는 절차입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진척 상황을 확인하며, 정해진 기간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논의합니다.
프로그램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결합한 ‘네이버 멤버십’을 예로, 프로그램·프로덕트·프로젝트의 차이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프로덕트 (Product):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니즈를 충족시키는 최종 결과물 그 자체입니다. ‘네이버 멤버십’이라는 서비스가 바로 프로덕트입니다.
프로젝트 (Project): 프로덕트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기간을 정해 진행하는 개별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멤버십 사용자에 대한 포인트 적립률 개선’이나 ‘티빙 무제한 이용권 연동’ 등이 프로젝트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Program): 여러 프로젝트를 묶어 관리하는 상위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멤버십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리텐션을 개선한다’는 중장기 목표는 단기 프로젝트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때 ‘네이버 멤버십 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제휴 OTT를 확장하거나 웹툰·웹소설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합적으로 관리합니다.
개별 프로젝트 관리는 각 프로젝트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지만, 여러 프로젝트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는 한계가 드러납니다. 각 팀이 열심히 달려도, 프로젝트 간의 의존성(Dependency)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일정 지연이나 리스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 관리가 필요합니다. 프로그램 관리는 여러 프로젝트를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여 조직의 전략적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개별 기능을 출시할 때와 달리, 여러 기능을 동시에 관리하는 프로그램 리뷰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초기에는 기본적인 부분을 많이 놓쳐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지만, 그 경험 덕분에 이제는 다른 동료들에게 조언을 줄 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항상 일기에 정리해 두었는데, 최근 동료에게 전달할 기회가 있어 정리했던 내용을 브런치에도 공유해봅니다.
프로그램 리뷰의 핵심은 단순히 개발된 기능의 개수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들이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즉, “여러 개의 기능을 런칭했다”가 아니라 “이를 통해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했다”가 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이지만 저 역시 처음 프로그램을 세팅할 때는 기능이 날짜에 맞춰 배포되는 것만 신경 쓰다 보니, 이 부분을 놓쳐서 최초 리뷰 때 피드백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는 팀원 모두가 현재 상황과 잠재적 위험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Jira와 같은 프로젝트 관리 도구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1. 의미 있는 마일스톤 설정
마일스톤은 단순한 배포일이 아닙니다. 가치(Value) 단위나 의미 있는 작업 단위로 설정해야 합니다. 각 프로젝트의 배포 일정만으로 관리하면 중간 진척률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작업 단위 중심의 마일스톤을 사용해야 합니다.
2-2. 마일스톤과 의존성 시각화
Jira 등 프로젝트 관리 툴에서 작업마다 시작일(Start Date)과 종료일(Due Date)을 설정하고, 타임라인 뷰(Timeline View)로 시각화하면 전체 진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 시각화와 비슷한 목적으로, 주요 실무자·이해관계자·리더십이 진척 상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또한, 특정 작업이 다른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표시하여, 한 작업의 지연이 전체 일정에 어떤 파트너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야 개별 프로젝트/작업에서 이슈가 생겼을 때, TPM이나 IC(Individual Contributor)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인지하고 해결을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갈 수 있습니다.
2-3. 헬스 체크(Health Check) 기준 명확화
보통 프로그램의 상태를 초록(Green), 노랑(Yellow), 빨강(Red)으로 구분합니다.
빨강(Red): 해결책이 불명확하거나 주요 마일스톤이 지연되어 프로그램 목표 달성이 불확실한 상황
노랑(Yellow): 잠재적 리스크가 있거나 일정/리소스에 일부 이슈가 발생했지만 해결 가능성 높음
Green(정상): 일정과 범위, 품질 목표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리스크가 없음
Yellow·Red 상태일 때는 반드시 PTG(Path To Green)—즉, 녹색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백엔드 리소스 부족으로 API 개발이 지연(Red)되고 있다면, 우선순위가 낮은 특정 과제를 Known Issue로 처리하고 배포 이후 처리한다, 또는 외부 리소스를 투입한다 등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헬스 체크 현황은 프로그램 리뷰 회의, Slack 채널, 또는 프로젝트 관리 툴에 주기적으로 공유하여 모든 이해관계자가 동일한 정보를 갖도록 합니다. 상태 변경 시에는 이유와 PTG를 반드시 업데이트해 책임과 실행 계획의 투명성을 확보합니다. 생각보다 이런 주기적인 보고/공유가 이후의 작업이나 소통을 상당히 수월하게 만들어줍니다.
프로젝트가 복잡해질수록 책임이 흐려지거나 완료 조건에 대한 오해가 쉽게 발생합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역할·기준·일정을 명확히 정의해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3-1. 수용 기준(Acceptance Criteria)과 확인 방식 명시
각 작업이 어떤 상태일 때 완료로 간주할지를 분명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배송시간 예측 서비스를 런칭한다고 가정하면, 예측 시간이 실제 배송 시간과 ±30분 범위 안에 들어올 때를 성공 기준으로 설정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수용 기준을 마련하면 팀원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공유합니다.
또한 작업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지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백엔드 개발 작업이라면, 단순히 “개발 완료”라고 적는 대신 “API 개발 완료 및 Swagger 문서 첨부”처럼 구체적인 산출물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진행 상황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해주며, 평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해석이나 오해를 줄여줍니다.
3-2. 명확한 오너(Owner) 지정
모든 작업에 대해 오너십(Ownership)을 명확하게 부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병목 현상이 발생했을 때 누구와 소통해야 하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으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발생하는 혼란을 방지합니다. 오너 지정은 담당 부서가 아니라 개별 담당자 수준까지 구체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3-3.현실적인 기한(Due Date) 설정
작업 기한을 프로젝트의 최종 마감일과 일치시키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는 '프로젝트 Due와 작업의 Due가 일치하는 경우, 일단 Risk로 판명나고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적절한 버퍼를 고려하여, 최대한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작업 규모(T-Size)와 기간을 산출해야 합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가치는 협업과 조율, 그리고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Product Manager는 제품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프로덕트를 위해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프로그램 단위의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러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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